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중반부를 달려오고 있습니다. 이번편은 상당히 깁니다. 따라서 상당히 지루해

질수 있는 부분입니다.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재 편집만 하여서 올리는 글이다 보니

기존에 쓰던 글은 17편까지 인데 공게에서는 11편밖에 안됩니다. 즉 한편한편이 상당

히 길게 놓여진 배치 입니다.

11화를 보시면서 지루해질것인지 더 기대가 될것인지 확인해 주십시오.

스크롤의 압박을 못이기시면 앞으로 남은 15편정도의 다크섀도우를 봐도 내용이 이해가

안될정도로 중요한곳입니다.

즐감들 하세요..

그럼


Dark Shadow –11-




기분좋게 술을 마신 김반장은 경숙의 집을 나왔다.밖에는 어느새 눈이 한움쿰 쌓여 있었고 저벅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경숙을 다시 한번 생각하였다.너무 마음이 착하고 여린그녀.어느새 김반장의 마음에 그녀가 들어온것일까? 차에 앉아서 히터를 돌리자 오래되었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툴툴거리면서 먼지섞인 찬바람이 김반장의 얼굴을 어루 만져주었다.이냄새.어느새 자신의 형사생활15년을 같이 뒹굴러 다닌 차에서 풍기는 고유의 냄새마저도 그에게 지난 15년을 돌이키게 하고 있었다.벌써 형사 생활을 시작한지 15년.살인사건만 전담으로 맡은것이 10년.다른 사람같으면 꿈에 나올까봐 무서워서 빠져 나가고 싶어하는 이일을 좋아서 시작하였고 살인범을 잡는다는것을 자신의 인생을 다 바쳐서라도 잡아내야지만 행복해 하던 그였다.대리만족이랄까? 그리고 한달동안 일어난 사건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았다.과연 김민정이라는 여자가 살인을 저질러야 했을만큼 자신의 일에 대한 집착이 강한것일까? 김민정이라는 여자의 정신분석을 맡은 김경호박사는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일에 대한 애착이 강했고 그녀가 취재하고 다니면서 본 시체들을 통하여 일종의 쾌감을 느낀것으로 보입니다.살인현장을 보는것에 만족하지 못한 그녀는 직접 자신이 살인에 동참하기로 결정하고는 하나의 모태를 잡아서 살인을 저지른것 같습니다.바로 부활이라는 주제를 두고 살인을 저지른것이지요.]

김반장은 김박사가 떠든 얘기를 다시한번 곰곰히 짚어 보았다.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그녀가 죽인 사람들은 남자,여자,나이,지역,아무런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가 않았다.그리고 중요한것은 그녀의 지문이 발견된것은 5건의 살인이 저질러 지고 난후 부터였다.김반장은 낡은 자신의 차에 달린 휴즈라이터를 달군뒤 쓰디쓴 팔팔 골드를 한가치 꺼내어 물었다.언제 부터인가 일반 담배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고 보통사람들은 피우지도 못하는 골드를 입에 물고 다녔었다.몇잔의 와인으로 발그스레 상기된 반장의 얼굴에서 희뿌연 연기가 차의 앞유리에 부딪혀서 다시 반장에게로 돌아왔다.담배연기가 차안을 가득 메워져서 앞도 제대로 안보이자 창문을 살며시 열었다.일순간에 담배연기가 모조리 다 빠져 나가는 것을 반장은 바라다 보았다.

"너무 이상해! 이렇게 순조롭게 해결된것이 더 이상해!"

추측,상상,추리,경력,자신이 지니고 있다는 능력을 총동원해도 이상하다는 느낌 밖에 오지를 않았다.그동안 일어난일을 모조리 적어둔 수첩을 양복 포켓에서 꺼내어서 첫장부터 유심히 살펴보았다.

"범인은 잡혔다.그러나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너무많어."

반장은 풀리지 않은 부분을 상세히 다시 정리 하였다.

******************

[최초 발생은 김현희 라는 여자부터 출발된다.그녀가 죽은뒤 20일뒤에 사람들이 하나둘 죽기 시작하여 8일 이라는 시간동안 10명이라는 경이적인 숫자의 시체들이 서울 바닥을 뒹굴렀다.그리고 김현희라는 여자가 죽은뒤 정확히 28일째 되는 날 살인범은 붙잡혔다.

풀리지 않은 일들.

