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4 18:49:46

1

난 두실 지하철역 2번 출구 바로 100미터 안에 살고있다
얼마전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맥도날드 바로 오른편에 있는 병원에 나일롱환자로 들어갔다
근데 잘못된 정보로 나는 그 왼편에 있는 행림병원으로 들어가버렸다
무식의 결정판이었다
진짜 난 좀 모자라는거같다 거긴 요양병원인데...시발

두번다시 겪고 싶지 않고 겪어서도 안되는 더러운 것을 목격했다
바로 일주일 전의 일이다
이 일을 스레에 쓰기 전에 생각했다
내가 이걸 쓰거나 해서 귀신같은걸 불러들이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왜, 괴담을 쓰면 괴담이 된다지 않은가
난 그짝나는 건 아주 사양이다
하여간 내 썰 들어줄 사람있으면 좀 봐주기 바란다
참고로 나만이 이 일을 겪었을 리는 없다고 생각이 들 만큼 광범위한 공포였으니까.

3

보고있어~

4

병원 입구에 들어섰을 때의 시각은 밤 열한시 오분이었다
난 부산대 앞에서 알바를 하고 마친 후여서 문자 확인을 늦게 했다
그냥 우리집에서 제일 가까운 병원이래서 행림병원으로 들어가버렸다
문이 잠겨있어서 경비아저씨의 도움으로 계단으로 들어섰다
비상계단 3층까지 같이 가시던 아저씨는 소변이 마렵다면서 밑으로 내려가셨다
동생이 전화를 받아 자신이 2층에 있다고 말하기에 나도 한 층 내려갔다
이 병원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비상계단은 꽤나 좁고 협소한 공간인데,
그 공간에서 어림잡아 서른 개 정도의 계단을 밟았는데 하나하나 밟을 때 마다 이상하게 기분이 저조해졌다

등골이 오싹함과 동시에 귀에 티비가 꺼지는 것 같은 팟 하는 소리가 들렸다
리모컨으로 전원을 켜는 그런 소리말이다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고 엎드려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는 듯한 그런 빈혈 느낌이 났다
그리고 갑자기 코를 찌르는 쓰레기 냄새
깜깜한 눈 앞이 화악 하는 소리와 함께 밝아졌다

정말 이건 꿈이나 거짓말이 아니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있는 계단 평편한 곳에 물웅덩이가 보였다
쓰레기냄새는 점점 심해졌다
몸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5

내 느낌으론 적어도 오 분 정도 몸이 굳어있었다
저주 비디오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중에 제목은 모르겠는데 더빙?이라는 비디오였던 것 같다
그 비디오의 마지막 노이즈편에 나오는 원한어린 여성의 얼굴이 있다
갑자기 그런 모습을 한 형체가 그 물 웅덩이에서 홀로그램처럼 나왔다

6

쓰레기 냄새는 형체가 나오자 선명해졌다
코가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너무 끔찍한 냄새 시체냄새가 저럴까 싶었다
무섭다기보다는 너무나 추웠다
처음에는 홀로그램같은 형체가 선명하진 않았다 그런데 점점 선명해지더니
정말로 정말로, 진짜 마치 사람같은 모습이 되었다

아 좀있다 알바가야하는데 일찍 시작할걸 그랬다

7

여자는 깨끗한 얼굴로 씨익 웃었다
미인이라고 할 수는 없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쓰레기냄새에 비해 꽤 깔끔한 모습이라
무섭진 않았다 단지 추웠을뿐이다
나는 빨간 폴햄패딩을 입고 있었는데 여자는 웃으면서 내 옷 로고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목소리는 놀랄만큼 선명했다

그거 벗어

나도 모르게 네? 하고 대답했다 여자는 작게 웃더니

벗으라고 씨발년아

하고 말했다
목소리는 침착하고 안정적이었다 보통 생각하는 지직거리는 목소리가 아니라
진짜 사람과 대화하는 정도의 퀄리티였다

아 예....하고벗었다
벗으니까 따듯해졌다.
이떄까지만 해도 난 이 귀신이 나쁜귀신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등신같이

9

일단 알바를 가야 하니까 다녀와서 마저 썰 풀게
듣고있는 사람이 있다면 갱신이라도 좀 해주면 좋겠다
이거 풀기로 한 이상 반드시 풀고야 말테다
혼자 알기엔 너무 서러워

놀부심보일진 몰라도 너희도 알아라
그리고 절대 비상계단 비추한다 손시려
그리고 참고로 미리 말하자면 위에 언급한 내 패딩은 무사하지만
이틀전에 아빠에게 부탁해서 버렸다

10

갱신!
얼른 갔다와서 풀어줘ㅠㅠㅠ

2011/02/15 00:47:30

18

벗어든 패딩점퍼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는 깨끗하고 흰 손으로 내손에서 잡아챘다
새 옷을 받아든 아가씨처럼 즐거워하는데  참 기묘했다
그리고 내 귀에서 삐이이이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나 이명이 아니었다
그녀가 내 점퍼를 든 채로 오른쪽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내는 소리였다
웃는 게 구역질날 만큼 섬뜩했는데, 무슨 용기였는지

저기, 드리면 돼요?

하고 말했더니 그녀의 미소와 삐익 하는 소리가 사라졌다
정적만이 감도는 비상계단, 그리고 썩은내

그녀가 갑자기 내 점퍼를 내팽겨쳤다
그리고 5칸 정도 위에 있는 내게로 조금씩 다가왔다

좆같은년아 니가 날 알아?
씨발 씨발 씨발씨발씨발....

