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뭐야, 이런 말도안되는 소리나 하구;;요즘 어린애들은 이런게 유행인가봐. 생각보다 유치한데
그런데 나도 20살이면 이런데 뒤쳐질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했건만 이런유치한글 보는 나이는 지난건가...]
나는 지금 한 오컬트 사이트를 보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건씩 이런글이 올라오고 그때마다 재밌게 보곤한다.
하지만 그 이상 그 이하는 아니다. 이런 수많은 공포글에 단련되있는 나로선 왼만한 글은 첫부분만 봐도 결말이 보이곤했다.
특히 심령에관한것이나 공포체험에 대해 허무맹랑한 글이 많이 올라오곤하는데 이건 그중에서도 제일 터무늬 없는 글인것같다.
이 작성자의 말에 따르면



- 다른세계로 가는법

준비물 : 10층 이상의 엘리베이터

1.우선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탈때는 혼자서）

2.엘리베이터에 탄 채 4층 2층 6층 2층 10층을 눌러 이동합니다.
（이때 누군가가 누르면 실패한다.）

3.10층에 도착하면 내리지 말고 5층을 누른다.

4.5층에 도착하게 되면 젊은 여자가 탄다.
（그 사람에게는 말을 걸면 안된다.）

5.여자가 타면 10층을 누른다.

6.누르면 엘리베이터는 10층에 올라가지 않고 1층으로 내려갑니다.
（올라가는 도중 다른 층을 누른다면 그것은 취소 됩니다. 돌아가고 싶다면 이것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7.2층을 지나치면 거의 성공했다고 봐도 됩니다.

8.성공한 것을 아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합니다.
그 세계에는 다른 사람들이 없습니다.
거기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건 여자는 사람이아닙니다.
여기까지가 내가 기억하는건데.. 틀리면 지적해줘.
참고로 돌아가는 방법은 모르는데 왠만하면 하지는 말자 -



요즘은 귀신들도 엘레베이터를 이용하나보다. 내가 어렸을적에는 학교괴담이 최고였는데 이런게 생겨날 줄은 몰랐다. 크큭...
확실히 여자귀신은 보고 싶긴하다 근데 작성자는 이걸 어떻게 안거지?


6/26

[으어, 대체 지금 몇시인거야. 난 정말 백수같아. 낮잠에서 지금 일어나다니. 이래봐도 내 첫 대학생 방학인데말야.. 그나저나
오컬트게시판에 올라오던 소설이 오늘 다음화가 나오는 날이였던것같은데.]
난 평소와 같이 오컬트사이트에 접속했고 게시판을 보았다. 평소때는 내가 즐겨보던 무당체험시리즈가 가장인기가 있었다. 내용은
나같은 한명의 백수가 무당과 같이 지내면서 체험을 올리는 글이었다. 이 시리즈는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항상 댓글순위나
조회를 보면 엄청난 차이로 1위를 하곤했다. 당연히 그날도 난 별생각없이 가장 댓글이 많이 달린 글에 손이갔다.
[어라라?? 뭐야이거..어제본 엘레베이터글이잖아 금방 묻힐 글일줄 알았는데. 이제 이 사이트도 세대교체가 시작된건가..그나저나
뭐가 이렇게 댓글이 많은거야]
난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기 시작했다. 대부분 체험글이었고 어떤이는 핸드폰으로 생중계문자까지 했다.
그중에서도 한사람은 지금 문자 생중계를 하는데 이놈덕분에 내 무당시리즈가 묻힌듯 했다. 괘씸하긴하지만 일단 궁금하니뭐..
할것두 없구 보기로했다.


-오 이런게있었다니 도전해봐야지
지금시간이면 아파트에 사람 안다닐테니 방해없을듯

-아.... 핸드폰 인터넷 상태가
오늘따라 약간 안좋내;;
생중계라고 해도 약간은 늦을수도;;

-몰라 여튼 출발했어
근처 주민인증 없는 아파트로
가는중이야

-일단 가장 궁금한 여자만
확인하고 내려볼 생각이야
조금은 무섭자나

-일단 도착하기 전에 누군가
정확하게 몇층에 가야되는지
순서대로 적어서 알려줘

-엘베 탑승 4층 가는중

-지금 651이랑 나랑 둘밖에 없는건가?;;
2층찍고 6층 가는중
오늘따라 핸드폰 인터넷 드럽게 안돌아가내;;

-6층찍고 2층으로 내려가는중
이제 슬슬 무서워지내;;

-진짜 빡칠정도로 인터넷 안돌아가내;;
집에서 길에서 할때보다 훨더 느려졌어 ㄷ
여튼 10층 가는중이야
약간 오싹해지내;;

-5층 가는중 이제 진짜 무섭다
시간도 시간대라 그런지;;
밖에 비도 오는대 ㅠㅠ

-5층 내려가는대 순간 엘베
층수 표시하는거 순간 꺼졌다;;
그러면서 핸드폰도 갑자기 스립모드 ㄷ


-방금 여자 들어왔어;;
인상착의는 그냥 회사원 같은대
이시간에 퇴근하는 인간이없자나;;
것보다 전파가 약해서 그런지 배터리도
별로 없다;; 약간 위험할듯



어라?? 모야 왜 여기서부터는 글이 올라오지않는거야. 설마 정말 다른세계로 사라진건가? 생중계라면서 벌써 20분이나 지나갔다고
대답좀 해봐 간큰 아저씨...
이사람의 상태가 궁금한건 나뿐만이 아니였나보다. 지금 엄청난 속도로 댓글이 달리고 있다. 난 원래 무서움을 잘 타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무서움을 탈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누가 뒤에서 처다보는 느낌이 들곤한다. 바로 지금이다.
[이봐 제발 빨리 무사하다는 글을 달아달라구.]
난 지금 손가락이 아프도록 새로고침을 연타하고 있다. 정말 살면서 이렇게 생판 모르는 사람을 걱정한적은 처음인것 같았다.