1.사라진 장기[용의자 김민정의 집을 모조리 뒤져 보았지만 나타나지를 않았다.]

2.피해자 김현희에게서 신경숙에게 날아온 의문의 메일[몇번을 들어보았지만 이상한점은 발견되지를 않음.단지 악마얘기를 서술한것이 마음에 걸림]

3.동봉되어진 인공생명체 프로그램[피해자 이동민의 주택에서 8일전에 작동시킨것으로 보임.아직 확인하지 못함.]

4.사지 절단[과연 여자의 힘으로 사람의 팔과 다리를 잡아 뜯어버리는것이 가능한가.공범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유서에 따르면 단독범행임을 밝히고 있음]

5.사탄숭배.[사라진 장기를 이용하여 어떤 주술을 행할것으로 보여졌으나 이역시 확인 불가.]

6.용의자 자살[김민정이 자신의 자택에서 자살한채로 발견.그러나 의문투성이임.]

7.5건의 살인 현장이 깨끗한 완전범죄를 추구 했다고 하면 최근 벌어진 6건의 살인은 의도적으로 자신을 나타내려고 한것으로 보임.[연속 살인으로 불안해진 마음에 헛점이 발생한것으로 보이나 역시 의문.

8.살해동기가 미비함[제물을 구하기 위해서 그럴수도 있으나 역시 조사부족]...]

******************

대충 8가지의 큰 의문이 남아있는채 사건은 종결되어지려고 하고 있었다.상부에선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하여 아직 확실치도 않은 김민정을 연쇄 살인범으로 몰아 붙여서 내일이면 이미 자살하고 이곳에 없는 김민정의 형이 집행되어진다.상부의 압력으로 단 하루만에 판결이 내려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내일이면 발생되는것이다.여론의 힘을 두려워한 정부의 단호한 조치이기도 했다.

"미친놈들.죽은사람한테 형을 내리면 어쩌라는건지...."

사형이 분명할것이다.그러나 이미 그녀는 죽고 없는데 사형을 당한다고 한들 무슨 일이 달라지겠는가.하지만 그는 다른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상부에서 마무리 지으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기로 마음을 다져 먹었다.8가지의 의문을 해결해야지만 편안히 세상을 살아갈수 있고 또 죽은사람들에게도 안식을 줄것 같은 의무감 때문이기도 하였다.

"좋았어."

담배꽁초를 차창 밖으로 던져 버렸다.그리고 차문을 뛰쳐 나가서 경숙의 집으로 다가가서 문을 마구 두들겼다.

"경숙씨! 경숙씨!"

한참이 되자 경숙은 문을 열고 나왔다.

"바..반장님...아직도 안간거에요?"

"네! 저랑 가실데가 있어요.이동민이란 친구의 집에요."

"거기는 왜요?"

"이 사건을 끝내 버리려고요.이대로 지나쳐버리기엔 놓쳐버린것이 너무 많은것 같아서."

반장은 씩 웃으면서 경숙의 손을 잡아 끌었다.경숙의 집에와서도 술을 마시면서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침울해 보이던 반장을 바라보던 경숙의 눈에 그가 활기를 찾은것이 보였고 경숙은 흥쾌히 승낙하였다.그것은 경숙도 바라던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잠시만요.코트를 입고 나올께요."

방으로 들어가서 재빨리 코트를 잡아채온 경숙은 반장을 따라서 차에 올라탔다.

"반장님."

"예.말씀하세요."

"고마워서요.저도 사실 이렇게 끝난것이 이상한점이 많았거든요."

"네! 일단 크게 자리잡고 있는 의문점부터 하나하나 풀어가자고요.지금은 제일 가까운데 위치한 의문점이 있는곳으로 출발하는거에요.하하하"

반장의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그리고 경숙의 기분역시 무척이나 좋았다.이대로 끝나버릴 일을 다시 꺼내준 김반장이 고마워서였고 또 김반장이 사건해결을 위해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다는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경숙씨."

"반장님!"

동시에 서로를 불렀다.그리고 다시 서로를 보고는 한번 웃었고 경숙이 먼저 입을 열었다.

"동민의 집에 도착하기 전에 이건 꼭 말해야 할것 같아서요."

"어떤것을?"

"프로그램 있지요...동민의 집에 있다던...."

"인공생명체인가 하는 그거 말이죠? 지금 그걸 보러 가는 중이잖아요."

