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이라기보단 장문의 인사말] （읽지 않고 건너뛰셔도 됩니다.）

안녕하십니까, 수학특집의 언어장애있는지우o입니다.

 수학특집 1편 [무한]편에 과분한 사랑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처음에 이 특집을 기획하였을 때, 이런 글을 읽어줄 이가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오히려 많은 분들로부터 감사와 격려, 응원의 쪽지를 받게 되어서 저로 하여금 다시 수학에 열정이 불붙아 오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학교육자를 꿈꾸는 저로서 저의 부족한 설명과 필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쪽지로 감사인사를 드리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또한 많은 분들로부터 수학문제와 수학을 전공할 시의 장래, 혹은 순수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수학질문 등 여러 다양한 쪽지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제법 흥미로운 질문도, 어려운 질문도 많아, 부족한 실력이 과연 도움이 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아무쪼록 작은 보탬이 되었길 바랍니다.

사실 [무한]편을 마치고 저는 많은 분들로부터 다음편을 무엇으로 해달라는 요청쪽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미적분에 급수, 선형대수, 심지어 미해결 난제인 리만가설까지 말이죠. 그에 당면하여 저는 큰 두가지 고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무한]편을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지만, 동시에 이해하기 어렵다, 당최 무슨소리냐라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사실 그것이 수학교육자의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수학교육자의 입장으로서 수학자의 업적을 단순화해서 말한다면, 그것은 선조 수학자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를 전달한다면, 이를 듣고자 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필력과 예제, 그리고 비유. 더욱이 최소한의 핵심적인 공식과 최대한의 지루하지 않은 설명을 동시에 담아내기란 이과적 소양과 동시에 문과적 소양을 요구하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개중에 첫번째 고민이 바로 공식입니다.

수학교양서적계에는 이런말이 있습니다. 공식 하나가 더 쓰이면 판매부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물론 농담이긴 합니다만, 그만큼 공식이란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가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언어장애있는지우o라는 컨셉으로서 이런 말을 드리긴 뭐하지만, 공식은 하나의 언어같아서, 그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원문（공식）보다는 번역본（해설, 예제, 및 풀이）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허나, 이 과정에 있어서 공식이 완전히 담아내고 있는 바를 표현해내지 못하면 안된다라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대해서 특집을 다뤄달라는 쪽지를 받았습니다만, 불가피하게 공식이 많이 필요로하는 미적분이나 선형대수등의 분야는 해설의 공략법을 찾는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고로, 이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두번째 고민으로서는 어려운 분야를 다루는 특집일수록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적어지지 않을까 하는 문제입니다. 물론 저야 수학을 배우고 있는 학생의 입장으로서 추상대수나 해석학, 군론에 대해서 다루고 싶지만, 첫번째로는 그 개념이 너무나 어렵고 생소하다라는 점과 두번째로는 많은 분들이 즐기며 읽을 수만은 없는, 혹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글이 쓰여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즐겁지만, 저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수학에 관련된 질문이 오고 답변하고, 토론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오갈 때 더욱 즐겁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특집주제를 잡고자 고심하고 고민한 끝에 제목만 보더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겠다 싶은 주제를 생각해냈고, 그것을 이번에 다루고자 이렇게 두번째 특집을 준비해봤습니다.

제목만 보면 아마도 "애걔걔 이게 뭐야, 초등학생때 배운거잖아?"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주제는 정수론의 가장 큰 비밀을 담고 있는 수학계의 최대의 미스터리이기도 합니다. 아직 학부생인 저로서도 모르는 부분이 많기에 이 글을 쓰는 것은 적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지난 이틀간을 밤늦게 수학 다큐멘터리와 정수론에 관련된 영상, 여러 온라인 문서와 백과사전 사이트에, 지난학기에 배운 대수적정수론등을 뒤적였는데, 어찌나 그 시간이 즐거운지요. 그 과정에 있어서의 시행착오와 복잡한 수식은 가지를 쳐내고 엑기스만 담아냈습니다. （약광고같네） 지금까지는 경험하지 못한 흥미로운 경험을 약속드립니다.

