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대학생인 웃대인입니다.

그렇게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제 삶이 너무 빈껍데기 같아요

원하는 학교의 대학생이 되면서 제가 원했던 전공을 공부하고 있지만 그 대학이, 그 전공이 저를 너무 괴롭히는 것 같아요

이성과 이야기는 전공 관련된 이야기만 나누고요

대학 생활이라는 걸 제대로 즐기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계속 과제가 눈에 밟혀서 같은 과목 듣는 사람들이 회식하러 간다고 해도 따라 나서지 못하는 제 자신이,

마감날 앞에서 발표해야 하는데 연습까지 해 갔지만, 어버버 거리는 제 자신이,

이성에게 말 한마디 못 거는 제 자신이,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그 부분을 보지 않고 다른 곳만 계속 이야기 하시는 교수님께 말 못하는 제 자신이,

꼭 이번 프로젝트는 다른 프로젝트보다 더 좋게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안되는 제 자신이,

친해지고 싶지만 친해지지 못하는 제 자신이,

남들 사이에서 자꾸 겉도는 느낌이 드는 제 자신이,

누구랑 이야기 하기 전에 경험이 적어서 '이게 맞나'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 먼저 해보는 제 자신이,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려 해봐도 자꾸 꺾이는 제 자신이,

밥 먹을 때 같이 먹자는 말을 잘 못꺼내는 제 자신이,

수업 시간에 말 잘 못하는 제 자신이,

항상 잘 해야지라고 말 하지만 막상 결과를 보면 다른 사람이 더 잘하는 제 자신이,

속에 있는 말을 잘 못 꺼내는 제 자신이,

누구랑 함께 있고 싶어도 못 있는 제 자신이,

얼굴도 키도 신체적인 그 무엇도 남보다 뛰어난 곳 없는 제 자신이,

괜히 부모님께 말을 험하게 하는 것 같은 제 자신이,

운동도 못하고 그렇다고 머리가 그렇게 좋은 것 같지도 않은 제 자신이,

한다고 해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것 같은 제 자신이,

담배만 주구장창 피우며 머리 아파하는 제 자신이,

항상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제 자신이,

마음 터 놓고 말할 사람이 없는 제 자신이,

죽고 싶어도 죽을 용기가 없어서 맨날 끈만 바라보고 있는 제 자신이,

멍해지면 안되는데 계속 멍해지는 제 자신이,

왜 이렇게 됐는지 이유를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제 자신이,

이유가 분명한데도 그걸 제 생각 속으로 끌어 들이고 싶어하지 않는 비겁한 자세를 보이는 제 자신이,

맡은 일을 잘 못해서 혼나는 제 자신이,

이 나이 되도록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제 자신이,

그냥 너무 비참한 것 같아요.

전공을 빼면 그냥 비어있는 몸만 있는 것 같아요

술을 마실 용기도 없어요. 왠지 술을 마시면 죽기 직전까지 마실 것 같아서 못 마시겠어요. 사실 그렇게 마실 돈도 없구요.

왜 이렇게 사는지 잘 모르겠어요. 남들은 다 하하호호 거리며 잘 사는 것 같은데. 저 혼자 머리 위에 먹구름이 가득해요.

화창한 날씨에 뜬 해도 잘 못 바라보겠어요. 너무 죄책감이 들어요

왜 이런지 분명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랑 함께 바라보는게 너무 두려워요

이 글을 어떻게 끝마쳐야 할 지도 모르겠는 제 자신이 너무 싫고 비참하고 역겨워요

분명 저보다 힘든 사람이 있다면서 제 자신을 위로해봐도 그게 잘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