"그게.....좀 이상한것 같아서요."

"계속 해보세요."

"점점 성장하던것이 무엇을 그려대고 있더군요.그리고 그 완성되어있는 그림은 바로 악마의 별 모양이었어요."

"악마의 별이면....텔레비젼에 마녀들이 나오면 등장하는 6개의 뿔을 가진 별말이죠."

"네! 바로 그거에요.그런데 그걸 바라보고 있으면 화면에서 눈을 뗄수가 없다는거에요."

"호오~ 친구도 악마나 사탄을 믿고 있던 사람인가요? 메일에서 나오던 소리에도 악마 어쩌고 그러던데."

"그게 이상해서....왜 현희가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었을까요? 현희가 보내준 메일에 이런소리가 있더군요.꿈에서 시키는대로 만들어가고 있다고.그게 과연 이것이었을까요?"

"그럴수도.저도 여러번 들어 보았지만 이상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더군요.어떻게 몇일만에 배가 불러온다는것인지.그리고 그녀가 어떤집에 들어가서 무엇을 보았다는거에요......맙소사! 왜 그생각을 못했지?"

반장의 머리에 무언가가 떠오르고 있었다.메일의 내용이 엄청 중요한 단서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다만 현희라는 여자는 피해자라는 생각에 그저 몇번 듣고 던져버린 테이프.김반장은 차를 급히 세웠다.그리고 차의 뒷좌석으로 손을 뻗어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손에 들려진 테잎 하나, 그 테잎을 카스테레오에 집어 넣었다.

"~~~~~~~~~~~~~메일 내용~~~~~~~~~~~~2편 참조하세요"

몇번을 듣고 또 듣는 김반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박진영 박사가 얘기 했던 부활론.그리고 사라진 장기들.메일속에 등장하는 악마.모든것이 맞아 떨어져 갔다.

"반장님 대체 뭐길래?"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하지만 엄청 중요한것은 틀림이 없어요."

뭔가 느낌이 오고 있었다.그러나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는것이 현실이었다.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것인지! 이미 죽어버린 김현희라는 여자가 남긴 메일의 내용이 후일에 일어난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그리고 김민정이라는 여자의 살인행각.전혀 맞아 떨어지지 않는 이 일들이 김반장의 머리속에서는 거미줄만한 엷은 끈으로 연결되어져 끊어지지를 않고 있었다.









유형사는 서류를 정리를 하고 있었다.내일이면 김민정기자의 공판날이기 때문에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체 반장님은 어디로 간거야? 제길...이많은 일들을 정리하게 만들다니....자기는 일을 벌리기만 하고 항상 내가 뒤치닥거리나 해야하고...."

일에 치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유형사의 책상위는 서류로 인해 쓰레기통을 연상시킬 정도로 어질러져 있었다.그 뒤섞인 서류를 하나하나 분류하고 워드로 새로 정리하는 일은 정말 유형사 처럼 덜렁대는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그러나 말단 형사가 반장을 찾아서 일좀 도와 달라고 할 형편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혼자하자니 열불이 터지는 심정이기에 속으로 욕만 하는것이 유형사가 할수 있는 전부였다.

거의 두시간을 서류와 컴퓨터에 매달린 결과 내일 공판에 제출해야 될 서류는 대충 정리가 되었다.담배를 한개피 물고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연기가 공기중에 흩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유형사의 눈에 무엇인가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저....저건.....바....반장님 어디가셨지?"

유형사는 전화기를 붙잡고서 번호를 허둥지둥 눌러대었다.그러나 전원이 꺼졌다는 소리를 듣고서 바삐 어딘가로 나가버렸다.








"경숙씨! 미이라에 대해서 아신다고 했지요."

한참을 생각하느라고 운전만 하고 있던 김반장이 거의 10분만에 처음 꺼낸 말이었다.

"네! 조금....어렸을때부터 관심이 많았었고 대학에 가서도 논문을 쓸까도 생각했다가 포기할정도에요.어지간한것은 다 아는데..."

"그럼 미이라에 대한 얘기좀 해주실래요?"

"미이라는 갑자기 왜 그러시는데요?"

"사건의 흐름이 이상한 쪽으로 흘렀었어요.장기들의 분실,피,등등 주술과 관련있는 부분들이 많이 사라져 버렸어요.그리고 담당 검시관님이 아마도 미이라의 부활에 대한 살인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셨거든요.그런데 전 아는것이 없어서..."