그렇다면, 수학특집 제 2편 5부작, [소수: 1 그리고 p], 시작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앞으로 중요한 단어, 정리 및 글귀에는 보라색 하이라이트를, 수학자의 이름이나 그 이름을 딴 정리에는 붉은색 하이라이트를 치겠습니다. [제가 제 아이디에 하이라이트를 쳐도 좀 봐줘잉~ 학부생으로서 수학자 소리 듣는게 꿈이었단말이야.]

[소수에 대하여]
소수… 아마 가장 유명한 수학용어가 아닐까? 여기서 수학 좀 해본 사람도, 아니면 젬병（）이에요 하는 사람도 누구나 소수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들어봤을거야. 자기 자신과 1로 나누어지는 수라고.

수학적으로 나눠 떨어진다라는 걸 기호로 |로 써. 숫자 1이랑 비슷해보이지만 아니야. 그냥 작대기라구.

예를 들어 2는 4를 나누지? 이러면 2 | 4 라고 써. a가 b를 나누면 a | b.

그렇다면 소수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

임의의 소수 p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소수가 영어로 Prime Number라서 그 앞글자인 p를 소수를 의미할 때 자주 써）
p가 소수라는 말은, n | p 을 만족시키는 자연수 n 1이거나 p,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야.

말이 좀 어렵다고? 예제를 들어볼까?

7은 소수지? 그러면 7을 나눴을 때 딱 떨어지는 수는 1과 7 자기 자신밖에 없지? 그래서 1 | 7, 7 | 7 이라고 쓸 수 있어. 1 과 7을 제외한 어떠한 자연수도 7을 나눌 수 없지. 즉 n | 7을 만족시키는 n은 1이거나 7 자기자신이라는 의미인거야.

[심화: 논리의 언어]
약간의 논리적 기호를 사용해서 이를 표기해볼까? 다음 세가지 논리 기호를 소개할게.
첫번째는 알파벳 e 비스무리하게 생긴 이 기호, ∈는 포함을 의미해. 어느 원소가 어느 집합에 포함되어있다라는 의미야. 아마 중학생 때 집합을 배웠을 때 배웠을걸?
예를 들어, 미남그룹 X가 있다고 하자. X 그룹안에 있는 모든 사람（원소）들은 모두 잘생긴 사람들만 있어. 방금전 배운 기호를 사용해서 표시해볼까?
원빈 ∈ X
웅이 ∈ X
총장님 ∈ X
반대로 포함이 되어있지 않다를 표현하려면 ∈ 에다가 단순히 빗금만 치면 돼. 예를들어...
낫띠따 ∉ X （미안해요, 낫띠따님, 내가 당신 팬인거 알죠?）

두번째는 쌍방향화살표야. 이 것은 동치를 의미하지.


[연탄가스 마시고 마시는 동치미와는 관련이 없다.]

동치가 뭐냐고? 그렇다면 그 전에 일반화살표 기호, ⇒부터 알아보자.
마름모는 사각형이다. 이 명제는 단순해보이지만, "조건절"과 "결과절"로 쪼갤 수 있어.
조건절은 "（어떠한 도형이） 마름모라면", 결과절은 "사각형이다." 이런 걸 수학적으로는...
마름모라면 ⇒ 사각형이다.

라고 표현할 수 있어. 그리고 이 명제는 참이지. 마름모라는 조건을 p라고, 사각형이다라는 결론을 q라고 놓는다면 논리학적으로 이것을 p ⇒ q라고 놓을 수 있어. 이것의 역은 q ⇒ p 야. 이건 참일까? 좀 헷갈린다고? 그럼 이걸 다시 말로 풀어보자.

조건절이 된 q가 의미하는 건 "（어떠한 도형이） 사각형이라면" 결과절이 된 p는 "마름모다."
글쎄… 사각형이지만 마름모가 아닌게 얼마나 많은데? 사다리꼴도 있고, 직사각형도 있고. 그래서 이 명제는 거짓이야.

방금 위에서 봤듯, 즉 논리학적으로 p ⇒ q가 참이라고 q ⇒ p가 꼭 참이지는 않아. 다음은 몇가지 예제야.

