어두운,
하지만 달빛이 하얗게 들어와 빛나는 방 안, 얇은 천 아래로 감춰진 그녀의 얇고 아찔한 곡선이 흔들렸다.
얇디얇은 그 천은 결국 서서히 원래의 자리를 잃으며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봉긋한 봉우리에 걸쳐졌다.

흰 시트 위,
그녀의 두 다리는 벌어지다가 망설이듯 잠깐 멈추더니, 이내 아주 침착하면서도 미세한 떨림을 보이며 천천히 은밀한 꽃을 내보였다.
그 은밀함 속, 붉은 꽃잎이 물기를 머금고 고요히 나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넓은 골반은 긴장과 떨림을 완전히 감추지 못하고, 가득 열려 그의 움직임을 받아들이기 위한 길을 만들었다.
그녀의 길을 따라 나비가 날아와 붉은 꽃잎에 앉았다. 잠시 숨을 고르던 나비는 심장 박동을 따라 아주 천천히 꽃잎 속으로 들어간다.

숨소리는 빠르지만 세상은 멈췄다.
물기를 머금고 닫혀있던 꽃잎은 느릿하게 들어오는 나비에 조금씩 열리다가, 결국 모두 열리며 끈적하게 젖어 찢어지는 속삭임을 내었다.
예상하지 못한 속삭임에, 그녀의 작은 두 손은 부끄러운 듯 그녀의 분홍빛 미소를 가리며 아주 작고 달구어진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
서서히 들어가던 나비는 이윽고 뿌리까지 닿았고, 길의 끝에서 은밀하고 달콤한 꽃향기를 마주하였다.
나비가 꽃향기를 맡음을 알았는지, 미소를 가린 그녀가 작게 떨려왔다.

그의 몸짓은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마치 물결이 발끝을 적시는 듯 가볍고 부드럽게 허리를 움직이며 다가왔다.
하지만 곧, 잔잔하던 파도는 거센 물살로 바뀌어 그녀의 몸을 휘감았고, 그녀의 새하얀 두 다리를 들어 올렸다.
거친 파도를 따라 살며시 깨문 그녀의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소리가 흘러나와 귓가를 적셨다.
봉우리도 격렬히 흔들리며,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던 얇은 천이 세상으로 흘러내렸다.
천이 흐르자, 숨이 머질 듯 젖어버린 그녀의 아찔한 곡선이 섬세한 굴곡을 따라 강렬히 그의 시선에 다가가 달빛 속 땀 냄새를 풍겼다.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밀려드는 뜨거운 파도는 더욱 거세게 깊어진다.
거센 파도는 그녀의 숨마저 얇게 끊기고, 이어지기를 반복시켰다.
몸이 맞부딪히며 터져 나오는 열기가 방 안을 거칠게 채우며, 서로의 거친 숨소리만이 들리는 정적만이 가득했다.
붉은 꽃잎을 탐닉하는 나비의 거친 날갯짓에 시트는 구겨지고, 파도에 휩쓸린 듯 그녀의 넓은 골반은 격렬히 떨리며 아주 높이 떠올랐다.

마지막 순간, 벼락처럼 몰아치는 떨림 속에서 두 사람은 위태롭게 흔들리는 절벽 끝에 매달린 듯, 달빛에 젖어 축축해진 서로의 몸을 오래도록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 사이, 봉긋한 가슴 끝 단단하게 솟은 그녀의 작은 열매가 두 사람을 더욱 끈적하게 이어주어 서로를 놓아주지 못했다.
붉은 꽃잎은 하얗게 물들었고, 나비는 붉게 젖었다.
격렬했던 달빛 속에 남겨진 건 흠뻑 젖은 공기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붉은 여운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