"사인은 질식사라면서요."

"네! 목속에 이상한 비늘이 들어가서 그것이 기도를 막아버려서 질식사 한것으로 보인데요.사체를 훼손한것은 질식시킨 후에 바로 실시 한것으로 보인답니다."

"비늘요?"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무엇인지는 곧 밝혀 지겠지요.그래도 일단 미이라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요.이동민의 집에 도착하기 전에."

"그럼 간단히 설명할께요.이집트인들은 언젠가는 자신들의 세계가 사라진다고 믿었어요.그래서 주술의 힘을 얻어서 후일을 도모한것으로 보여지고 있어요."

"부활이라는 전제를 두었다는것이군요."

"그렇지요.제조 공법은 의외로 간단해요.시신의 뇌,허파,간,등등 인체의 장기들을 꺼내어서 잘말린후 카노푸스의 단지라는곳에 넣어둔답니다.그런데 심장은 시신에 그대로 남겨두는데 이것은 사후세계에서 심장의 무게를 달수 있도록 함이라고 하더군요."

"심장을 남겨둔다고요?"

"의미는 사람이 죽게 되면 심장에 그사람의 공적이 모두 기록되어있는데 이것이 없으면 죽은후에 사후세계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지 못한다는군요.그리고 행적이 올바르지 못한사람은 시신을 먹어치우는 이라는 이름을 지닌 여신이 심장을 먹어버려서 새생명을 역시 얻지 못한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흥미롭군요."

"그리고 신체와 모든 장기들은 나트론[소다석]이라는 결정으로 채워지고 그위에 톱밥,나뭇잎같은 건조한 것을 넣어서 썩지 않게 만든후 아마포라는것으로 감싼뒤 시신을 관속에 넣게 되는데 이때도 돈이 많은 사람은 호화롭게 하지만 돈이 없으면 그저 자그만한 관이라도 만족해야 한답니다."

"잠깐! 그럼 미이라라는것은 왕만이 행할수 있는 특권이 아니었다는 말인가요?"

"물론이지요.우리나라의 봉분을 세우는 관습처럼 그사람들의 오래된 관습이랍니다."

차는 어느덧 동민의 집 앞까지 와 있었다.그러나 김반장은 끝까지 듣고 싶어서 내리지를 않고 경숙을 더욱 재촉하였다.

"민간층에서도 행한것이라면 미이라의 수는 엄청나게 많을 것인데."

"물론이지요.현재 한지역에서 최고로 많이 발견된곳은 140구의 미이라가 나온적도 있어요."

"그...그럼 그들이 모두 살아날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경숙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반장님.사람을 말린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다시 살아날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물론 형체는 그대로 이겠지만 영혼은..."

"투탕카멘의 묘에서 나온 책에서는 왕을 다시 살리기 위해 주술법을 적어놓은것으로 보이던데요."

"그거야 그저.....그리고 저는 그런쪽으로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요.수천년을 썩지 않고 유지되어온 시체가 신기해서 공부를 한것 뿐이지..."

경숙에게 더이상 알아낼것이 없다고 반장은 생각하였다.경숙에게 듣고 싶던것은 미이라의 제조 공정이 아니라 부활에 필요한 의식이나 소품들이었다.

"충분히 알아들었습니다.이제 들어가 볼까요? 동민군이 과연 무엇을 남겼는지?"

"경찰이 다 수색을 하지 않았나요?"

"물론 다했지만 직감이라는것이 있지요.수색을 하는것은 지문과 증거위주의 수색이기 때문에 그렇게 샅샅히 뒤지지는 않아요."

경숙은 동민의 문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꿈이 자꾸만 생각이 나는것이다.그러나 반장이 한번 경숙에게 눈짓을 하더니 혼자 들어가 버렸고 경숙도 용기를 내어서 방으로 들어갔다.반장이 어느새 스위치를 찾았는지 방의 불이 환히 켜져 있었다.원룸의 방이라서 그런지 한눈에 동민이 어떻게 죽었는지가 환하게 나타나고 있었다.방바닥과 벽면에 튀어 굳어있는 핏자국,그리고 아마 내장같은 것이 떨어져 있는지 멀건 빛을 내고 있는 끈적한 액체가 굳어있고 비릿하고 쾌쾌한 냄새가 방안 가득 고여 있는것이 이곳이 바로 시체가 있었다고 말해줄 필요도 없이 눈과 촉감과 후각으로 충분히 전해지고 있었다.