깨끗한 얼굴, 악취나는 주위 환경 그리고 일그러진 여자의 표정

19

욕하는 귀신이라니... 뭔가 신선한데?? 그래도 겪어 보고 싶진 않다.

20

씨발씨발 거리던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가라앉더니 내게 손을 내밀었다
뭘 달라는건지 몰라서 저기요...? 하고 말했더니 갑자기, 그래 이건 갑자기였다
소설이나 만화같은데서 갑자기 라는 말이 굵은 글씨로 나올때 그런 느낌일거야
세상에 그때 난 오줌도 좀 지렸다

그 여자가 그 쓰레기같은 물 웅덩이에서 발을 뺐다
 난 뒷걸음질 치면서 한칸한칸 올라갔는데 그녀는 계단 두개를 밟은채로 날 응시했다

엄청난 거구였다
키가 적어도 180은 넘었다
그리고 얼굴은 처음의 그 깨끗한 얼굴이 아닌 점점 처음 말했던 저주비디오의 노이즈에 비춰진 그 일그러진 얼굴로 변해갔다
영문모를 공포 상황에 난 청바지에 오줌 지린걸 깨달았다
그리고 평소에 괴담같은걸 읽으면서 아 난 귀신만나면 대화로....

이딴게 생각났다

아주 지랄이었다
하필 봐도 저런게 걸리냐.. 싶었다
여자는 스스로 자신의 입가를 쥐고 부욱 찢었다

22

입을 찢은 그녀의 얼굴은 이제 절반이 입이었다
그리고 피 묻은 자신의 손을 보더니 눈썹을 찌푸렸다
여전히 나를 향해 몸을 구부린 채로 여자는 나랑 눈을 마주쳤다

눈동자가 자유로귀신처럼 패인것도 없는것도 아닌게 뭐라고 해야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어짜피 내가 본거고 남이 본게 아닌 이상 정확한 설명은 없겠지
하여튼 괴기스러운 눈으로 날 응시하던 그녀는 또 말했다.

23

니가 날 안다고 생각해? 그래서 말거는거가? 니 아가리도 찢어지면 어떨꺼같노?
난 닐 모르지만 니가 밉다고, 난 죽었고 닌 살았는데 니가 좋겠냐? 이 씨발년아
말해봐 말. 니년도 씨부리겠지 말 씨부리라고 씨발년아!!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그 폭언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25

필사적으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발이 얼어붙어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빌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그냥 무조건 빌었다
내가 살아있고 그녀가 죽어있기 때문에 밉다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내가 빌자 그녀는 내쪽으로 수그린 몸을 일으켜세우고 찢어진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더니 다시 내쪽으로 발을 들었다
난 떨리는 몸으로 계단을 한칸한칸 뒤로 밟으며 윗층으로 향했다

27

난 필사적으로 더 크게 외쳤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제발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가소로웠던건지 아니면 정말 마음이 동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내쪽으로 다가오면서 잠깐 침묵하더니 입을열었다

니가 미운건 니탓이 아니야 니가 잘못한건 없는데 니가 미우니까 내가 어찌까?
어찌라고 씨발 니년이 날 아냐고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는 아까 집어던진 내 점퍼를 줍더니 내게 건넸다

입어 그리고 니도 날 알아보라고

무슨뜻이었는지 지금은 알았지만 그땐 이해가 안됐다

30

여전히 내게 내민 채 거두어들이지 않은 손이 썩어들어갔다
아까도 말했지만 주위는 불이 켜진 것처럼 환했다
다큐멘터리에서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빠르게 보여주잖아? 그런 느낌으로 손부터 시작해서 그 깨끗한 얼굴이 썩어가면서 점점 뭉그러졌다
악취는 이제 코가 마비될 정도였다.
고작 일주일 전이라서가 아니라 너무나 강렬하게 내 뇌에 박힌 장면이었고
그녀의 아스트랄한 욕설과 폭언은 지금까지도 토씨 하나 잊혀지지가 않았다
지금 쓰면서는 과연 내가 정말 그 일을 겪었던것인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였다

32

정말 더러운 경험은 여기서부터다

34

그 썩어서 뭉그러진 손으로 내 머리채를 잡아끌고 그녀는 낮게 속삭였다

씨발년....개같은 갈보년....애비 좆쳐빨고 애미 배에다 칼꽂고 오라비 자지에다 배 부빌년

...X오씨....（승오, 승호, 성호, 성오 등등 정확하지 못한 발음이었다）

그리고 침묵하더니 또다시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애비 좆에서 나온 국물이 시원하더냐? 오줌받아먹고 정액받아먹고 오줌싸니 오줌이 진하더냐?
개씨발년아 니년 보지에서 뭐가 나올것같냐 씨도둑질한 개같은 갈보년아
니 다리사이에 모래 집어넣고 눈깔에서 뭘 박아줘야할까?!
뜨거운 기름을 코로 마신적있냐? 니년도 먹어야해 개 씨발년아
씨발년 씨발년 지애비 국물 쳐먹고 남의남자 자지에 환장해서 보지가 마를날없는년아

토씨하나 잊혀지지않을 더러운 말에 난 눈물이 났다
아마 울었던 것 같다.

