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17-02-14 12: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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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이야기: 1편 http://huv.kr/pds657593
（특전사의 독수리 훈련 두번째 이야기）
60트럭에 짐짝처럼 실려 기차역에 도착한 우리는 다시 기차로 갈아타고 공중침투팀 들의 집결지인 대구 모 기지로 다시 출발을 했다.
기차에 들어서자 풍겨오는 민간의 냄새...음.. 아가씨의 향수냄새도 섞여있는것 같았고..샴푸냄새 와 비누냄새도 풍겼던것 같다.
하지만 이내 그 향긋한 냄새들을 순식간에 기화시켜벼린 군인들의 냄새...개인화기에 발라져있는 중강유 냄새와 군화..그리고 땀에
찌들은 군복에서 흘러나오는 정체불명의 냄새들... 이미 그 기차는 우리들의 냄새로 오염이 되버렸던 것이다.
열차 한량을 우리 부대원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에 뭐 당연히 민간인은 없었다. 그냥 순식간에 군용열차가 됐다.
자리에 앉아서 지도를 꺼내들고 교신에 필요한 방위각을 확인하면서 재차 점검을 하다가 이내 잠이 들어버린것 같았다.
내옆자리에 앉아있던 지역대본부 통신주특기 조수 김상병의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니 이미 기차는 종착역인 대구역 플랫폼에 들어서고
있었다. 머리털 나고 처음 와보던 대구 였는데 니미 여행이 아니라 훈련 때문에 온것이 억울했던것 같다.
한국의 미인들중 40% 는 대구에 있다던데..... 눈씻고 찾아봐도 내주위에는 얼룩덜룩한 옷을 입은 아저씨들 뿐이었더랬다,,
우리가 보여지는것도 대민피해 였을까? 민간인들이 모두 내리고 사라진후 그때야 특전배낭을 메고 우리들은 조용하게 내려서
다시 60트럭에 짐짝처럼 실려서 모 기지로 출발을 하게됐다. 대구시내를 빠져나와 달리고 달려 드디어 도착하게된 모 공군기지..
정말 장관이었었다. 엄청난 크기의 기지 규모에 우리느 입이 벌어졌었던것 같다.
후문을 통해 특전사 팀들의 집결지인 활주로 근처로 가니 그곳 또한 장관 이었다.. 특전사 전여단에서 올라온 각 팀들이 이미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1공수 3공수 5공수 7공수 9공수 11공수 의 각 팀들의 텐트에 있던 각 지역대의 온갖 깃발들을 보자 진짜 이건 뭐
십이지신상을 보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더랬다. 참새（독수리）..날으는 호랭이（비호）..갯지렁이（흑룡）..쎄면발이（귀성）..조랑말（천마）
번개맞은 쥐포（황금박쥐）..우로봣 똥개（흑표）... 이게 무슨 신을 모시는 사당에 그려진 불교의 그림들도 아니고...히익;;흉해라;;;
분명 저 각 여단의 팀들중에 내동기도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나 반가웠던것 같다.. 2년동안 어떻게 변해있을까? 특전교육단
에서 자대배치를 받으면서 헤어진 이후로 근2년동안 한번도 본적이 없었던 내 사랑하는 동기들이 너무나 궁금했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우리여단 팀들을 끝으로 전여단 에서 올라온 작전팀의 집결이 끝난 상태였다.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이미 준비되었
던 우리여단 텐트에 들어가 짐을 풀고 곧장 장비점검에 들어갔다.나는 통신 조수인 김상병과 함꼐 AM/FM 무전기 및 팀작전간 쓰여질
휴대용 무전기와 여러가지 장비들을 점검 하면서 하나하나 다시 체크하고 작동상태를 확인하면서 바쁘게 움직였다.
지역대장과 정작장교 행보관 또한 온갖 지도를 펼쳐놓고 다시한번 작계 점검을 하면서 정신이 없어보였다.
아...지역대본부팀에 있으면 뭐 마음은 편했다.. 갈구는 고참하사들이 없었기때문에... 하지만 지역대장과 행보관이 있기때문에
훈련간 자율성? 을 보장받기 힘들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자율성이란...음.... 당연히 술도 한잔하고 깔아지기도 하고 그런거지 뭐 ㅋㅋ
특전사는 팀훈련이 정말 많다. 한개팀 11명이 하는 훈련이 많기 때문에 힘도 들지만 또 그만큼 재미도 있는것이 팀훈련이다.
그런데 니미 지역대장과 행보관 이 꼰대양반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자율 따위는 생각하지도 말아야겠다는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그렇게 도착하자마자 분주하게 정비를 하고 공군부대 측에서 제공해주는 식사를 먹고 잠깐의 개인정비 시간을 받
을수있었다. 빨리 동기들이 여기에 왔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다른여단 팀들이 모여있는 텐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넓직한 분대형 텐트 안에 누워서 신문을 보고있는 중사.. 열심히 개인화기 정비를 하고 있는 하사.. 껄껄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는
중사들... 죽어라 군화를 닦고있는 일병.. 일상적인 모습들이 모두 우리와 다를바 없었다.. 그렇게 둘러보면서 다니는데 내동기 비슷해
보이는놈이 한명도 없어서 실망감을 안고 발걸음을 돌리려는 그때 등뒤에서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어이! 우로봣 똥개!!（13공수）"
어떤새끼 가 감히 신성한 흑표님을 똥개라 부르는가! 내 니놈의 주둥아리에 수류탄을 까넣어주마! 라는 생각으로 뒤돌아보니 그렇게나
찾고있던 정말 반가운 동기놈 이었다..