"반장님은 다른거 있나 찾아 보세요.전 컴퓨터좀 확인해 볼께요.그 놈이 어떻게 자라 있는지."

"그럴께요.전 컴에만 다가가면 두드러기가 나서."

경숙은 컴퓨터를 켰다.부팅을 위하여 기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윈도우즈의 최초 화면인 바탕화면이 나왔다.수십개의 아이콘이 바탕화면을 메웠고 경숙은 자신의 컴퓨터가 하듯이 자동으로 실행되어지는 그 정체모를 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놈이 나타나지를 않는것이다.경숙은 바탕화면을 자세히 보았다.그곳에는 어디서 많이본 아이콘그림이 하나 있었다.아이콘의 이름도 역시...

"반장님...이리와 보세요...뭘 찾은것 같아요."

"저도 하나 찾았군요.우리 같이 공개 할까요?"

반장은 소파 밑에 쳐박혀져 있던 작은 녹음기를 꺼내 왔다.그리고 경숙에게 다가 왔고 경숙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아이콘을 읽었다.

"다크 섀도우? 이게 뭐에요?"

"이거 저번에 현희집에서도 본거에요."

"뭐라고요?"

반장은 소리를 지르면서 경숙을 바라보았고 경숙도 놀라는 반장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결과를 알기 위하여 바로 마우스를 두번 클릭 하였다.

[딸깍 딸깍]

마우스를 클릭하자 화면이 깜빡였고 이어져 나오는것은 귀가 찢어질듯한 소음이 스피커에서 울려대고 있었다.경숙은 귀를 막고 바닥을 굴렀고 반장은 스피커가 연결되어 있는 전선을 컴퓨터에서 뜯어 내고 있었다.그러나 반장역시 바닥에 쓰러질수 밖에 없었다.스피커가 본체와 연결되어 있는 전선을 다 뜯어 내었는데도 웅웅거리는 소리는 계속 고막을 자극하였고 고막이 터져버릴것만 같았다.반장은 너무 오래 소리에 노출이 되었는지 정신을 잃어 버렸고 경숙은 바닥을 기어서 컴의 본채로 다가가서 스위치를 눌러버렸다.그러자 웅웅거리는 소리는 더이상들리지가 않았다.경숙은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반장님! 경숙씨!"

유형사는 경숙의 집으로 왔다.자신이 알아낸것을 빨리 알려줘야 할것 같아서 직접 반장을 찾으러 온것이었다.그러나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없었고 유형사는 집의 계단앞에 쪼그리고 앉았다.요즘들어 담배만 늘고 있는게 현실이었다.그래도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서 물고는 성냥불을 붙였다.

"후~~~미친 개새끼! 겨우 네가 할짓이 그거였냐? 그걸 만들기 위해서. 미친 "

아무도 없는 경숙의 집앞에서 도로를 바라보면서 중얼거리는 유형사....뭔가 굉장히 기분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담배를 필터까지 빨아 당기고는 꽁초를 인도 아래에 있는 하수구로 밀어넣었다.

"반장님은 대체 어딜간거지?제길 개똥도 약에 쓸려니 없다더니...."

투덜투덜대면서 유형사는 경숙의 집을 벗어나서 낮선 인도를 걸어가고 있었다.다시 서[경찰서]로 돌아가서 반장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경숙씨! 경숙씨"

"으음"

반장은 경숙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정신 차려봐요."

"네......이제 괜찮은것 같아요....그런데...."

"저주파를 녹음시켜 놓았나봐요.가청범위를 벗어난 소리여서 고통스럽게 들린것 같네요."

"왜 저런걸......반장님은 괜찮으세요?"

"네! 소리때문에 기절할줄이야! 경찰 망신이네요.....다시는 듣기 싫은 소리지만 경숙씨! 아까 그것좀 복사해줄수 있어요?"

"그 프로그램을요?"

"네! 조사좀 해봐야 할것 같네요.현희씨 집에서도 본것이라면서요?"

"네! 아이콘만..........내용은 완전히 틀린것 같아요."

"예? 내용이 틀리다고요?"

"현희집에서 본것은 그래픽이었어요.이런 소음이 아니었고 그때도 소음이 들렸지만 이런건 아니었어요.왠지 기분 나쁘고 끈적한 느낌의 소리가 들려왔었는데."

