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 얼마 전에 행정병에 대해 나름대로 구체적으로 적어봤었는데..

조회수가 좀 되더군요 ㅋㅋㅋ 댓글이 적어서 그렇지..

도움이 되신 분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엔 CP병에 대해 함 적어보고자 합니다.


왜냐? 가면 좋은 보직이니까요 ㅋㅋㅋ


이번에도 귀차니즘이 발동하신 분들은 굵고 색깔있는 글씨만 읽으셔도 됨 ㅇㅇ

제가 부대에 있을 때, 저와 2주 차이밖에 안나는 맞선임이 CP병이었습니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나름 알고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좋은가. 이제부터 설명 들어갑니다.


우선 CP란 Command Post의 줄임말로, 그 뜻은 지휘통제실 이라는 의미입니다.

지휘통제실이란, 각 참모부 과장 및 지휘관들이 모여 작전을 지휘하는 곳으로, 어쩌구 저쩌구 샬라 샬라..




다 집어 치우고, 그냥 지휘관이 있는 곳이라 생각하셈요

그렇다면, 이 CP병으로 어찌 선택이 되는가?! 심오합니다.


제가 알기론 CP병은 지원이 안되는걸로 알고 있어요. 이미 자대배치 받은 사람 중 "이 사람이 괜찮겠군" 하는 인간을 뽑아가는겁니다.

그리고 주임원사와의 슈퍼위크 오디션을 본 뒤 최종합격 하는거죠.



그럼 하는 일은?

우선 각 보직마다 주특기가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흔히 생각하는 소총수는 말 그대로 소총이 주특기입니다.
말이 주특기지 사실상은 이것저것 다 하죠. 삽 주특기부터 공사에 버금가는 진지보수 특기까지.. ㄷㄷㄷ
제일 많은 보직이지만 정말 대단하신 분들임.

운전병은 운전을 하고 통신병은 통신관련 업무를 하고 정비병은 정비를 하듯이..


CP병의 주특기는??
네, 그렇습니다. 커피 타는겁니다. -_-

지휘관의 비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마 군대에서 평생 먹을 커피를 탈겁니다.

지휘관이 커피를 싫어한다면?

다른 간부들이 시킵니다잉ㅋㅋㅋ "야, cp야 커피 좀 타와라"


나중엔 작은 쟁반에 종이컵 커피를 가득 담아 다방언니를 능가하는 능숙함으로 커피를 배달합니다.

그래서 CP병은 컵 마다의 들어가는 물의 양을 알고 있고, 반응로를 설치한듯한 속도로 커피를 제조해내죠.

짬좀 되면 페트병에 커피를 한가득 만들어놓기도 합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1.5L 페트병에는 맥심 11개가 답이다."

근데 정말 맛있습니다ㅋㅋㅋ


평소에는 지휘관 실 옆의 CP실 이라는 곳에서 일과시간 내내 대기합니다. 지휘관이 퇴근할 때까지요.

대기하면서 뭘 하냐.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독서를 하거나 커피 한잔의 여유, 티타임을 즐기기도 하지요..
근데 정말 거기 있으면 독서왕이 됩니다. 하루 한 권은 거뜬하죠.
나중에는 자기개발을 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복학 준비나 자격증 준비가 그것이죠.

게다가 부대 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부대가 1호차 운전병（지휘관 운전병）과 같이 대기합니다. 혼자가 아니니 말 할 상대까지 있죠. 뭐 선후임이 같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지만 서로 같은 환경에 있다보니 금방 친해집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 주제, 뭐가 편하냐? 바로 저게 다입니다. 저렇게 2년 생활 하는거에요.


훈련? 다른 보직들은 무조건 하는 것에 비해 CP병은 복불복으로 하게 되지요.

무슨 말인고 하냐, 지휘관의 사정에 따라 아예 훈련을 안 할 때가 있다는겁니다.
일정 확률도 훈련Pass가 가능한거죠. 여기서 주임원사라는 분과 친해지면 그 확률이 소폭 상승합니다ㅋㅋ
（그렇다고 꾀병이나 야부리 등 계산적인 행위를 해서는 아니됩니다. 그냥 운에 맡기라는 말입니다.）

어느정도냐, 군생활 내내 유격을 안뛸 가능성도 있고 남들 덜덜 떠는 혹한기 훈련에 난로를 쬘 수도 있습니다.
이건 말로 형용할 수 없으니 패스.


그리고 군생활의 주적, 각종 작업.

CP병은 근무지에 있는동안 작업 열외입니다. 네, 안해요. 지휘관 지켜야지요.

-_-이게 별거 아닌것 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큽니다ㅋㅋㅋ



그렇다고 단점이 아예 없다면 그건 반칙이죠.

CP병도 힘든게 있습니다. 일단 대부분의 지휘관들은 주말까지 출근을 해서 업무를 봅니다.
그럼? 당연히 CP병도 근무지로 들어가야 합니다. 남들과 같이 체육활동을 하거나 TV를 보다가
난데없이 올라가는게 굉~장히 흔합니다.

그리고 항상 긴장해야 하고 완벽해야 합니다. 그 부대 울타리 내에서 가장 높으신 분의 시중을 드는 일이니 긴장을 안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지휘관이 대령이라 치면 중령들도 굽신굽신 하는데, 일개 병사가 긴장한 기색이 없다면.. 꼬이는겁니다.

지휘관의 성격이 좋으신 분이라면 약간의 실수는 귀엽게 봐주시긴 합니다.

그러나!

어느 지휘관이든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군 기본 자세이지요. 거수경계 시 손가락을 똑바로 하지 않다던가, 간부를 보고도 그냥 지나친다던가, 걷는 자세가 불량하다던가..

이러면 즉시 휴가 짤리는건 기본이고 지휘관 재량에 따라 영창 및 보직변경（?）까지 이뤄지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년까지 긴장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이 보직 또한 휴가를 마음대로 못나갑니다.

그럼 언제 나가냐? 보통 지휘관이 휴가를 나갈 때 같은 기간으로 나갑니다. 간혹 지휘관의 허가 하에 나가기도 하지만..

어쨋든 군생활 자체는 쉽지만 휴가는 그만큼 못나가는 보직이기도 합니다.



뭐 여기까지가 CP병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제 맞선임도 스스로 CP병은 꿀보직이라고 했었죠. ㅋㅋ



하지만,

분명 편한 보직임에는 틀림없지만 출타가 흔치 않고 남들 다 가져가는 추억도 별로 없죠.



개인적으로 지인이 CP병 간다고 하면（물론 대부분이 랜덤으로 배정되지만） 비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나중에 친구들 만나면 할 얘기가 없어요ㅋㅋㅋ

좀 과장해서 친구들한테 "나 CP병 나왔음ㅋ" 하면 얘기에 안껴줌ㅋㅋㅋ




간단히 쓰려다 여기까지 써버렸네요. 솔직히 이건 저번 행정병 편처럼 도움을 드리기보단 CP병이 뭐하는 건가 하는 정보를 드리기 위해서 썼습니다.


혹시나 다른 궁금한게 있으신 분들은 주저말고 저에게 쪽지는 사절합니다.


걍 알아서 찾아보세요 ㄱㄱㄱ




그럼 다음 편에서 봅시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