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글을 쓴 적이 있고 제주에서 웨딩 스냅을 하고 있어

벌써 시작한지 4년이나 됐고 매일 하던 걱정과 다르게 불경기라는 요즘인데도

나는 상반기 다 찼고 하반기도 절 반 정도 끝내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

육지에서 스튜디오에서 일하다가 사장 타이틀이 달아보고 싶어서 걱정하시던 스승님을 뒤로 제주도로 도망왔었지

누가 볼까 싶은데 이렇게라도 속을 안 털어놓으면 살자 할 것 같아서 써보는 글이야

사진 찍는 일을 좋아하고 잘하진 못 해도 포토그래퍼라는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정말 힘든 일이 많더라

얼마전에는 예약전에 규정을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자기 멋대로 해석해서 지인 동행을 하겠다더라?

아마 지금은 육지 스튜디오도 다 금지하는 행위로 아는데 이렇게까지 강하게 막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어

1. 작가 촬영하는데 뒤에서 참견
2. 자기 딴에는 작가 피해서 친구 찍어주겠다고 하다가 소품을 망가트리거나 장비를 부수는 경우 발생
3. 촬영 때 안그래도 신경 예민해지는데 사방 돌면서 정신 없게 함（동행 실장님들은 그걸 잘 알고 있기에 굉장히 조심한다）
4. 작가와 처음보니까 어색하겠지? 그래서 계속 시선이 자신의 지인을 향함

뭐 이것 말고도 너무너무 많은데 대략 크게 이정도라고 생각해

옛날에는 규정은 있지만 나도 좀 널널하게 진행했었지

잠도 못 자는데 서비스컷 추가로 더 주기
=> 블로그에 누군가가 "서비스컷도 더 주심 감동" 이러면 다른 애들도 당연하게 요구하기 시작하고 요구가 안들어지면 진짜 개진상짓 한다.

시간을 더 찍어줬다
=> 이것도 똑같음

내 포폴이 아닌 다른 작가들 사진도 받아주고 따라 찍어줌
=> 업체 스타일과 색, 구도에 따라 진짜 고객층이 어마어마하게 달라지는데 텐션 지리는 사람거 가져와서 따라 찍는다고 하면 수십번을 트라이하고 결국 내 사진도 신랑 신부가 원하는 사진도 다 못 찍고 그냥 시간만 흘러간다. 또 찍더라도 결국 내 컬러 보정 스타일과 너무 달라서 이질감 심하더라. 그리고 그 작가한테 가는거면 그 사람 사진을 보고 가야지 대체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짜 예의 없는거다

나는 보통 한달에 3,4일 쉬고 계속 촬영과 보정의 연속인데
작년 하반기부터 점점 이런 애들 빈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어. 진짜 멘탈 부숴지더라
사진을 서비스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난 그래도 예약 유도도, 호객 행위도 안함. 제발 그냥 내 사진 맘에 들고 찍고 싶으면 오고 아니면 말아라

자영업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처음에 저가로 시작했을 때랑 점차 쌓아서 올라온 뒤에 가격이 높아졌을 때랑 오는 사람들의 인성이 확 달라진다?
나도 2번 올렸는데 확실히 그때보다 좋긴한데 문제는!
제주 스냅 시장 자체가 늘어나면서 미안한 말이지만 '고객의 질적 하락'도 같이 발생했어

이 글도 결국 그 '질적 하락' 때문에 벌어진 건데
진짜 싸가지가 밥 말아먹었더라 나이를 들먹이고 싶진 않은데
나도 이제 중년인지라 아무리 고객이어도 어린 애들이 갑질하거나 기 싸움하는거 진짜 싫더라
촬영날 최대한 기분 좋게 나가도 모자른 판국에 촬영전부터 나랑 기싸움? ㅅㅂ?
제주도를 모르니까 물어볼 순 있는데 다른 작가 사진이나 인플루언서들의 잘 못되어 있는 정보 가져와서 여기서 찍고 싶다고 하면 내가 어찌 앎?
속으로는 니넨 그럼 육지에 있는 곳 내가 사진 보내면 다 아냐? 라고 하고 싶음 ㅅㅂ

블로그에 시기별로 장소, 꽃 이런 정보까지 올려주고 기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까 대략적으로 참고만 하랬더니
"작가님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런다.....그래서 그것도 없애버림

결국 와이프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너무 힘들다", "그만하고 싶다"
가격이 올라가고 인지도도 올라가면 상황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야외에서 찍는데 그림자를 어떻게 없앨거고 날씨가 흐린데 그걸 나한테 책임을 묻고, 본인 몸이 그런걸 깎아줘도 더 보정해달라고 징징거리고
그럼 스튜디오에서 찍던가 안내대로 '리터쳐'한테 의뢰해라 진짜.....
야외인데 어떻게 스튜디오처럼 배경부터 위치까지 다 동일하게 만드냐 내가....웨딩은 아니어도 나도 나름 BtoB 계열 스튜디오에서 일했다

진짜 주절주절 계속 쓰는데 너무 거지같도 힘들어서 애가 있는데도 이 일 때려치려고 해
이제 사실 역겹다. 사람보면 믿지 못하는게 디폴트가 됐고 네거티브 적인 마음이 계속 올라오는 사람이 되더라

남들은 그렇게 이야기하더라
"돈 잘 벌잖아" 하.....돈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관짝에 들어갈 것 같다
몸도 마음도 다 지치고 힘들어서 뇌가 타버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