경숙은 말을 하면서 컴퓨터를 켜고 있었다.그리고 그녀가 말을 끝냈을때 바탕화면이 펼쳐지고 있었고 그녀는 마우스 포인터를 옮겨서 아이콘을 찾고 있었다.

"맙소사!"

"뭐에요?"

"여기 보세요.없어요!"

"없다니요?"

"지워졌어요."

"누가요? "

경숙은 의자를 돌려 반장을 쳐다 보았다.그리고 말했다.

"현희 집에서도 이랬어요.현희집에서도 그래픽을 보고 무서워서 꺼버렸는데 다시 켜보니 그 프로그램이 없어졌더군요.그리고 여기서도 그렇고요."

"말이 안돼는것 같군요.제가 알기론 컴을 꺼놓는다고 어떤 프로그램이 일시에 지워지지는 않는걸로 아는데.......그것도 특정프로그램만 지워지다니 말이돼요?"

"말이 안돼죠...그러나 전 이걸 두번이나 봤어요."

"잠깐! 짚어보고 넘어가죠..현희씨와 동민씨는 같은놈에게 죽었고 둘의 컴퓨터에는 현희씨가 만든 이상한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다는 거죠.....그리고 그 프로그램은 경숙씨 말대로 성장해서 괴상한 저주파를 쏘아대는 프로그램이 되었다는건가요? "

"비슷한것 같네요."

"현희씨 집에는 그래픽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가 사라져 버렸고 여기 동민씨 집엔는 저주파를 쏘는 프로그램이 있다가 사라지고......그리고 이상한것은 또 있네요."

"뭐지요?"

"제가 아까 쓰러지기 직전에 스피커를 뽑았거든요.여기보세요."

반장의 손에는 스피커에 있는 전선이 절단나버린 두개의 작은 컴퓨터 스피커가 있었고 경숙의 눈에 대고 흔들어대고 있었다.

"그런데요?..."

"그 저주파는 이 스피커를 통해 나왔고 그래서 소리가 나지 않게 하려고 제가 스피커를 뜯어 버렸지요.그런데 전선이 뜯겨져 버린 스피커에서 계속해서 소리가 나왔고 그결과 제가 기절해버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 났다는 겁니다."

"그...럼...연결이 안되어 있는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왔다는건가요?"

"한마디로 하면 그렇다는거고 두마디로 하면 말도 안돼는 일이 여기서 일어났다는겁니다."

"대체.....우욱"

경숙이 속이 메스꺼운지 헛구역질을 해대고 있었다.반장은 피비린내가 나는 방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다고 생각을 하고는 경숙을 부축해서 집을 빠져 나와 자신의 차가 있는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휴~ 이제 괜찮아요...반장님 아까 반장님이 주웠다는것은?"

"이거요?"

호주머니에서 작은 미니 카세트를 꺼내어서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어버리고는 자신의 차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경숙도 조수석의 문을 열고 앉았고 잠시 둘은 무슨생각을 하는지 아무말도 없이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경숙씨!"

둘이 동시에 말하자 어색한지 웃음을 지으면서 반장은 경숙에게 먼저 말을 하라고 하였다.

"혹시...이건 제 생각인데요..다른 피해자들 집에도 저런게 있는게 아닐까요?"

"역시 경숙씨 입니다.저랑 같이 오래 다니다 보니 어느덧...하하하......저도 방금 그생각을 했거든요.오늘 하룻동안 다른데 다 다닐라면 시간이 꽤 걸릴껀데 경숙씨 괜찮으시겠어요?"

"저야 좋지요.그런데 테잎을 들어보시지 않고서...."

"아! 이거요!"

또다시 어색한 웃음..반장의 머릿속에는 온통 아까보았던 컴퓨터 안에 있던 이상한 아이콘에 대한 생각밖에 나지를 않고 있었다.분명 다른곳에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만 하다보니 테잎은 까먹어 버리고 있었고 그걸 경숙이 말해주자 약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게 보이고 있었다.
반장은 테잎을 카셋트에서 꺼내어 차안의 카스테레오에 밀어넣었다.

[툭탁 너는 장미보다 아름답진 않지만 그보다 더 진한 향기가~~~]

꽤 오래된 노랫가사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둘은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면서 그곳에서 동민이 무언가를 녹음해 두었기를 바래고 있었다.