그녀가 내 머리를 쥐고있었는데 그녀가 설명한 상황이 내 머릿속에서 동영상처럼 펼쳐졌다

아버지와 붙어먹고, 어머니를 죽이고 오빠와 붙어먹고 남의남자 꼬시고
한편의 막장드라마가 내 머릿속에서 펼쳐졌다
아직도 잠을 자면 저 꿈을 두번에 한번꼴로 꾼다. 기가 막힌다

36

자작나무 타는 냄새가 좀 나긴하지만 끝까지 써봐 결말이 궁금하군

37

>>36

자작나무...내가 자작이면 나중에 낚시라고 선언할게
하여간 아무리 자작이 많고 헛소리가 많다지만 내가 정작 저런소리 들으니 기분이 좀 그렇네

38

난 그 영상의 주인공이 누군지 깨달았다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계단이라 아팠지만 꾹 참고 그녀의 하체를 부여잡고 꽉 끌어안았다
냄새가 심했지만 참았다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정말 진짜 죄송해요 용서해주세요 근데 제가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놔 이 씨발년아

39

내가 계속 용서를 빌자 그녀는 잠시동안 침묵했다
난 필사적이었고 점점 더 몸에 힘을 주어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녀는 몸을 숙이고 나를 밀어냈다
뭉그러진 손으로 날 밀어내며 내 시선에 눈을 맞추고 내게 제안을 했다

니말고 딴년을 데려오면 닌 그 면상 더 들고 살수있다
어짤래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종이가 구겨지는 것처럼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40

내가 거절하자 일그러진 얼굴을 한채로 웃었다 소리도 없이
얼마나 끔찍한지 모르겠다 그림으로 그리라고 해도 못 그릴만큼 끔찍했다

그리고 20년넘게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살기에 당황했다
등골이 오싹한 게 아니었다
목덜미와 관자놀이가 바늘에 찔린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내게 시선을 여전히 고정한 상태였다

제가 빌게요 이러지마세요

아주 주제넘게도 말하는 귀신한테 딜을 걸다니 난 진짜 등신이었던 것 같다

41

뭐야 소름돋아;; 근데 그 귀신은 왜 하필 병원에 있는거야? 무슨 사연이 있나?

43

그럼 죽어

라는 말과 동시에 불이 꺼졌다
그 좁고 협소한 공간이 순간 광장처럼 넓게 느껴졌다
난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계단에 무릎이 꿇린채라 몸이 움직여지질 않았다

45

공기중에 손을 빠르게 움직이면 나는 바람소리와 함께 서슬퍼런 칼날소리가 내 코로 향했다

그런데 살았다

소변이 마렵다고 하시던 경비아저씨께서 다시 2층으로 올라오시느라 감지센서로 불이 켜진것이다

아가씨~ 아직 거기 있어요??

아저씨는 2층에서 날 찾더니 내가 보이지않자 다시 비상계단쪽으로 오셨고 내가 여기있다고 고함을 질렀다
아저씨가 보신모습은 가관이었을것같다. 오줌지린 채로 계단에 무릎을 꿇고 눈물 콧물 몽땅 짜고 있었으니 말이다

46

난 살았다

47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난 동생의 병실로 가지 않고 경비아저씨와 함께 1층 프론트로 내려가서 한 층의 불을 모두 켠 채 커피를 마셨다.

난 아저씨에게 내가 겪은일을 위에 쓴 스레처럼 똑똑히 말했다
바지가 축축해서 불쾌했지만 병원특유의 냄새가 소독해주는 느낌이라 견딜 만 했다

48

내 이야기를 듣던 아저씨는 한숨을 쉬시고 내가 많이 피곤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나만한 딸이 있는데 자기 딸도 피곤하면 헛것을 본다고 하셨다.
너무 상태가 안좋은것같으니 그냥 오늘은 돌아가고 내일 낮에 오라고 하시곤
내 손에 율무차를 쥐어주셨다.

나도 이 병원에 더이상 있고 싶지 않아서 아저씨가 열어주신 정문으로 나가 편의점 앞의
건널목을 지나 애니카랜드 쪽으로 걸어갔다

49

애니카랜드쪽에서 꺾어서 내려가면 탑★마트라고 있다 거기 밑으로 내려가면 또 작은 슈퍼가 있는데 난 그 슈퍼 건물 3층에 산다
이 근방에 산다면 어느정도 내 주소를 알수있을듯 하여간 난 여기산다.

난 애니카랜드쪽에서 꺾어서 경사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휴대폰을 확인하니 기가막히게도 열한시 삼십분이었다.

병원에 들어간 시간이 열한시 오분이었는데 그 끔찍한 일을 겪는 데 고작 이십여 분 밖에 지나지 않았던 거다

50

코너로 돌아 집으로 들어가려고 1층 현관을 지나는데, 아까 병원에서 그녀를 만나기 직전
들었던 티비 켜지는 소리가 팟 하고 났다
아직 끝나지 않은것이다

51

그 소리가 나면서 악취와 함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렸다.

씨발년

52

억 뭐야 집까지 따라온건가? 헐...

