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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안에서 성냥을 켜 촛불을 켜본다.



작고 짧은 소리와 함께 성냥은 어둠속에서 도도하게

그리고 검게에 타들어가며 자신의 흔적을 촛불로 남기둔체

이윽고 손끝에서 떨어져 어두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쳐 내려간다.

그리고 촛불은 자신이 받은것이 어떤것인지 아는것인지 모르는것인지

그저 자신을 태워가며 주위를 주홍빛 은은한 빛을 뿜으며 주위를 따스하게 감싸앉을뿐...



어두운 밤

나는 나홀로 나무 의자에 그 촛불을 응시하고 있노라면 ..

묵묵히 도도하게 그리고 홀로 타오르는 불꽃이 그저 가련해 보일뿐...

무신경히 바라본 어두운 창밖에는 가느다랗게 떠있는 손톱달만 떠있었다.


나는 바르바로크 아마 이 집에 살고있는 사람일것이다.

내 서랍속 내 일기처럼 보이는 노트를 보자면

주변인들은 나를 바르 라고 부르는것 같지만

잠시 곰곰히 생각해보면 더이상 나를 바르라 부르는 이는 더이상 존재치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중요치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나는 어떤 불명의 이유로 기억을 잃은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찌하여 이 집에 살고있으며 살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알고있는것이라고는

위에서 말한것과 같이 나의 일기처럼 보이는 일기장이 이 방안의 서랍속에 있었으며

방안 벽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아하니 나는 이곳에서 꽤나 오래 산것 처럼 보인다는것이다.

다만.. 벽에 걸린 사진은 모두 나의 사진이며

모두 나 혼자만이 나와있는 독사진이고

이 방에 존재하는 모든 사진은 나에대한 사진만이 존재할뿐이다.

그리고 그 사진속 나는 언제나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진만이 있지만

그 사진속의 남자는 모두 웃지않는 무뚝뚝한 무표정을 하고 찍혔는걸 보아

사진속 나는 그닥 사진을 찍는것을 좋아하지 않는것 같다.


나는 촛불에 작고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책상위에 어지럽게 널부러진

깃털펜과 양피지 종이를 바라 보았다.

그 종이에는

흰 종이에 검은 글자라는 조합에는 어울리지 않는 붉은 흔적이 남아있었고

그 흔적이 없더라 하여도

무어라 급하게 그리고 읽기 어렵게 휘갈겨 쓴 글은 한눈에 보아도

그중 읽을수 있는 글귀는..

가장 맨 처음 문단의 첫번째줄 첫단어

나는 .... 뿐이였다....








고요히 타들어가는 촛불위의 공기가 일렁이고

여전히 불꽃은 도도하고 고요하게 초위에서 타들어가지만

촛대는 아무런 소리 없이 서서히 작아지고 이윽고 녹아

도도히 타오르던 주홍빛 따스한 불꽃은 희미한 연기만을 남긴체

사라져갔다....




어두운 밤...

창밖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손톱달의 푸른 달빛이 창을 통해

방으로 스며 들어오고

나는 그 달빛을 의지하여

다시금 하나의 초를 촛대에 꼿고 아무말 없이 성냥에 불을 붙혀

촛불을 밝힌다..

그리고 나는 의자에 일어나 촛대를 든체 천천히 이 방의 문앞까지 걸어갔다.

이곳에서 정신을 차린지 3시간....

나 바르바로크라는 사람은 어찌하여 이곳에 아무런 기억없이

펜과 양피지로 어지럽혀진 책상위에서 깨어났는지는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알수있었다.

나는 분명 좋지 않은 상황이며 그 상황을 알고 해쳐나갈 길은

이 문 너머에 있을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결국 언젠가 내가 원하는 원치 않든

이 문을 나 스스로 열고 나가야한다는것을..

나는 왼손위에 촛대를 들고 오른손으로 문고리를 잡았다...

오른손을 통해 전해져오는 차가운 촉감이

내 팔을 타고 직접 내 머리로 전해졌다..

마치... 나로 하여금 이 방을 벗어나지말라고 경고하는것 같이 말이다..

그리고 그 차가운 촉감만큼이나 차갑고 무거운 공포가 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스믈스믈 올라와 내 등줄기를 타고 서서히 올라와 내 온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어디선가 서서히 희미하게 들리는 복도의 발소리..

그것이 누구의 발자국 소리인지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서서히 그 발자국소리는 점점 선명하게 그리고 서서히 가까워지고

나는 그저 문고리를 쥔체 얼어 서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촛대위 촛불은 말 없이 고요하게 타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