[음음~]

노래가 멈추고 약간 어색한 듯한 말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누군지 아시겠어요?"

"네! 동민이에요."

[지금 나의 컴에는 작은 생명체가 자라나고 있다.이것의 이름을 아담이라고 지었다.작은 씨앗의 형태로 출발된 이 생명체는~~~~~~~]

계속 나오는 말들.동민은 계속 관찰을 하면서 녹음을 짧게 짧게 해대고 있었지만 그의 멘트는 정확하여서 짧게 설명되어진 말을 듣는것 만으로 연상이 되어지고 있었다.

[드디어 그저 움직이면서 성장하기만 하던 아담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그림이 완성되었다.아담이 그림을 그려놓은것은 별이었다.뿔이 여섯개 달린별.대체 무엇을 그린것일까?.......서적을 찾아보았다.놈이 그린것은 악마의 별이라 불리는 문양이었다.악마를 상징하는 그림.아담은 무엇을 위해 이것을 그렸을까?.........별을 다 그린후 움직이지 않던 아담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또다시 아담이 움직이기를 멈추었다.녀석은 그 별의 중앙에서 움직이지를 않는다.벌써 하루가 지나도록 움직이지도 성장하지도 않고 있다..........아담에게 다가가고 있다.아담이 나를 부르고 있는것 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네! 주인님!.........알겠습니다............허걱....................헉.............수...수...숨을........털썩.......스스스스.....띠따따띠띠......탈칵.......헉....헉....경..숙..아...놈...을...알...아....혀...히....야....악~.. 타탁..............투툭.......케~엑....철퍽...지이익....지이익....쨍그랑....뚜벅.뚜벅.뚜벅.뚜벅.부시럭 부시럭.뚜벅..두두둑...한방울도 흘리지마라!]

아쉽게도 테잎은 거기서 끝나고 있었다.반장과 경숙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끼기긱]

달리던 차를 급정거 시켰고 테잎을 다시 돌려듣기 시작하였다.

[한방울도 흘리지마라]

몇번을 다시 돌렸다 들었다를 반복을 하였고 카스테레오로 계속 올라가던 손을 멈추는 반장

"분명 여자소리같긴한데.....남자소리같기도 하고...분명 누구에게 말하는것 같지요?"

"저 목소리 어디선가 들어본것 같아요.그러나 김민정기자의 목소리는 아니에요.그녀는 맑고 청아한 예쁜 목소리를 가졌어요.저렇게 중성적인 소리는 아니었다고요."

반장은 다시 테잎을 다시 돌렸다.여자목소리와 남자목소리가 절묘히 혼합되어있어서 이상한 느낌이 오고 있었다.

"제길! 역시 그여자 혼자가 아니였어!"

"공범이 있는것 같군요.김민정기자의 배후에 누군가가 더있는것 같군요."

"흘리지 마라 라는 투는 누구에게 명령을 내릴때 쓰는 말이에요.그리고 방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보면 창문을 깨고 누군가가 들어왔어요.한명만이.그리고 말을 한사람은 어감이 상당히 먼것으로 봐서 창문바깥에서 지켜보면서 누군가에게 지시를 하는것 같고...."

"이해가 안되네요.분명 동민이는 방에 혼자 있었는것 같은데 어떻게?"

"혼자였어요.분명.그러나 혼자가 아니었어요!"

반장이 애매모호한 말을 하고 있었다.경숙은 이상한 눈으로 반장을 쳐다보았고 반장은 테잎을 다시 돌려서 들려주면서 설명해주고 있었다.

"제 추리가 맞다면 장난이 아니군요.제길! "

"빨리요!"

경숙이 독촉을 해대자 반장은 뜸을 들이더니 생각을 정리하는듯 하다가 경숙에게 말을 해주었다.

"여기 자세히 들어봐요.동민씨는 아담을 관찰하고 있었어요.그러나 잠깐동안 말이 없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가 녹음을 중지 했다가 다시 켰는지 아니면 말을 하다가 중간에 쉬었는지 명확하지가 않아서 정확할것 같지 않지만 만약 여기서 부터 계속 이어져 나간것이라면 제 추측이 맞다고 생각해요."

[아담에게 다가가고 있다.아담이 날 부르고 있는것 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네! 주인님!....~]

테잎을 멈추고 경숙을 빤히 쳐다보던 반장은 말문을 열었다.

