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0] |
2021-06-01 22:29:02
ⓞ 추천
ⓤ 단축URL
|
0
72
솟구쳐올라곤두박질
|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는 것?
이라기 보다 굳이 밝히지 않고
속에 담아두는 것?
대인기피증과 우울함, 트라우마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밝히는 순간,
되돌릴 수 없게 무너져 내릴까봐
내향성이 심해서
참말로 참는데는 도가 트인듯..
내가 약한 것은 맞는데
나만 그런 것은 아니고
누구나 그런 면이 있을거라며,
사람들은 누구나 그런 날이 있을테니까 라며
나는 아무렇지 않다 며
그렇게 부여잡고 버틴다.
오래고 오랜 고비이지만
넘고 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수도 없이 나를 다독이면서
내가 걸음을 멈추고 웅크렸던 것은
내 판단에 뭔가 이건 아닌 것 같은 것들이
가지 가지 많아져서
수십가지 이유들이 덕지덕지 붙어갔지만
결국 그 이유들을 넘지 못 한 것은
내 속, 내 심지가 무너진 탓일지라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하였는데
내 안이 곪고, 내 가족조차 못 지키는데
내가 버틸 수 있으려나 싶어서
쉬어야 할 때인 것 같아서 그랬다.
나는 밖으로 질러버리거나
다른 사람 손을 빌리기 싫으니까
삭히고 삭혀서
결국 내가 스스로 소화를 해야
다시 나아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오늘
임금님 귀 어쩌고를 외치듯
인적 드문 이곳에 빗장 걸었던 속내를
살짝 희끄무리하게 끄적이는 것은
오늘 좀 유난히 뭔가 힘들어서
한숨을 벹는 듯 쪼까맣게 살짝쿵 써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