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에서 정신과전문의 분이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강연을 하신 적이 있는데, 내가 늘 지향하던 사랑의 모양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주시더라

상대를 좋아해서 도파민이 뿜뿜하는 건 통상적으로 24개월 정도인데, 신체에선 그걸 일반적이지 않은 위기상황으로 인지해서 도파민 분비를 줄이게 된대. 만날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하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도파민 분비로 두근거림이 사라지는 걸 "권태기가 왔다."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건 그냥 호르몬 작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여전히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그 이후에 그간 쌓아 왔던 신뢰와 함께 했던 경험들로 공고해진 관계성으로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몸이 회복의 기간을 거치고 나서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도파민 분비를 시작한대. 

그런 과정들을 반복하다 보면 노년이 되어서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거지.

강의 내용에 추가로, 나는 처음 그 사람을 좋아하고 만나기로 결심했던 그 감정과 마음에 대한 "책임감"과 연인 사이에 응당 예의로서 갖추어야 하는 "의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연애를 도파민 터지는 사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한 연습과 단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서야. 그게 연애하는 상대방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서 늘 연애 시작 전에 그 세바시 영상을 함께 보고 깊이 대화를 나는 후 시작하는데, 아직까지 결혼도 못했고 지금도 솔로인 걸 보니 참 쉽지가 않다

쓰다보니 갑자기 담배 땡기네 담타 다녀옴ㅂ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