53

기절했었던 것 같다
눈을 뜨니까 내 방이었다 아침에 출근하려던 아빠가 날 보고 데려온 것 같았다

아빠는 없었고 집은 비어있었다
둘째는 부곡여중에 다녔고 졸업식이어서 병원에 입원한 막내에게 안와도 된다고 전해달란 쪽지가 있었다
나는 막내에게 가기위해 일단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몸을 일으켰다

갑자기 관자놀이가 쑤셨다
이 느낌은 분명히 병원에서 그여자의 손아귀에 잡혔던 느낌

55

온 힘을 다해서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뿌리쳤고 괜히 무서움을 잊기위해서 노래도 하고 헛소리를 해댔다

큰소리로, 아유! 내가 아주! 힘이 넘~쳐요 우리 보경이! 졸~업식에 가야하는데!
나~의 모교 부~곡여자중학교~

거실을 마구 걸어다니며 스트레칭을 했다
그렇게 5분을 뛰어다니다 지쳐서 한숨을 크게 쉬고 티비를 켰다
그리고 휴대폰을 보자 열시였다
슬슬 출발해야 동생 졸업식에 늦지않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얼른 씻고 화장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내 방에 있는 전신거울로 옷매무새를 확인했다
그런데

거울 뒤로 썩어문드러진 손가락 두개가 보였다
내 머리를 쥐고있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하나님...

57

그 여자였다
내 침대에 한쪽으로 길게 누워서 말없이 날 보고 있었다.

썩은내와 악취, 그리고 말로 표현할수없는 그 눈동자...

58

스레주, 지금은 괜찮은거야?

59

그 병원에 갔던 건 둘째의 졸업식 바로 전날이었다.
약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난 그녀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다

특별히 해코지는 없었다. 단지 날 응시하고 관찰할뿐이다
집에 가족들과 함께 있어도 소용이없다.
아빠에게 말했더니 경비아저씨와 같은 반응이었다.

니가 정신이 있나없나? 정신차리라 애가 왜이러는건지...

두 동생에게 얘기하니까 질린듯한 표정으로 들어주기만하더라
큰언니는 너무 겁이 많고 예민하다고

지금은 집 앞의 피씨방이다
지금은 그녀가 날 보고 있지 않은것같다.
쓰레기냄새가 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곧 집에 들어가면 그 냄새가 날테지

60

>>58

괜찮지못해... 그저 웃지요 라고 해야할까

61

잠을 자려고 누우면 그녀의 숨결이 느껴진다.
가위에 눌린 적은 종종있었지만 가위는 이것에 비하면 양반이지.
난 제발 차라리 가위와 그녀와의 동침을 교환하고싶다

이 여자는 내게 뭘 바라는걸까
그리고 난 왜 이렇게 재수없게 걸린걸까
나 말고 다른 여자를 데려갈 걸그랬나? 싶기도 하다
생각한다고 되겠나 싶지만 지금 난 혼란스럽다
두렵고 그때 보고 들은 드라마의 스토리 상 난 대체 어떤 역할이 되어야하는건지
예상이 되어서 더 괴롭다

사람은 본것만 믿는다
그래서 난 지금 내가 보고 듣고 지금까지도 경험하고있는 이 끔찍하고 더러운 상황에 대해
진실이라 확신하고있다.

조만간 무당이나 절에 가볼 생각이다.
하지만 아는 곳이 없고 난 천주교신자라 조금 꺼림칙하다
신부님께 보일생각도 했었지만 이상하게 일요일만 되면 늦잠을 잤다.
물론 그녀의 악몽을 꿨다.

62

그 귀신이 무슨 사연이 있는거야?

63 스레주

나역시 뜨거운기름을 코로 받아야만 그녀에게 용서받는걸까
이젠 내가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 그녀에게 용서받고싶다

자살하고싶은 마음은 없다
그렇다고 고문당하고싶은 마음도 없고.

하지만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싶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병원에 들어선 그 순간부터?
아니면 착각해서 병원을 잘못 선택한 그 순간부터?
아니면 동생이 다쳤다는 전화를 제대로 받지못해 문자로만 대충 확인한 그 순간부터?

난 귀신을 두려워하고 있다.
주온을 봤을때 열여덟살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빠를 꼭 껴안고 잤을만큼 겁이 많은 나로서는
믿어야만 구원이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 권선징악의 귀신이 감사한것을 말이다

일본귀신은 그런게 없잖아?
부디 그녀가 권선징악의 귀신이길 바라고 바란다
그리고 내가 할수 있는 선에서 나를 이용해주기 바란다
내 목숨을 달라는 요구를 한다면 난 견디지 못하고 아마 자진할것이다
이런 삶은 삶이 아니다

65

>>62

내가 봤던 그 '동영상'의 내용은 이랬어

여자는 아버지에게 강간당하고 그 범죄를 알고서도 아버지가 무서워 자신을 지켜주지않은
어머니를 증오하다 결국 찔렀어
그리고 어머니를 죽인걸 안 오빠가 협박을해서 여자를 강간했어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
아마 그 남자가 ...X오 인것같아.
발음이 정확하진 않지만 ㅅㅇ 발음이었어
그남자와 잘 사귀던 중 그 남자가 룸살롱에 갔다가 룸녀랑 눈이 맞았어
그 룸녀는 여자와 남자를 이간질했던것같아
뭐라고 했는진 정확하지 못한데 아마 여자가 룸녀가 임신한걸 알고 발로 차서 낙태를 시켰다
뭐 그런 거짓말을 했나봐

66

그걸 듣고 남자는 화가난건지 돌아버린건지 그 룸녀와 함께 그녀를 감금해서 고문한 모양이야
어째서 그 병원에서 나타난건진 모르겠어
'동영상'에서의 배경은 그냥 평범한 가정집이었거든

하여튼 그 고문의 하이라이트가 끓는 기름을 코에 붓는거였어
고함도 못지르고 코와 목에 뜨거운 기름이 지글지글 들어가면서 고소한 냄새가났어
그리고 시체체에 남자와 룸녀가 이것저것 약품처리를 하려고 했어
하지만 포기했는지 포대기에 담아서 차에 담았어
내 시점은 3인칭 시점이었기 때문에 알수있어
그 차는 광안리로 향했어

68

트렁크에 담긴 그녀를 옮기면서 남자는 계속 욕했어.

