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문제삼지 않으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반 이상은 줄어든다

내 친구처럼.

하지만 몰랐던 일이 아니지.


내 삶과는 닿아있지 않은 문제들까지 옳고 그름을 정해두는 것도 참 피곤한 일인 것도 알지만

이런 성격은 지문과도 같다.


나는 당장 어제만 해도

‘토핑이 가득한 피자를 먹을 수 있는 한국에서 태어나다니 난 행운아야’

라는 생각으로 잠시 행복감을 느꼈을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



내 예민함의 대부분은 이런 지나친 상상력에서 오고

이게 이기적일수도 있겠다고 깨달은 게 불과 얼마 전.

나에게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로도 공격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으니

말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누구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상대의 의중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제멋대로 의미부여하는,

상대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상처입히기 좋은,

칼춤추는 망나니였을 뿐.


나보다 여유있고 넉살좋은 내 친구는

자기의 일에서도, 타인의 일에서도 야무지고

그런 호의가 부담스럽지 않고 망설임이 없어

모두에게 사랑받아 마땅한 성격이지만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도 왕왕 있다.


역시 인간사에 100%라는 수치는 없는 거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내심 들었던 생각은

‘그럼에도 네가 옳았다’

옳고 그르다의 기준을 매기는 것이 애매하지만

옳다에 가까운 방향은 확실히 존재한다.

고 믿는다.

그 방향을 잡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한평생 깨닫지 못할지라도.


“그럼에도 네가 옳았다”

라는 말을 스스로에게도 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라”

라고 하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가꾸는 것 또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


지문을 지우는 것처럼

살을 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