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의 중고딩시절 추억이라고 하면

친구들과 학교에서 노는 것.
대학가기 위해서 야자해대는 것.
좀 쎈척하면서 폼잡던 것.

이런게 추억에 남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전 왠지 웃대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왕따 찌질이라서 학교에서 안놀고 공부 안하고 그런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왠만한 할거 다 하고 살았지만 자는시간 쪼개서라도 그 시절 하루 한두시간씩 웃대질을 했죠.
물론 웃대인들중에서 절 아는사람은 잘 없을겁니다. （예전 아이디가 송상회였는데 웃대 챗방 고정멤버들은 좀 기억해주려나）
제가 처음 웃대를 접했던게 중2였습니다. 그냥 어쩌다가 알게된거죠.
웃긴자료에 가기 위해서 별 발악을 다 한적이 있었고
지식KIN에서 이봉교님 따라서 별 뻘답글을 한적도 많았고
웃대특검에 사람 낚는 기사도 많이 올려봤었습니다.

제가 주로 활동했던 곳은 웃대채팅방이죠.
송상회라는 아이디로 활동 했는데 거기서도 주로 토요일마다 열렸던 영퀴（영화퀴즈）방에서 놀았습니다.
그 때 저랑 같이했던 영퀴멤버 중 두세명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하고 가끔 만나기도 합니다.

남들이 보면 정말 찌질이처럼 보일 수도 있죠.
이런 시덥잖은 인터넷 하면서 낄낄거리고 시간날리고
네. 전 남들과 뭔가 다른사람인가봅니다.
하지만 전 정말 웃대가 좋았고 웃대가 없었다면 중고딩시절 웃을 일이 반은 줄어들었을겁니다.

지금이 2008년 10월이니 정말 딱 5년째네요.
어느덧 세월이 지나서 고3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그 당시 같이했던 영퀴멤버들도 하나 둘 군대로 떠나거나
자기생활에 바빠서 못들어오거나 몇 명은 해외로 떠난 분들도 계시고
어느덧 저도 웃대에 발길을 끊게 되더군요.

지난 주 저희학교 축제였습니다.
축제 끝나고 술을 마시면서 '너는 중고딩시절 어느게 제일 기억에 남냐?'
라는 질문을 받았었습니다.
그냥 남들과 똑같이 적당히 대답했는데
집에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이 유머 웹사이트가 제일 기억에 남더군요.

제가 특별히 여기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존재도 아니고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지만
그냥 여기서 이러고 노는게 그 당시에는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정도 즐거움은 돈으로는 계산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고딩때도, 대학때도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노는것도 많이 놀면서 이런저런 추억이 많았지만
웃대하면서 밤 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이제 저도 어느정도 나이가 들었고 할 일도 조금씩 생겨가니
예전처럼 웃대폐인으로 지낼 수는 없겠지만
그 때의 추억은 제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ㅎㅎ 예전 추억을 회상하면서 글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