씨발년이라고.

계속 쉬지않고 씨발씨발 거렸어

그리고 어딘진 모르겠는데, 광안리에 보면 놀이공원 같은 게 있는데
그쪽 방파제에 포대기를 버렸어

그리고 '동영상'의 화면이 꺼졌지

69

한 맺힐만 하네...귀신도 불쌍하고 스레주도 불쌍하고...
사람이든 귀신이든 이성을 잃으면 눈에 보이는게 없나봐
그녀가 빨리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어.

70

내 생각엔 남자랑 룸녀 둘다 좀 미쳤던것같아
아무리 그래도 사람한테 어떻게 그러지?
이해가 안가
그리고 이틀전 일요일에 시간 내서 광안리에 가봤어
그때 본 장소로 갔지
별다른 현상이나 느낌은 없었어
단지 칼바람이 매서웠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 집에 들어오자 그녀가 현관앞에서 날 맞이했다.
처음 집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병원에서 봤던 마지막 그녀의 썩어 뭉그러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 내게 보인 그녀의 모습은 처음 내게 보였던 그 깔끔한 모습이었다

엄청 이쁘다고는 말할수없지만 깨끗한 피부에 가녀린 팔다리 갈색 롱 원피스

72

하여튼 내 썰은 여기서 끝이다
날 도와줄 사람도 좋고 그냥 내가 가엾다고 생각하는것도 좋고
그녀를 동정하는것도 좋다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만 인식하고싶다

인증은 할 수 없다
단지 내가 할수있는 최선은 내가 밝힌 주소와 신상.
그리고 내 머리에 묻었던 썩은 살점들뿐이다. 지금은 말라 비틀어져서 지우개가루같다

한숨만 나온다.

이제 다시 집에 들어가야한다...
아빠 옆에서 자야할 것 같다

74

이것으로 내 썰을 마친다.
이 스레가 묻혀도 된다
하지만...이 글을 읽고 뭔가 느낌이온다면 날 도와주길.
난 당분간 계속 이 스레를 출석할 생각이니까.
괴롭고 피곤하다.
늦은시각까지 내 스레를 봐준 레스주들에게 고맙다.
혼자 풀었다면 쓸쓸하고 외롭고, 서러웠을듯싶다

주변 사람들 아무도 내말을 믿어주지않고 그저 신경쇠약이라고만 치부하고 있으니까.

89

이번주 목요일 알바를 쉰다
그래서 무당에게 이미 전화를 넣었고 정한 시각에 가기로 했다
아빠와 동생들 모두 안믿는 눈치지만 내가 날이갈수록 피폐해지니 걱정하고있다
걱정되는 모양인지 무당집에는 아빠와 둘째 모두 함께가기로했다

이게 갱신되있고, 나름 논란이 되고있음이 좀 기쁘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착잡하군
이런 글 올리면서도 난 안심하고있고....

그런데 이게 자작이 아니라 내가 진짜 겪은 괴담이라 고퀄이 되는건가?
이거 웃어도 될일인가 의문이로세

98

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신부님과 대화할 기회를 만들어주시겠대

104

귀신이 지금은 말걸어도 대답을 안해주는거야? 무슨 원한이냐고 물어볼 수 없나..

105

일단 목요일 무당보다는 신부님과의 약속을 잡았다

>>104

그녀는 내게 말을 걸지않는다 그저 응시할뿐이며 아마 내 생각엔 내 몸을 빼앗아가려는게 아닐까 싶다

위에 말했듯이 심한 고문으로 몸이 엉망이 된 여자이니까...

2011/02/16 00:17:16

108

엑소시스트가 존재하긴 하는데 한국엔 극소수래 그래서 신부님께 상담을 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
작은 성당인지라 어찌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몸도 마음도 점점 피로가 쌓여 눈밑이 거뭇거뭇하다
벌써 사흘동안 물이랑 탄산음료만 먹었다
괴롭다

113

아직 계속 되는건가? 힘내 스레주

114

그래 난 안진다
그녀도 내가 타겟인것만 인식하는게 아니라서 다행이야
그녀에게 처음 받았던 살기는 더이상 없지만 그 숨막히는 침묵과 시선은 고통이야
지나봐라

115

스레주 지지 마!
힘내!

2011/02/16 14:24:28

122

지금 대모님과 큰수녀님이 우리집에 오셨다
성수를 뿌리고계신다 그녀는 아직 미동조차 없다
표정도, 몸의 피부도, 끈질긴 악취도 말이다

123

내일 신부님과의 약속은 오늘 오후로 당겨졌다

125

어쩌면 그녀가 내 몸을 빼앗고 이 스레를 지켜보며 스레를 달지도 모른다
레스주들은 그게 나인줄 알겠지?