"야! 이새끼!! 참새짹짹 새끼가 감히! （1공수）ㅋㅋㅋㅋ 살아있었냐?? 이새끼 얼굴이 많이 상했다? 고생좀 했나보네 ㅋㅋㅋ"
"닥쳐 이새끼야 ㅋㅋㅋ 촌구석 컨츄리 여단 아니랄까봐 니몸에서 소똥 냄새 난다 이새끼야 낄낄낄 ㅋㅋㅋ"
（1공수 3공수 5공수 9공수 707특임대 ->서울에 위치한 재경여단 / 7공수 11공수 13공수->지방에 있는 시골여단 ）
"아오 이새끼가 ㅋㅋㅋ 4차선 도로 때문에 부대가 나눠진 여단은 참새 밖에 없어 임마 ㅋㅋㅋ 서울촌놈의 새끼들 ㅋㅋㅋ"
（1공수는 진짜 여단이 도로 때문에 부대가 나눠져있다. 부대에 육교가 있는 전국 유일무이한 부대임）
"조까라마이신 이다 ㅋㅋ 컨츄리 여단은 오전일과가 소똥 치우기 오후일과가 밭갈기 라며?ㅋㅋㅋㅋ"
참..너무나 오랜만에 만난 동기랑 별 시덥지않은 농담들을 주고받으면서 너무나 즐겁게 이야기를 했던것 같다.
동기라는 이름만 들어도 반가웠고 마음이 뜨거웠던 시절.... 잠시후 9공수 와 7공수의 동기들도 만나게 되면서 정말 마음 같아서는
판벌리고 거하게 소주한잔 털어넣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근2년만에 동기들은 많이 성장하고 발전해 있었다.. 물론 우리 서로는 알았다. 그 지옥같던 막내하사 시절을 어떻게들 보냈을지..
다른 여단의 분위기도 별반 다를것없는 똑같은 특전사 였기때문에.. 그냥 서로들 누가 더 고생했네 어쨌네 하는 쓸데없는 부심은
부리지 않았다. 말안해도 서로가 너무나 잘 알았으니까 ㅋㅋㅋ
그이후 우리는 서로 눈치들을 봐가며 저녁식사 후 만나서 담배도 피우고 특전교육단에서 그랬던 것처럼 즐겁게 아주 즐겁게 지냈던거
같다. 그리고 며칠 간격으로 다시 헤어지게 됐다. 텐트에서 정비하고 있던 어느날 멋드러지게 위장을 하고 온몸에 온갖 장비들을
주렁주렁 메달고 1공수 동기놈이 내가 있는곳 까지 찾아왔다.
"야 임마 우리 떠난다. ㅋㅋ 또 언제 볼지 모르겠지만 다치지말고 건강해라 임마. 뒤지지말고"
"오늘 참새 투입 이냐?ㅋㅋ 오늘 너 왠지 낙하산 기능고장 날거같다 ㅋㅋㅋ내가 니낙하산에 침 발라놨거든 ㅋㅋㅋ"
"조까 이새끼야ㅋㅋ니 낙하산은 찢어져있을거다 ㅋㅋ 잘살아 이새끼야 우리 전역하는날 꼭 만나자! "
그렇게 서로 뜨겁게 악수를 하고 동기는 이내 뒤돌아보지도 않고 팀의 집결지로 다시 뛰어갔다...
왠지 그냥 콧날이 시큰했다.. 달려가는 동기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감수성이 폭발 했던거같다..
잠시후 하늘을 올려다보니 동기가 타고있을 MC-130 한대가 석양이 지고있는 대구의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뭐 어차피 강하지역 도착하면 비행기에서 뛰어내릴테지만 ㅋㅋㅋ
그때는 몰랐다..그때의 만남이 마지막 만남 이었다는 것을.. 전역후 만나기로 했었지만 그날 그 동기는 못나와서 만나지 못했었다.
전역후 몇년뒤 그 동기녀석 교통사고로 저세상 갔다는 말을 들었을때 독수리 훈련때 만났던 그놈의 모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그자리에서 눈물이 나왔었다. 글을 쓰다보니 그때의 생각이 다시 나서 괜시리 울컥해진다.. 오늘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군시절
사진 이나 꺼내보면서 소주나 한잔 털어넣어야 할거같다.
그렇게 동기들이 있던 다른여단의 팀들이 투입된후 그 다음날 곧 우리팀 에게도 출동명령이 떨어졌더랬다.
（쓰다보니 점점 길어지네요! 글이 많이 지루해도 끝까지 써보겠습니! 좋은하루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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