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믿지 마세요 - 37 -









몇일간 알바를 뒤로 하고 학교를 갖다 오면 집에 오는걸 대신해 일상으로 지내고 있었다

태희말을 빌리자면 민선이는 이미 돌아와서 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삼촌의 호프가게는 상당히 분주한 모양이지만 그나마 진석씨가 도와주고 있는

상태라서 민선이랑 둘이서 나눠서 어느정도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해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민선이를 마주치는게 두려웠다 ...



" 선배 이것좀 들어줘요.."


편의점에서 급히 사야 될께 있다고 같이 가달라는 태희 때문에 같이 와 줬지만 뭐를 그렇게 많이

샀는지 무겁다고 나한테 전부 밀어낸다


" 이 늦은 시간에 도대체가 뭐냐고 사람 잠도 못자게 하고 말야"

" 애들이랑 놀러가기로 했는데 그만 까먹고 준비를 못 했어요~ 그래서 편의점에서 라도 준비를 해야해서"

" 그렇다고 나 까지 고생시키게 하냐?"


태희는 미안하다듯히 웃어 넘겼다 벌써 내 두손에는 음식이나 먹을꺼등 꽉찬 봉투를 집어 들고 있을뿐


" 원래 이 시간이면 선배 잘 시간인데.. 미안해요"

"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들어주는거야 여기서 그냥 집으로 가버리면 내가 나쁜놈 같잖아"

" 역시~ 선배는 착해요~"

" 칭찬 고맙다"


그렇게 어두운 골목길을 둘이서 걷고 있었다 주위는 고요했고 시간은 벌써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다..

태희는 여름이라 얆은 옷을 입고 있어서 작은 키에 어린애 같았다

항상 그렇지만 머리는 뒤로 묶으면서 생활하는 태희였다..


" 밤이라 디게 조용하네요.."

" 그러게 이 밤중에 짐꾼 노릇 하는 난 뭐냐.."

" 헤헤 나중에 밥이나 사줄꼐요~ 짐꾼씨"

" 그보다 너 삼촌 가게 들락 거리지마 "

" 왜요?"

" 암튼 가지 말란 말야 그리고 거기 가서 내 얘기라 던지 말하지 말고"

" 선배는 안 돌아 갈꺼예요? 민선 언니도 왔는데... 걱정하던데요?"

" 안 간다면 안가 그런데 내가 왜 가야 하는건데? 이미 때려쳤어!"



흥분한 목소리 때문인지 태희는 잠시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난 뭐 땜에 그렇게 화를 내는걸까 아니 왜 항상 가던 그 가게를 증오하는 거고 미워하는걸까

미워한다? 내가? 아냐 그건 아냐 삼촌가게 인데 내가 왜 미워할일이...


다만 거기에 민선이가 있고 진석씨가 있다는 것에 화가 난 것이다..

단지 그뿐...


그리고 지금 돌아가서 뭐 하겠다는거야 진석씨 말대로 난 더 이상 그녀의 기억을 되 찾게 하면 안되는데..

그러다가 잘못 된다고 하면 차라리 가까이 가지 않는게 좋아

그냥 이대로.... 떨어져서 살면 괜찮을꺼라고...분명..



" 민선 언니 ... 선배 걱정하고 있어요 엄청 자기 때문에 나간거 같다고 말이죠.."

" 이제 상관 없다고 그만 말하라니깐 안 도와준다?"

" 그래두 선배..."

" 괜찮아 나는 괜찮다고... 이제 신경쓰지 않을꺼고 그리고 더 이상 말하지도 마 이제..원래대로 온거니까"




그렇게 태희는 그말을 끝으로 더 말하지 않았다

나 역시 진석씨랑 민선이 둘이 있는게 더 좋을꺼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생각해..

그치만...


자꾸 마음이 걸리는게 ...

있다..



뭔가가..









그리고 어느날,





집에 먹을께 떨어져서 아침일찍 반바지 차림으로 편의점에 걸어갔다

아침 햇살이 내리째는 오늘은 왠지 모를 좋은 일이 생길껏만 같았다...