일단 난 내것인데도...
이래서 내가 익명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주소와 신상을 추리 가능하도록 알린거였다
레스주들 만약에 내가 몇일이 지나서 내가 아닌것같은 말투로
스레를 단다면 조금쯤 의심해주기 바란다.
참 판타지로구만... 내가 이런일을 겪을 줄은 몰랐다.

127

전에 말한 머리에 붙은 살점이라는 건 뭐야?

128

지금 수녀님과 대모님이 기도를 하고계시고 난 거실에서 컴터를 하고있어

>>127

그녀가 병원에서 내 머리채를 잡고있다가 내가 주저앉았을때 뭉그러진 손의 살점이
내머리위로 떨어졌었어

130

지금 수녀님과 대모님의 기도를 듣고있다
그녀는 여전히 내 곁의 망부석이다

135

기도는 아직 진행중
그녀는 나와 수녀님, 대모님을 번갈아 바라보고있다
그러나 살기나 다른 변화는 없다 약 한시간이 흐른 상태다

143

지금 대모님과 수녀님이 성당으로 가자고 하신다
나간다
성당은 광안리에 있는곳이다
나중에 재접하겠다

149

알바중이다 쓰리지요금.. 후
아까 나가기 전 그녀가 몸을구부려서 머리를 흔들고 이상한행동을 했었다 그리고 곧바로 레스로 나 성당감 이라고 하고 컴터를 끄려는데
그녀가 말을걸었다

왜 내가 여깄는거야

150

기가막혔으나 공포로 기겁한 나는 고함을 빽지르며 수녀님과함께 차에올랐다 대모님은 아빠와 친한사이기 때문에
아빠와 이야기해보겠다며 다른곳으로가셨다

그렇게 일단 지금 상황이다

2011/02/17 01:27:03

167

지금 성당 컴퓨터로 스레중
아...피곤하다 진짜 그동안 내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지라, 물론 너네들은 별개다

그동안 속으로 썩어들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신부님과는 아직 대화하지 못했다.
내일 아침 일찍 새벽기도할때 뵙기로 했고
알바 마치고나서 아빠에게 연락이 왔다
무당과 통화를 해본뒤에 만나자고
무당을 부르면 돈이 많이 들기때문에 아빠에겐 조금 미안했지만
그때만큼은 너무 반갑더라

168

그래서 통화를 했다
위의 스레랑 다를바없이 이야기했고 나도모르게 목소리가 떨리더라
이야기를 들은 무당은 원령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악령인것같으니 내 몸 상태를 체크하고싶다고 했다
마침 성당과 가까이에 있는 곳이라 새벽 2시에 오라고 말했다
대모님이 함께 가주신다며 지금 커피를 연달아 두잔 마시고 계신다

172 스레주

이제 출발하기로 했다
잘될거라 믿고있고 잘될것이다

그런데 조금 무서운건 돈이 많이 들 것 같다

2011/02/17 13:02:40

183

방금 10분 전에 모든 일이 끝났다

그녀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이건 완전 판타지소설이었다
차마 올리기 쪽팔려서 이걸 올릴까 말까 고민했다.
하지만 애초에 내가 올린 썰 자체가 평범한 괴담은 아닌것같아 그냥
쪽팔림을 무릅쓰고 올린다.

일단 어제 무당과 직접 만났을때 무당이 충격적인 진실을 말해주었다
그녀가 내게 보여준 '동영상' 은 모두 사기라는 것이다.

185

에휴...이젠 귀신도 사기를 치는 세상이니 이거 원참...;;;

186

무당 말로는 그런식의 악령이 존재하는데, 대체로 남자이며 여자귀신은 음기가 강해서
그런류의 악령이 되는 일이 드물다고한다.
무당은 내 영혼의 상처가 시급하다고 했고, 얼른 조상신께 제사를 드렸다
일단 가장 중요한것은 나의 영혼과, 내 자손의 영혼이라고 했다
내 후손도 저 귀신의 타겟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땀나는것도 모르고 여섯시 반까지 제사를 지냈다
그동안 배가 고픈것도, 졸린것도 몰랐는데 배고파져서 김밥천국으로 가서 밥을 먹고 난 뒤 무당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집엔 아빠가 있었다. 아빠 역시 목요일엔 무당과 만나기로 한 터라 일을 뺀 상태였다
내가 벨을 누르자 무당이 자신이 먼저 들어가겠다고 했다
난 그냥 알겠다고 했다

문이 열리자 아빠와 뒤에는 내가 집을 나설떄와 똑같은 자세를 한 그녀가 있었다.
고개만 현관쪽을 향한채로 입이 웃고있었다.

187

아까 무당이 새벽에 설명한 것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그 악령은 대체로 동정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 타겟의 생기를 어느정도 채취한 후
몸을 가지고 논다고 한다, 여기서 가지고 노는 행위는 여러가지인데 몸을 빼앗거나
혹은 그 몸을 놀라게 하거나 괴롭게 하는 등의 행동이 포함된다고 한다

아무튼..집에 도착한 그녀의 모습이 말이다. 진짜 심장 떨어질뻔했는데.
텔레포트를 했다 텔레포트! 내가 요즘 앵간하면 안놀랬다 하도 그녀가 내 심장을
내리누른터라 뭐, 다 그까짓거...수준이었는데 역시 공포의 포인트인 갑자기 뿅
하는걸 보니 진짜...무서웠다. 하물며 그녀가 몸을 날린곳이 바로 코 앞이었다
눈이, 눈이 너무 이상하다고.
너무 무서워서 몸이 꼼짝도 할수없었다. 그러자 무당이 신발을 벗고 그녀를 불러세웠다

너임마 너임마 여기에 그꼴로 나다녀?