-미안해. 사실 경비 아저씨한테 걸렸어. 엘레베이터 스피커에서 경비가 장난치지 말라고 하더라구..
쪽팔려서 그 여자는 안중에도 없었어. 걱정끼처서 미안해.



뭐? 너지금 말다했냐? 순간이나마 긴장했던 내가 한심해 졌다. 수만은 공포글에 단련되있던 나인데..
그런데 긴장이 풀리니까 좀 출출해진듯 하다.
[24시 편의점은 집에서 꽤먼데말야..으아 귀차너]



[우우우웅...우우우웅..]
[시간에 문자가 다오네. 대체 누가인거야]



-상택아 혹시 자? 나 너무 심심해 제발 문병와주라
여기 맛난거 많아 여기서 자구가~
안자면 문자좀줘!


이놈을 말할것 같으면 어렸으때부터 친했던 놈인데 얼마전 산에서 굴러 병원에 입원했다. 허리만 약간 다친것이지만
보험금을 타기위해 일부로 입원해 있는 중이었다. 특히 능글맞게 부탁하는 데는 이골이 난 놈이었다. 평소같으면 새차게 거절하겠지만
편의점보다 병원이 가까우므로 가기로 했다.



-알았어 친구 조금만 기다리라고
대신 맛난거 마니줘어


이제 슬슬 병원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집에서 병원가는 길은 현재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다고 마구 파헤쳐논 상태인데
괸히 오늘따라 유난히 무서워 보였다. 정말 이런곳은 담력 테스트 하기엔 딱인데 말야.


드디어 병원에 도착. 엘레베이터 앞에 서있는데 괸히 아까본 엘레베이터괴담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사실 이 병원은 생긴지
얼마 안된데다 꽤 크다. 게다가 엘레베이터도 많아서 장난을처도 걸릴확률도 적은데다 밤이라 그런지 사람도 안보였다. 괸히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고민좀 하다 결국 친구에게 문자 보내놓고 잠깐 엘레베이터 장난을 치기로 했다.


-이제 병원 다와가
미안한데 컵라면물좀 끓여줘~



[그런데 4,2,6,2,10 순서가 맞았던가? 그다음이 아마 5층이었지. 이히히, 여자는 예쁠라나]
이 엘레베이터를 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엘레베이터는 쓸대 없이 넓은것 같다. 혼자 서있는데 스스로 뻘쭘해질 정도다.
처음 4층을 누르고 2층,6층 2층에 도착한후 10층을 눌렀다.
[정말 이 병원 더럽게 크긴하구나. 뭔놈의 병원이 10층이나 되냐. 전기세 내려면 허리좀 굽겠네]
쓸대없는 생각을 하며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만졌다. 이때까지는 별생각 없었지만 슬슬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10층입니다. 드르륵..]
10층문이 열렸다. 괸히 이 소리가 무섭게 느껴진다. 친구가 입원한방이 10층이라 그냥 갈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문이 닫기고 손가락을 5층에 갖다덴체 잠깐 멈칫했다. 대체 내가 이걸왜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순간 두려움에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는 날 발견하고 피식하며 5층을 눌렀다.
[될때로 되라지..]
그 글에 따르면 이것이 성공하면 5층에서 한 여자가 탄다고 했다. 8층, 7층, 6층.....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게다가
내착각인지 몰라도 '파밧'소리가 들면서 불이 한번깜빡인것 같았다. 내 착각이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소리가 들려왔다.
[5층입니다. 드르륵...]
[!!]
정말 누군가 있었다. 그것도 여자다. 게다가 날 처다보고 있다.
[하..]
간호사였다. 내가 너무 티나게 놀랐는지 날처다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꽤 예뻣다. 그 간호사는 다소곳하게 들어와
내앞에 등지고 섯고 난 친구가 입원한 층을 누르고 뻘쭘해져 핸드폰을 만지는척했다. 평소같으면 문자보내면 20초안에 답장이
날라와 날 항상 놀라게 했던놈인데 지금은 아직 답장이 오지않았다. 보나마나 문자 못받은척하고 능글맞은 얼굴로 날반길게 분명하다.
그나저나 저 간호사는 몇층을 가는건가생각을 하는순간 소름이 끼처왔다. 적어도 내 기억에는 저 간호사 층을 안눌렀다.
게다가 얼마 안있엇지만 들어와서 이상하리만큼 꼼짝도 않고 있다.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떨리는 눈으로
엘레베이터 층수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