끼익-


편의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카운터를 지나서 진열대쪽으로 가서 김밥과 여러 요기를 할껏 들을 산다음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쪽에 서 있었다..


하지만 어딜 간건지 카운터에는 아무도 서 있지 않았다

뭐야.. 손님이 왔는데 그냥 가져가라는 건가?


그렇게 서 있는지 10분째 슬슬 짜증이 난 나는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혹시나 잠자고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그러다가 창고 쪽에서 문이 열리면서 알바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왔다,


끼익-



" 이봐요 내가 얼마나 기다린줄..."

" 연호씨?"



파란 모자를 쓰고 나를 쳐다보는 사람은 김진석 민선이의 선배 그 남자 였다

아니 어떻게 여기서 알바를 하고 있을거야?.....



" 잘 지냈어요?"

" 몇일 안 봤다고 무슨 잘 지내요 빨랑 계산이나 해줘요"



희미하게 웃으면서 계산기를 찍고 있는 진석씨 그는 예전에 화났던 얼굴이 어디가고

굉장히 수수한 모습이였다 얼굴에는 요즘 잠을 잘 안잤는지 피곤해 있는 얼굴이였다


" 여기서 알바 하시나 봐요?"

" 뭐 어제 새로 알바 시작했으니까요"

" 호프집은 어쩌고?"

" 그건 저녁에 하는거고 이건 아침만 하는거죠"

" 두탕 뛰는거네요? 뭐 그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라도 있나요? "

" 하하... 뭐 이제 말해도 상관없겠죠.. 사실 여행 가려고 하고 있어요 좀 멀리 말이죠"

" 멀리요?"



계산을 하면서 살짝 웃으면서 말하는 진석씨 이 남자가 말할때 마다 나는 왠지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된다....



" 민선이 있죠 스트레스로 좀 힘들어 하거든요 그래서 쉬고 싶다고 해서 여행좀 다녀오려구요"

" 같이요?"

" 왜 혼자 보내겠어요 잠깐 어디좀 같이 가자고 해야죠"

" 뭐예요 확실하게 답변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이렇게 돈 벌어도 되요?"

" 사실 이렇게 된것도 연호씨 때문이잖아요 연호씨가 그렇게 민선이랑 붙어 다니니깐 기억이 되 살아날려고
하는거고"



또 다시 말투가 까칠어지기 시작하는 김진석..


" 그래요? 알았어요 잘 갔다 오시죠?"

" 그리고 말해두겠는데 민선이 한테 떨어져 준건 고마워요 그치만 이제 제가 옆에 있을테니 연호씨는
이제 부터 라도 신경쓰지 말고 지내요 제가 다 할테니까"




....





그렇게 계산을 마치고 편의점을 나왔다,


.. 그런건 나도 알고 있다고 말 안해도 안다고...

그러니까 다 안다는듯히 말하지 말란 말야..

재수없게..



그날 유난히 아침햇살이 좋다고 느꼈던 하루가 굉장히 짜증나게 변했다

그 아침햇살 또한 ....


그렇게 그날 알바 자리 정도 알아본뒤 집으로 도착했다

더위 때문에 그런지 상당히 더웠고 땀이 장난아니게 범벅 되었다


셔츠를 벗은뒤 세탁기에 넣고 소파에 앉은뒤 선풍기를 강풍으로 틀었다

시원하게 불러오는 선풍기의 바람에 머리카락이 흔들거린다..


아아.. 기분 좋다.....시원하고....




그러고 보니 9신데 잘 놀고 있을려나 태희는..

아침일찍 간다고 하던데 뭐, 잘 놀고 있겠지?





그때 마침 울려오는 핸드폰 진동 소리,



" 위이이이잉"



왔구나 하고 핸드폰을 열어보았다

역시나 태희 공주님이 전화를 거신 거였다..

일찍 좀 전화하지 늦게 전화 하고 정말...



" 여보세요"

" 선배~~~에에에엣!!!!"

" 귀아프다 조용히 말해줄수 없니?"


굉장히 크게 소리 질른 태희였지만 난 그게 익숙해서 그런지 이제 별로 미동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 목소리에 느껴지는 태희의 상태는 .....


