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고 자라고 배움을 얻어낸 세상이
서로 아수라가 되어 불이 붙은채로 싸우는데
이게 지옥이지

언제부터 자각을 했던 것일까

좀 더 빨리 알았다면 내가 내 세상을 지킬 수 있었나
하는 생각도 벌써 여러해를 했지

자존감이 채워야할 자리엔 근거없는 오만함이 있고
지천명의 지혜가 발휘되어야 할 부분에선
지금 당장 배가 고파 현장을 벗어나버리고
지난 날 너무 고생을 한 것인지 한달에 한번 병원을 가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쓰러질지 모르는 얇은 유리와도 같은 몸이 되었는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싸우는 저 모습이란


인간이 원래 이랬던걸까?
아니면 나의 세상이 이랬던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들의 세상이 잘못되었던걸까
어쩌면 나 때문이 아닐까

의미없는 문답을 계속 주고 받는데
딱 하나 확실한건 정상은 아닌듯 해


지난 3월 잠깐 여행을 갔다오기 위해 준비중이였는데
일을 도와주느라 계속 미뤄졌었지

그 이전에도 연차를 이용해서 쉬고 일을 하는게 일상이였어
도와줄 수 있지 않냐고 네가 선택하지 않았냐고
돈을 받지 않았냐고 말하지만

내 역할은 거기서 일을 하는 것이였지
머저리같은 모습을 바라보는게 아니였어

하루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일을 나흘에 걸쳐서 진행하고
그마저도 완벽하게 안 되어서 돈과 시간을 더 쓰고
결국 손해보고 대출받아서 세금내고

이게 말이나 된다 생각하는걸까
그러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려서
돈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입찰공고를 살피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한심해 미쳐버릴 것 같아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였는데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