188

상상하는 나도 무서운데 실제로 보면ㄷㄷㄷㄷㄷ

190

귀신은 대답 없이 초점을 뒤로 살짝 돌린채 무당쪽을 향했던것같다.
눈동자가 없으니 알수가있나.

너 남의 백 훔쳐다가 여기서 뭐하는 짓거리야? 드러운 짓거리 하지말라고 그랬지?
도대체 언제 또 남의물건 훔쳐다 사기를 쳐 이놈아! 너 그 백 주인 아가씨한테 어쩔꺼야
어쩔거냐구! 좋은말로 할때 돌려줘 그리고 너 이리오지 못해?

귀신은 미동없는 자세로 있다가 몸을 스윽 일으켜 세우더니, 사람처럼 여유롭게
거실을 향해 걸어갔다
난 주저앉을뻔 했지만 상황파악이 좀 된 아빠가 나를 부여잡았다

191

그러더니 그녀...아니 대화 내용으로 봐서 나는 더이상 그 귀신을 그녀라고 부를수 없었다
귀신은 히죽 웃으며 약간 충청도? 전라도 특유의 늘어진 말투를 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투리를 했다

왜? 어짜피 양형도 노리던거 나라고 못할쏘냐 그러면 좀 어때?
내가 좀 가질수도 있지. 가질수도 있지이이

너 그 백 돌려줘 그게 무슨 꼬라지냐 안그래도 못된것이 사기까지 쳐? 얼른 그 백
이리내. 어디 머시마가 가시나 백을 훔쳐다가 끼워넣어? 얼른 이리내!

싫다 내가 먹은건데 왜주나

이놈! 너 무섭지도 않으냐 함부로 남의 백을 빼앗으면 으찌되는지 몰라서 하는 행동이야?
너 안그래도 죄가 큰 아이다. 얼른 이리줘. 이리 이리

내가 저 대화를 들으면서 모든 상황정리가 됐다
저 귀신은 내게 보여준 '동영상'의 주인공의 혼과 백 중에서 백을 빼앗았고
그 백으로 그 피해여성의 모습을 훔쳐입은것이었다
뭐 확실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내 판단은 그렇다.

이제 어째서 그녀가 보여준 '동영상'의 배경과 출몰한 곳이 일치하지 않았는지 알것 같았다.
좌우지간 무당과 귀신의 대화는 꽤 오래 이어졌다

195

백 이란게 뭐야? 내가 생각하는 bag 인거야?
아니면 혼백 이라고 할때의 백인건가?

199

>>195
혼백의 백을 말해 쉽게 말하면 혼은 귀신이 될 요소이고 백은 내세로 갈수있는 요소라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아무튼 무당은 주머니에서 작은 단도를 꺼내더니 양손으로 부여쥔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뭐...여리여리..어쩌구 뭐라는진 알아들을수 없었지만
좀 쪽팔리고 오그라드는게 없지않아 있었다

201

양형은 뭐야
'양' 형이야?

203

그러자 귀신은 몸을 마구 긁어댔다. 지독한 모기에 전신을 물린것처럼 사정없이 긁어댔다
그리고 쇳소리로 커다란 고함을 질렀다. 이때 영문모르는 아빠도 티비 채널조정할 때 삐익 하는 느낌의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나는 아무말도 못한채 그냥 쳐다만 보았다

내가! 내가 아녔어도 이건 어짜피 돌려먹을 짝이야! 이 쉬이발...!! 내꺼야!
놔아! 노라고! 내가 여까지 와선 저걸 못먹고 어찌가냐 이거 놔

말없이 주문을 외며 약 한시간이 지났다. 꼭 주술사? 음양사? 이런걸 보는것같았다

너 이제 너 죽은 자리로 돌아가. 그리고 그 백은 내가 나중에 공양드린다
어서 가. 너 곧 데리러 누가 가실거다 이게 뭐냐. 그때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으면
8월에 좋은곳 갈수있었는데. 너 이게 뭐냐...응?

그리고 그 귀신의 모습이 흐물흐물 해지더니 노이즈처럼 지직거리고는 사라져버렸다.

204

>>201

글쎄..아마 양 형 이 아닐까? 남자들 성씨에 형을 붙이잖아
그런 느낌인것 같다.