"이부분이에요. 들려오고 있다..........네! 주인님!까지 이 사이가 녹음을 끝냈다가 다시 녹음을 한것인지 아니면 계속 연결되어 나가는 것인지를 모르겠군요."

"연결된다는 가정에서 말씀해보세요."

"아마 동민은 누구에게 강한 최면을 걸린것 같애요.그리고 그 사람은 자신을 주인이라 부르게 하였고 가까이 오게 하였겠지요.그리고 가까이 다가오자 동민씨를 죽여버린것이지요."

"죽인다면."

"소리를 들어보세요.숨이 막히다는 표현인것 같지요.아마 목을 조르거나 아니면 ........이건 아닌것 같애요."

"뭔데요?"

"목에 누군가가 비늘을 넣어서 숨을 못쉬게 한다는것은 말이 안되는것 같아서.......아무래도 목을 조른후에 목에 넣은것이겠지요."

"목을 무엇으로 조르게한 흔적이 남아 있었나요?"

반장은 곰곰히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그러나 검시보고서에서도 또 자신도 그런것을 본적이 없었다.결국 숨이 막히다고 표현한 동민은 목에 무엇인가가 들어가서 기도를 막아서 숨을 못쉬게 하였던지 아니면.........답이 없었다.

"없는것 같군요.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비늘은 됐고 뒷부분을 설명해주세요."

"숨을 못쉬던 그는 바닥에 쓰러졌고 희미해져가는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전화기를 들었겠지요.버튼을 누르는 소리와 경숙씨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소리로 짐작을 할수 있지요. 전화를 받고 저에게 전화를 거신건가요?"

경숙은 마치 동민이 죽던날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는것 같았다.고통받으면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고 있던 동민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고 있었고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반장은 말을 멈추고 손수건을 꺼내어 경숙에게 내밀었다.

"고마워요! 그때 저는 없었어요.자동응답기에 녹음되어 있는것을 듣고 반장님께 전화드린거에요. 흑흑"

"계속 할까요?"

경숙은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떡였고 반장은 계속 말하였다.

"그는 아마 위험을 알리려고 전화를 건것일꺼에요. 그 위험이 무엇인지는 잘 전달이 안되었지만 위험을 벗어나라고 경숙씨에게 죽음의 순간에 전화를 걸은것으로 보여요."

"위험이라면?"

"글쎄요! 아마도 그는 뭔가를 알아냈을수도.......그 누군가를 본것이겠지요."

반장은 말을 멈추고 경숙의 눈치를 살피고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동민은 질식해서 죽고 만거죠.그가 죽은후 기다렸다는듯이 시체해부가인 김민정기자가 창문을 깨고 들어온것이고 이어서 동민의 사지를 잡아 뜯어버린거죠.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던 또다른 인물이 창문 밖에서 아니면 방안에서건 그녀에게 피를 낭비하지 말라는 소리를 한것이고 테잎은 여기서 끝나버리는군요."

"그럼 어떻게 되는건가요?"

반장은 주머니에서 팔팔골드담배갑을 꺼내어 한개피를 물고는 차창밖으로 담배연기를 뿜어내었다.

"휴~ 바로 말하면 범인은 최소 3명이라는것이죠."

"3명요?"

"최초 방안에 있던 사람하나 그리고 동민이 죽은후 창을깨고 들어온 사람하나......그런데 창을 깨고 들어온 사람이 김민정기자라는 증거는 전혀 없어요.그녀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는것도 아니고.........그리고 창밖에 있는 여자 하나.......이렇게 3명이라는 추측이 나오는군요."

반장은 다시 담배를 길게 들여마시었다.그리고 독한 담배연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폐속에 가두어 놓고 2~3초를 버티고 있었다.

"휴우~~중요한것은 살인범이 김민정기자 혼자가 아니라는겁니다."

사건은 더욱 복잡해져만 가는듯 보였다.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잡히지 않은채 약간씩 접근해 간다는것으로 만족해하는 김반장은 초조한 눈초리로 손목 시계를 쳐다 보았다.

[1999년 12월 29일 저녁 5시 35분]

멀리 빌딩너머로 붉게 황혼이 지고 있었고 김반장은 머리가 더욱 아파옴을 느끼면서 다음 증거가 있을것으로 보이는곳으로 차를 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