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
정확한때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아마도 고등학교에 올라가기전
마지막 겨울방학 때였던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창밖을 쳐다보았는데
왠 여자가 옷을 갈아입는것이 보이는것이었다
한창 성욕구가 끓어오르는 나이인지라
아무 의식없이 그저 엿보게 되었다

그곳은 원룸이라 그녀는 혼자 사는듯 했고
그다지 가까운거리는 아니었지만
안보이는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나도 모르게 괜시리 창밖을 쳐다보는게
버릇이 되어버렸고 그녀를 발견할때면
왠지모를 쾌감이 나를 지배했다

처음엔 옷을 갈아입진 않나
혹시 은밀한곳 이라도 볼수있지 않을까
자극적인 요소를 찾기에 급급했지만
점점 그녀를 훔쳐보면 볼수록

단순한 성욕의 분출구로 그녀를 대하기 보단
뭐라고 정확히 표현할수없는 애정이 솟아올랐다
누구도 볼수없는 나만의 시선만이 닿는
한폭의 그림이라고나 할까....

3년넘게 계속되는 엿보기속에 내 감정은
비정상적으로 그녀에게 빠져있었다 하루라도
그녀를 못보면 미쳐버릴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엔 여행이라도 갔나보다 애써
담담하게 생각하려 했지만
5개월째 그녀를 못보자 난 괴로웠다

난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진정으로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는것을!

난 그녀의 소식이 궁금하여 급기야
그녀의 집까지 찾아가게 되었다
혹시 일말의 소식이라도 듣기를 바라며...

그녀의 집엔 아무도 살지않았다
혹시 이사를 갔나 궁금하여 옆집의
사람에게 그녀의 친구인양
그녀의 소식을 물었다

"저... 혹시 여기살던사람 이사갔나요?"

옆집사람이 말했다

"여기 살던여자요?....작년 이맘때 쯤에
집에 강도가 들었는지 어쨌는지... 살해당했어요..
그때 경찰들 오고 막 난리도 아니었는데..."


젠장.... 그녀가 안보이던 이유는 이사따위가 아니었다...
그녀는 싸늘한 시체가 되었던 것이다...
아... 진정한 사랑이라 믿었었는데...

잠깐! 작년 이맘때 쯤이라고?...
내가 그녀를 못보기 시작한건 5개월전이었는데...

그럼 그동안 내가 보았던건 뭐지?!




-그 여자-

벌써 몇년째다...
그 악마같은 자식의 시선은
잠시도 나를 놓아줄때가 없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많은 꼬마가
한두번 훔쳐보는거라 생각했고
이쪽에서 신경쓰지 않으면 언젠간
그만두리라 생각했다

점점 노골적으로 나를 훔쳐보기 시작했을때
난 느낄수 있었다
호기심이 아닌 강한 소유욕이란걸...

날 한순간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양
계속되는 그 행위는 날 얼어붙게 만들었다

차라리 쳐다보기로만 끝낸다면
어떻게든 지내보려 노력했을것이다

저놈이 진짜 무서운이유는
시선을 피하려 커튼이나 포스터로 창문을
가려놓아도 집을 잠시라도 비울새면 자신의
엿보기를 방해하는것은 모두 제거해 버리는것이었다

다른물건은 손도 대지않고 오직
자신의 시선을 가리는것만 모두 없앴다

다른곳으로 거처를 옮기려 했지만
엄청난 양의 빚은 그것마저 쉽지않게했다

지옥같은 생활이 계속된지 거의 4년째...
빚같은건 아무래도 좋았다 다시 빚을 져서라도
반드시 이사를 가겠다 마음먹기에 이르렀다


드디어 오늘밤만 버티면 이곳을 떠날수있다
내일이면 이사를 갈것이다
그 악마에게 난 자랑스레 짐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일부턴 빈집이나 훔쳐봐라 이 개자식...

그렇게 밤이 지나갈줄만 알았는데.....
갑자기 한밤중에 벨이 울렸다

"어라... 이밤중에 누구지?...."

이제 곧 떠날거라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난 쉽게 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놈이 다짜고짜 쳐들어오는게 아닌가?...
보기에도 흉칙한 커다란 식칼을 순에 쥔채 말이다..

갑자기 아랫배가 따뜻해진다....
근데 왜이렇게 추워지는거지?

'그래 이건 꿈이야...
이 악몽에서 깨어나면 난 이제 떠나는거야..
그렇게 희미해지는 의식속에서 귓가에 작은 속삭임이 들렸다

"너의 마지막까지 나만 지켜볼게 사 랑 해 "





==========================================================================

흐음... 안녕하세요 뜨사 입니다 ^^;
절 기억하는 분이 계실랑가 모르겠네요
뭐 그당시에도 삼류작가였지만
다시 돌아온 지금도 여전하답니다 ㅋ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 써봤는데
오랫동안 안써봐서인지 더 허접해진것 같네요 ㅡ.ㅡ
어쨌던 앞으로는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