209

무당은 지친듯 털썩 주저않으며 나를 손짓으로 불렀다.
내가 쪼르르 다가가자 무당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건 분명히 안사라지고 또 못된짓을 할 놈이야.
저거 내가 재작년에도 본 놈이다. 산사람 미워하기로는 일등인데, 자네가 찍혔으니 이제
당분간 기가 약해서 못볼것 헛것 다 볼거야
그렇게 되면 심신이 또 약해지는데, 침발라논 먹이가 약해지면 또 와
저건 한곳에만 있는 악령이 아니야 지발로 오는 놈이야. 조심해야해
당분간 좋은 생각만하고 건강한 행동만 해.
그리고 자네는 평생 조상신께 좋은 공양을 드려야해.
안그러면 저런게 붙어. 이미 난 상처는 완전히 못 나아 그러니 각오하고 살고.
3년에 한번정도는 거하게 제사하고. 저게 완전히 없어지더라도 저것만 있는게 아니야
알겠지? 아버지도 동생들도 조심하라 이르고... 생각이, 사념이 저것들의 길라잡이가 돼

이렇게 말해준 무당은 아빠가 아닌 나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고는 가버렸다.
암튼 그렇게 약 30분이지난 상태가 지금이다.
지금은 멀쩡하다. 악취가 안 나니 살것같구만

211

계좌번호 뒤엔 열장적으려다 그냥 다섯장만 적었다고 적혀있었다.
몸과 마음은 살았는데 내 미래는 뒤졌다.
평생 노예처럼 일해야하는 미래가...

그리고 이 썰을 읽어준 레스주들께 고맙다
일단 잘된듯하지만, 언제 또 저게 올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일단 지금은 산 것 같으니 이제 돈벌러 가야겠다.
약간 자작같은 내용임에도 나를 헐뜯지않고 지켜봐줘서 고맙다.

걱정해줘서 모두 고맙다.
일하러 가야겠다...

213

일단 좋게 끝난 거 같아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힘들긴 하겠지만 ㅜㅜ

220

스레주 지금 없나? 귀신 없애준사람은 누구야?

228

>>220

무당이라고 하셨다 내 대모님이 소개해주셨는데 종교를
불문하고 귀신은 붙는모양이다
성당사람들이나 다른종교의 지인이 귀신때문에 횡을당하면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2011/02/19 15:22:31

233

그저께 모든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집에가서 씻고 자려는데 갑자기 등뒤에 얼굴이 보였다
그냥 무시하고 자려는데 꿈이 이상했다.
기억은 잘 나지않고, 그 다음날 대모님께 무당의 전화번호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통화를 하자 무당은 내게 영안이 트인것 같으니 닫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저번에 말한것처럼 좋은 생각과 건강한 행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묻힐것이니 좋은 마음으로 그냥 무시하라고 말했다.
...그저 웃지요
진짜 괴담을 접하면 내가 괴담이 되는건가...

236

보이면 최대한 안보이는척하는게 좋고
말을걸면 무시하는게 이로울것이며
귀신이 장난을 걸어도 절대로 반응해서는 안된다.

239

내가 알바하는곳은 부산대정문쪽이다
미치겠다 수녀원 들어가야하나?
저 대갈통들 와 진짜
눈알이 뻑뻑하다 그렇게 비싼돈 들였는데 아빠한테 차마 말 못하겠다

240

부대는 지금 내눈에 고어물이미지게시판이다
일할때 밖을 볼 때마다 아랫배가 차가워진다
하나님...

243

어우야 난 행림병원 안 가길 잘했네
행림병원 앞으로 못지나가겠어 ㅠ

244

일단 한바탕 울었다
쪽팔린다 이나이에 가게문 열어놓고 옴팡지게 울었다

251

혹시 가족이나 주위에 신내림받은 사람이 있어?
그런영향을 받아서 그런걸수도 있어

252

그런거없어...지극히 노멀한 가계의 후손이다

258

기운내. 근데 귀신이 보일 뿐이지 해코지를 하진 않지?

260

>>258

응 아무도 날 보고있진 않다 그저께 집화장실에서 거울에비친 것도 날 보고있진 않았다

262

귀신들이 아무도 스레주를 신경쓰거나 쳐다보거나 해코지 하지 않는것이라면
그냥 귀신을 보는 눈 같은걸 갖게 된 게 아닐까..
귀신도 그 사람과 주파수가 맞아야 뚜렷하게 보인다고 했어
그리고 아무리 영안을 가진 사람도 세상의 모든 귀신을 볼 순 없다고했고.
나쁜귀신만 몰아보는 사람이 있고 선한 귀신만 몰아보는 사람이 있는것 처럼

263

모르겠어 하지만 나의존재를 아직 모르는거 같아 난 굉장히 뚜렷하게 보여

267

보지 못하는게 아니라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되도록이면 손만있는 귀신 웃고있는귀신 춤추고 있는 귀신 목없는귀신 이런 것들 조심해.
정말 악질이니까

더불어 저런것들이 다합쳐진 귀신이면 정말 조심해야된다.

281

한 번 보이기 시작한건 어쩔 수 없이 계속 봐야 할 것 같다
후천적으로 영안이 생긴 사례는 꽤 많이 봤어
내 친구중에도 귀신보는 아이가 있고
근데 그 영안을 없앴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절이나 무당집 가도 귀신들이 스레주한테 해코지 못하게 부적써주던가 하는 게 다일 것 같다

후천적으로 생긴 영안때문이 아니라 그 병원에서 어떤 악령이 스레주한테 붙어서 귀신을 볼 수 있게 된거라면 어떻게 해 볼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그게 아닌 이상은 싫어도 당분간은 계속 보고 살수 밖에 없겠다

333

다 포기하고 살테다
에라 모르겠다
죽기야 하겠나

2011/02/21 19:37:08

336

이썰은 이제끝낸다
날 상대해주고 격려해줘서 고맙다
해결책은 없는거같다 부끄럽지만 그냥 평소처럼 살거다
오만 이야기를 다했지만 속시원하다
안녕
돈벌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