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제목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맨정신으로 보기에는 힘들어진다.
명작도 이젠 ㅈ문가들에 의해 엄선된 추천작이 아니면 보지 않고 넘어간다.
이유가 뭔고 하니, 예전에 본 글의 영향이 있었다.
일본계 스레드 커뮤니티에서 본 것이었다. 문장들을 번역해보다가, 내 눈에 띈 글귀가 분명히 있었다.
원문 그대로 옮기기에는 이제 그 스레가 심연 깊숙히 파묻혀 굳이 찾아가기에는 귀찮음이 가득하므로 기억나는대로 써보자면,
[ 최근에 범람하고 있는 작품들을 보면 어디에서나 항상 유행을 따라가고 있다. 유행성이 짙을 수록 양질의 작품을 구하기란 어렵다는 것은 명백히 증명된 것이다.
유행을 벗어나 따로 활동하기 시작하는 작품들은, 설사 그 가운데 명작의 반열에 들 수 있을 만큼의 글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파묻혀버린다. 요컨대 창작의 유행은 곧 재앙이다.
트렌드라는 게 있잖아.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어느 새 따라가고 있는 유행이지. '소설가가 되자' 라든가, 그런 웹사이트들에 범람하는 대유행들은 우리의 상식을 크게 뒤바뀌게 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우리는 제목이 긴 것이 어떤 것인가. 결국 지을 제목이 괜찮은 것으로 떠오르지 않아 마구 휘갈겨놓는 것 뿐이야. 그렇게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쓰는 게 유행이 됐네. 그렇게 생각하면 상식을 벗어나는 게 됐고. 우리도 우리의 생각이나 상식 등을 스스로 고쳐써야할 때가 오게 됐지.
하지만 범람한 유행을 그저 자신이 발돋움하기 위한 목적의 일환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여태까지의 오타쿠들을 보아도 안다.
아키하바라에 어떤 한 대유행이 퍼지기 시작하면 소위 오타쿠라는 이들도 그에 따라 움직이게 되지. 자신 또한 세상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는 것 뿐일 거야.
그런 게 그러다보면 일반적인 이용자들의 것보다는 특정한 한 계층의, 한 작은 세계의 것으로 굳어져버려. 유행은 결국 세계에서부터 자신을 가둬버릴 뿐이야.
'소설가가 되자' 에는 수많은 장문의 제목이 범람하고 있지. 우리가 그곳에서 양질의 작품을 찾을 수 있을까? 내용만 조금씩 다를 뿐 진행되는 노선은 다른 게 없는 작품이 다수를 차지하니까 힘들지 않을까?
그런 것이 굳어지면 굳어질 수록 창작에 있어 대재앙만 찾아올 뿐이야. 똑같은 이야기의 똑같은 주인공이 똑같은 세상에서 똑같은 삶을 사는 다른 제목의 작품들은, 자신들이 세계를（세계관을） 공유하지 않더라도 결국 뒤엉켜 스스로 섞여버리는 일만 늘어나겠지.
그래서 나는 요즘의 글들은 잘 보지 않게 돼. 같은 이야기를 다른 이름으로만 보는 일따위 나로서는 환영해줄 수 없단 말이야. ]
아마 이걸 본 이후로 바뀐 것 같다. 제목이 장문이면 잘 보지 않게된 이유가. 이 사람의 말은 개연성 없이 뒤죽박죽이지만 말하고자 한 건 이거였던 것 같다. 유행에 따라 마구 지어진 작품들을 과연 제대로 된 '작품'이라 볼 수 있겠느냐고.
그래서 난 되도록이면 함축적인 의미를 지닌 제목을 쓰려고 하고 있다. 웃대 웹소설에도 글이 안 써져서 잠진적 연중 상태인 SF '생사고비' 라든지, 생전에는 반드시 전부 써보리라고 인생의 목표로, 나의 버킷 리스트의 일부로서 설정했던 판타지 '용병일기' 라든지 하는 것들.
이제 이만 줄이고 랜타디 하러 가야징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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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좀아니지싶지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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