" 에에헤헤헤~"

" 뭐야.. 술 취한 거야?"

" 에헤헷~ 어떻게 아셨는지~요?"


굉장히 헤롱헤롱한 목소리로 말하는 태희 그러게 술을 먹지 말라고 했더만,

결국 먹었구나 나 있을때 먹지 진짜...


" 너 술 먹어도 괜찮은거야?"

" 그럼요! 문제 없습니닷!!"

" 문제 많아 보이는데?"

" 그래요? 이상하네 나 문제 없는데~ 술 몇병 마신것 밖에는.."

" 아주 놀러간게 아니라 술 먹으러 간거냐!? 그만 술 주정하고 잠이나 자!"

" 선배~ 화나셨구나? 내가 풀어줄께요~이히히히"



완전히 술에 취해서 그런지 내 말이 통하지 않았다

저대로 먹을정도면 그 친구들의 상태 역시 대충 짐작은 간다

...



" 그만 자라고! 선배 피곤하니깐 말야"

" 에잉~ 보고싶어서 전화했는데 벌써 끈어요?"

" 너의 술 주정 들어줄려고 내가 전화 받은거라 생각하지 말지?"

" 칫 그러면 나 삐져욧!!"

" 삐지는 여자 난 싫던데~"

" ...."



갑자기 말이 없어진 태희 전화기 속에서는 고요한 침묵만 맴돌고 있었다

그런 태희가 걱정 되서 몇번 말을 걸어 보았지만 전혀 대답 조차 하지 않는다..



" 야야.. 왜 그래 갑자기 삐진여자 싫어한다고 해서 그래? 아냐 물론 싫지만 넌 특별히 좋아~"

" 보고 싶었다고요.. 겨우 하루 지났는데 이렇게 보고 싶은걸 어째요.."


들썩 거렸던 목소리톤은 한 음 조용한 목소리로 변했다

가끔씩 태희가 정색할때가 있었지만 이런 목소리는 굉장히 뭔가를 바라고 있을때나

힘들때 ... 그럴때 내는 목소리 인데..


" 일주일이라고 했지? 금방 오겠네 뭐~"

" 그래도 너무 ... 너무 보고 싶어요 선배.. 밥도 잘 안 챙겨 먹고 있죠? "

" 얘가 .. 내가 어린애인줄 알고.. 다 큰 어른이니까 걱정말고"

" 에잇.. 괜히 여행 왔나보다 선배는 내가 보고 싶지도 않았나 보네요.."

" 보,보고싶지~ 당연한걸 물어보네~ 하하.. 이제 잠 자야지?"

" ...."



또 다시 침묵하고 마는 태희 정말 저럴때는 할말도 없고 내가 엄청나게 뭔짓을 한것 처럼

죄스럽게 느껴진다..



" 선배 있죠 정말 이대로가 좋다면요... 그러면.. 민선이 언니 잊어요.."

" 뭐?"

" 알고 있어요 어렴풋히 선배랑 민선이 언니 사이 좋아하고 있죠?"

" 너 저번에 ....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잖아"

" 이번만 할께요.. 그리고 확인하고 싶어요 선배 마음 .. 나 아직 확인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고 있는거
몰라요? 하긴 모르겠구나.. 아아.. 그치만 선배가 정말 가기 싫다면 내 곁에 있어줘요.."

" 태희야.."

" 약속해요.. 지금 결정해야 나.. 나나.. 떨리는 가슴 어떻게라도 진정 시킬꺼 아니예요.."




나는 그런 태희의 말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말 없이... 가만히있다가..

딱 한마디를 했다..



" 그만 자라 너 너무 취했다.."

" ...."



뚝 뚝 뚝 뚝



그말을 남기고 조용히 핸드폰을 닫았다..


그런데 왜 일까 내 마음도 태희 처럼 떨려왔다

미련이 없다면 민선이 한테 미련이 없다면 그렇다면 이러지 않을텐데...