꽃은 향기가 있다. （참）/향기가 있다면 꽃이다. （거짓）
총장님은 잘생겼다. （참）/잘생겼다면 총장님이다. （거짓）
지우는 언어장애가 있다. （참）/언어장애가 있다면 지우다. （거짓）

허나, p ⇒ q 와 q ⇒ p가 둘 다 참인 경우가 있어.
고추가 있다면 남자다 （참）/남자라면 고추가 있다 （참）


（해당 예제를 보고 흐뭇한 표정의 빌리형님）

이런 경우는 명제 p와 명제 q가 논리적으로 동일하다는 의미가 돼. 이를 동치라고 하지. 이런 동치를 표현할 때 ⇔ 기호를 사용해줘. 즉 p ⇔ q는 p와 q가 논리적으로 완전히 같은 말이라는 의미야.

마지막으로는 뒤집혀진 A인, ∀는 [전부]라는 의미야. ∀n∈ℕ 이라고 표현하면 모든 자연수 n 이라는 의미지. （무한 1편에서 ℕ 을 자연수의 집합이라고 얘기했던거 기억나지?） 이건 예제없이 간단히 넘어갈게.

p가 소수라는 말은, n | p 를 만족시키는 자연수 n 1이거나 p, 자기 자신이라는 말을 논리적으로 사용해보자.
"p 가 소수다" 라는 것과 "n | p 를 만족시키는 자연수 n은 1 이거나 p다." 가 논리적으로 같다는 거야. 다시 쓰면
[p가 소수다 ⇔ n | p를 만족시키는 자연수 n 은 1 이나 p]
우리는 소수의 집합을 대문자 P로 써. 이를 다시 쓰면
[p ∈ P ⇔ n | p 하는 자연수는 1 이나 p]
여기서 "전부" 기호（뒤집어진 A）를 어떻게 쓰냐고? 오른쪽 말을 조금 바꿔보면 n | p 를 만족하는 모든 n은 1이나 p인 셈이잖아? 즉,
[p ∈ P ⇔  ∀n | p, n = 1 or p] 
（참고: 쉼표가 보기 싫다고 | 혹은 : 를 쓰는 사람들도 있어. 근데 의미는 같아.）

[소수는 무한할까?]
자 소수의 정의도 알았겠다, 그럼 이제 소수가 무한한지 유한한지부터 알아볼까? 왜 이런 질문이 필요하냐고? 2편에서 5편까지 다룰 다양한 소수에 관련된 정리들은 소수의 개수가 무한하다라는 확고한 논리가 필요로 해. 소수의 개수가 어떻게 무한한지 알까?

딱 봐도 어려워 보이는 질문이지? 이 어려워보이는 정리는 과연 누가 증명했을까? 아니, 우리가 아는 수학자는 그렇게 많지가 않으니 질문을 바꿔볼게. 언제 증명되어졌을까?

현대수학의 전성기인 20세기? 정수론의 황금기인 18세기? 미적분이 탄생한 17세기?

답은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 무려 기원전 300년경에 유클리드가 증명했지. 

"그 양반（?） 기하학 하던 양반 아니에요?" 라고 묻는다면 딩동댕! 하지만 소수의 개수가 무한하다는 걸 가장 처음 증명한 것 역시 유클리드야. 그의 논리를 따라가볼까?

일단 소수의 개수가 무한하지 않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여기서 왜요?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한] 1편으로 가서 귀류법에 대해서 공부하고 돌아오길!
소수의 개수가 무한하지 않다는 건 소수의 개수가 유한하다는 거야, 즉 가장 큰 소수가 존재한다는 것이지. 이를 P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모든 소수를 한번 곱해보자.
2 x 3 x 5 x 7 x 11 x … x P 가 되겠지? 여기다가 1을 더해볼까?
2 x 3 x 5 x 7 x 11 x … x P + 1 이건 엄청나게 큰 수일거야. P와는 쨉（?）도 안될정도로 말이지. 이걸 N이라고 두자. 

이 수는 소수일까 소수가 아닐까?

