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생활지도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던 중
학생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올바른 지도를 위해 사회봉사를 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회봉사, 학교를 벗어나 남을 돕다 보면
적어도 본인이 원래 했던 잘못된 행동들에 대해서는 돌아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사회봉사를 어디로 보내는가, 어떤 사회봉사를 하는가 이야기를 하던 중
학부모와 함께하면 효과가 좋지 않겠는가,
학부모가 같이 실행하는 게 아니더라도,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기만 하더라도
그 교육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차로 데려다 줄 수 있는 먼 곳으로, 먼 지역으로 학생을 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다 문득 한 생각이 들었다.

학생은 아버지는 일하시느라 타지에 계시니, 어머니와 함께 산다.
만일 어머니가 차가 없다면
그 먼 거리를 데려다주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관리자 선생님께 혹시모를 걱정 요소에 대한 질문을 드리니

너무나 당연하다는 한 마디가 돌아온다.

"무슨 어머니가 차가 없겠냐고"

어떤 표정으로 이야기를 해야할지
잠깐 혼란스러웠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이혼한지 7년 동안
엄마와 함께 살면서 차라는 것을 한 번을 생각 못하고 살았었는데

한 누군가에게는 그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나보다


교육현장이라는 것은 가끔씩 너무 어렵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산 사람들을 만난다는게
그런 사람들과 공감하며 살아가야 하는 상황들이 종종 낯설게 느껴진다

당연한 집안에서 당연한 사람들은 당연한 차를 들고 다니는 듯하다.



25년에 나는 차를 샀다
4년간 대학생활 동안 모은 돈을 모두 부어 산 차로 엄마와 동생을 데리고 6년만에 도시로 밥을 먹으러 갔다.

최근 몇 년간은 외식은 생각도 못하고 살던 시간들이 겹쳐져
이제야, 내 삶이 성공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 순간들이
오랫동안 바래왔던 꿈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삶이었다는게

종종 잘 버텨나갔다 생각했던 우리 가족의 삶들을 무너져버렸던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