난 아직 그녀를 좋아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지금 상황을 볼때는 난 그런 마음을 버리고 싶다

이렇게 나를 보고 있는 태희 때문이라도 버리고 싶지만..


술을 먹어도 병신 같이 침대에 얼굴을 묻고 울어보아도

길 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어도 괜한 진석씨에게 성질을 내봐도

...


지워지지 않았다..

아직.. 희미하지만 너무 깊게 내 가슴에 박혀버렸다..

그걸 빼낼려면 .. 아니 그럴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내 심장을 도려내면 그나마 괜찮아 질지도 ..

...













그렇게 2틀뒤 나는 저번에 알아본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다

여기서 10분 정도 거리의 편의점 진석씨가 하고 있는 곳은 다른 편의점이라

딱히 마주칠일도 없었고 사실 돈이 필요했다 혼자 사는 대학생이지만 돈이 있어야

먹고 살고 할꺼 아니겠는가 그리고 난 부모님이 주시는 돈을 잘 받지 않는다


항상 그런점 때문에 고생 시키는 못난 아들이지만 그래도 받으면 내 맘이 편하지 않기에..

지금도 힘드실텐데 아들 생활비 까지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기 싫었다


나도 다 큰 어른이다,

내 돈은 내가 벌고 살아야만 한다


삼촌의 가게 알바는 때려쳤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는것도

너무도 바보 같았다..


그리고 멍하니 있으면 자꾸 생각나는 뭔가가 있었다

항상 괴롭히는 뭔가....


하지만 일을 해야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










그렇게 알바를 하는 일정으로 몇일이 또 지나갔다

그리고 금요일,





9시,




편의점에서 매일 그랬던 것 처럼 홀로 정리하면서 카운터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냥 퍼 자면서 놀고만 있다..


사실 게으른 나로써는 굉장히 시간이 많고 지루한 편의점 알바는 지루하기만 했다

이럴꺼면 그냥 호프집이나 알아볼껄..


그리고 지형 때문인지 딱히 손님도 자주 오지 않았다

어둡고 구석진 곳이라..



시간이 남아 도는구나~

...




띠리리리링"


문자다..




- 선배 선배~ 나 내일 모레 돌아가요~ -

- 그러냐? 잘 놀았어?? -

- 네~ 너무 시원하게 잘 놀고 가니 피곤이 없어졌어요~ 나 내일 모레 가면 선배가 데리러 오시는거죠? -

- 혼자 올수 있잖아! -_- -

- 에잉 ㅠㅠ 혼자는 무섭단 말이예욧! 그리고 우리 언제 한번 밥 먹어야죠~ -

- 내일 모레라.. 알았어 그럼 XX 버스 터미널에서 기달리고 있을께 -

- 정말이죠!? -

- 그래 암튼 밥은 너가 쏘는거다? -

- 그럼요~!! 아아 선배 알려뷰~♡ -




푸훗,



태희의 문자를 보고 있으면 항상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말 없이 실실 거려서 사람들이 바보 같다고 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걸 어떡하나..


만약 이런애가 애인이라면 하는 생각도 하긴 하지만 ... 하하...





끼익-




황급히 문자를 주머니속에 넣고 문을 통해 걸어오는 손님을 보았다

적당한 키에 모자를 눌러쓴 남자,



" 어서오세요"



근데 물건을 찾지 않고 카운터 앞에서만 가만히 서 있는 그 남자,

왠지 수상해 보인다..


" 저기..손님 무슨 찾으시는거라도.."

" 큭..큭큭 .. 찾았어..."

" 뭐를 찾으셨단 건가요? "




그리고 천천히 눌러쓴 모자를 벗는 그 남자,

흉직한 흉터자국 까만 피부에 굉장히 무섭고 차가운 눈매 ...

범죄자의 얼굴과 사악하고도 악마같은 미소를 지으고 있다..





" 정연호 찾았다..큭큭...."










그 매섭고 무서운 얼굴은 내가 모르는 얼굴이 아니였다

아주 오래전 나랑 인연이 있으면서 사이가 안 좋은 남자....


그남자는...

















김,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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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일이 좀 있어서... 내일부터 일찍 올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