만약 N이 소수라면, 증명 끝난 셈이지. P보다 큰 소수, N이 있으니까, 우리의 가정이 틀렸다는게 증명되는 셈이니까.

만약 N이 소수가 아니라면? N은 어떤 소수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겠지? 소수가 아닌 6은 소수인 2와 3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듯.

N을 2로 나눠볼까? 그렇다면
N/2 = 3 x 5 x 7 x 11 x … x P + 1/2 애걔? 1/2이 남잖아? 즉 2는 N을 못나눠.
3은 어때?
N/3 = 2 x 5 x 7 x 11 x … x P + 1/3 또 안되네? 3도 N을 못 나누네
5는 어떨까?
N/5 = 2 x 3 x 7 x 11 x … x P + 1/5… 역시 안되네.
언제까지 안될까? P까지 안될거야. 즉, N이라는 합성수는 어떤 소수들의 곱인데, 그 소수가 모두 P보다 크다는 거지.
그렇다면 P보다 더 큰 소수가 있다는게 증명되는 셈이잖아? 고로 가장 큰 소수는 없다, 즉 소수의 개수는 무한하다! 그래서 QED（증명 끝）


[훌륭하게 증명을 끝내고 손에서 분필가루를 터는 범생이]

못 미덥다고? 한번 예를 들어보자.
2 x 3 + 1 = 7 （3보다 큰 소수!）
2 x 3 x 5 + 1 = 31 （역시 5보다 큰 소수!）
2 x 3 x 5 x 7 + 1 = 211 （이것도 소수야）
2 x 3 x 5 x 7 x 11 + 1 = 2311 （이 역시 소수지）
이 공식은 항상 소수만 뱉어낼까? 천만의 말씀!
2 x 3 x 5 x 7 x 11 x 13 + 1 = 30031 이건 소수가 아니야. 소수의 곱으로 나타내면
59 x 509 근데 둘 다 13보다 훨씬 큰 소수지? 

[심화: 오일러의 증명]
오일러는 18세기에 더욱 더 강력한 증명을 내보였어. 유도해내기엔 너무 많은 공식이 필요하니 결론만 살짝 볼까?

[모든 소수의 역수의 합은 발산한다] 가 그의 증명이야. 뭔소리래?



이것을 수식화 해보면...

1/2 + 1/3 + 1/5 + 1/7 + 1/11 + 1/13 + … = ∞

이라는 의미야. 만약 소수의 개수가 유한하다면 위의 급수의 항은 유한하겠지? 1보다 작은 양수를 유한개 더해서 어떠게 무한이 될 수 있겠어? （물론 1보다 작은 수를 무한개 더해도 무한이 되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소수는 무한개가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증명이야.

[생각해볼 문제]
모든 합성수（소수가 아닌 수）는 최소한 두개 이상의 소수의 곱으로 나타내져있어. 자 그렇다면 오늘의 생각해볼 문제야.

어떠한 거대한 수 N이 소수인지 아닌지 알아보려면, N보다 더 작은 모든 소수로 나눠봐야돼. 이것을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라고 그러지. 자 그렇다면 N이 소수인지 아닌지 알아보려면 최소 몇 개의 소수로 나눗셈을 거쳐야될까?
다음과 같이 정의되는 함수로 답을 나타내보자.
π（X） = X보다 작거나 같은 소수의 개수.
예） π（2） = 1, π（3） = 2, π（4） = 2, π（5） = 3, …

[소수: 1 그리고 p] 2부에서는…
페르마의 오만: 페르마 수
1억에 도전하라: 메르젠 소수
임의의 수보다 작은 소수의 개수…（1）
X가 소수일 확률

[언어장애에게 추천은 힘이 됩니다.]
[모든 창작커는 추천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수학과 관련된 쪽지는 환영입니다.]

지금까지 수학을 전공하는 언어장애있는지우o입니다.

링크:
[수학특집]
무한이란 무엇인가? 1편: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pg=7&number=480546
무한이란 무엇인가? 2편: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pg=1&number=480682
무한이란 무엇인가? 3편: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pg=5&number=480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