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7 21: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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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구쳐올라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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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다보면
사소한 일들을 일일마다 다 해명하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아서 내버려뒀다가
번거롭고 귀찮아서 내버려뒀다가
꼬이고 꼬여서 억울하게 몰리는 일이 있었더랬다.
돌이켜 보면 그 사소한 일의
사소함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 달라서 그런 것도 있고,
해당 사람과 여러모로 편치 않은 사이여서
작은 일도 쉽사리 말하지 못 하거나 하기 싫었던 것도 있고,
갑자기 수년전 지난 과거가 떠오르는 건,
광고과 스팸이 쌓여서 정리하려고
메일 목록 화면을 볼 때이다.
- ㅇㅇ단체에서 개인 메일로 보냈으니 확인해보라는 지시,
~ 메일을 확인해보니 없었기에 안 들어왔습니다.
- 상사는 ㅇㅇ단체 지인에게 전화를 한다.
- 보냈다는데 왜 안 들어왔다고 하냐,
~ 다시 확인해본다. 안들어왔다. 그래서 안 들어왔습니다.
- 상사는 ㅇㅇ단체 지인에게 '다시' 전화를 한다. 보낸 메일 주소 목록에 있다는데 왜 안 왔냐
~ 다시 확인해본다. 안 들어왔습니다.
- 니가 지운 것 아니냐
~ 제가 왜 지웁니까
며칠 뒤, 나는 스팸메일함에 들어가 있는 ㅇㅇ단체 메일을 보았다.
필터링 높은 단계라서 거기로 흘러든 건지,
어찌 된 영문인지 거기에 있었다.
이제와서 이렇다 해명을 해야 하나?
가족이거나 막역한 사이였다면, 쉽게 말했을텐데
그때는 뒤늦게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려웠다.
내가 겪은 바로는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판단,
자기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곧잘이야기 하고 매사 자기 감정이 우선이면서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에는 둔감하고 때로는 너무한 그런 사람이었기에
이렇게 사소한 일을 해명씩이나?
저 사람과 말을 더해서 말을 섞기가 싫고 귀찮다, 이 정도?
이런 일들이 여러달을 지나면서 작게 작게 쌓였다.
불신은 빠르게 제곱으로 커지고 퍼진다.
상대가 나를 불신하고 있으면 나도 느낀다.
내가 상대를 불신하고 있으면 상대도 느낀다.
그러면 서로 대화로 풀 일도 마음에 응어리로 남아 커진다.
보통은 사람을 겪으면서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다,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어떤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는게 보통인데
상황을 편집적으로만
한정지어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A가 아니면 B,C,D,E,F,G부터 가,나,다,..파하 갑을병정,..계해, 카키쿠케코,하히후헤호 등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을 수 있는건데
A가 아니면 B다. 라고 딱, 못 박고
자기 혼자 넘겨짚고 결론 내리고, 버럭 하는 사람..
사람을 겪을 만큼, 겪었다고
어찌보면 오만했던 30대 중반 즈음
그런 사람을 처음 맞딱뜨리고 계속 마주쳐야 했을 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작은 생채기가 매일 반복되면 살이 패이듯,
부슬비에 감기 걸리듯,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내가 만만하게 굴어서 잡아먹힌걸까
내가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고 했나
내가 여기서 더 물러나서 기다려줘야 하나
내가 생각한 옳고그름과 다른것은 알겠는데 내가 기준을 포기하고 맞춰야 하나
내가
내가
몰아치는 상대에
끊임없이 내가 내가 내가... 내가..
그런 생각에
스스로 자기검열 하다가 내가 동나버린 뒤에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내 일상도 와르르
결국 내가 떠났었다.
그리고 한참을 나는 쉬어야 했다. 회복하기 위해서.. 스스로 힐을 넣었다.
혼자만의 시간이 좋았고, 창문으로 햇빛만 쬐고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아프던 몸도 한더위 땀을 등목으로 씻어낸 듯이 나아졌다.
그렇게 겪고, 겪었으니
나는 한번 더 성숙해진 걸까, 연륜과 경험이 더 늘어난 걸까
다시 같은 상황이 왔을 때, 지난번보다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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