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 2년간 난 한 순간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당신이 사준 우산을 쓰고 다녔고, 쌀쌀한 날이면 당신께 빌려줬던 내 옷을 입으며 당신을 추억했습니다.

만약 내가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지금보다 조금 더 일찍 당신에게 다가가고자 했다면 난 당신과 다시 함께 할 수 있었을까요?

이제와서 이러는 것도 참 웃기지만 난 그때 이후로도 계속 당신을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결국 끝이란건 쉬이 맺어질 수가 없는 것이더군요.

비록 한 순간 다른 이에게 마음이 간 적이 있었지만 당신이 있던 빈자리는 결국 당신으로 채워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당신에게로부터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난 당신에게 참 오랜 시간의 공백 기간을 안겨주었고 아마 당신의 마음에는 나보다 나은 다른 이가 자리하고 있겠지요.

난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지만, 당신 덕분에 난 좋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 있어 당신과 함께 했던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한 편의 영화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누군가 내게 시간을 되돌려 단 한 순간만의 선택을 바꿀 기회를 준다한다면 난 그래도 지금 이 순간까지 오게한 선택을 따를 것입니다.

그것이 당신이 더욱 행복하고 내가 행복한 길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내가 술을 마시고 당신께 보냈던 '보고싶다'는 문자 한 통.

사실은 술에 취하지 않았고 온전히 정신이 남아 있었지만 혹시나 당신이 답장을 한다면 난 술을 변명거리 삼아 당신에게 잘 못 보낸척 답장을 했을 것입니다.

결국 끝까지 난 당신이 나를 만나기 위해 용기냈던 것처럼 용기내지 못한 바보같은 놈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당신은 답장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내심 답장이 오기를 바랐지만 어쩌면 정말로 다행일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이 정말로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당신을 향한 마음은 여기까지 하려 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당신에게는 내가 아닌 다른 더 좋은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이 맞습니다.

또 내가 당신의 일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떠나는 것이 맞습니다.

이미 한 번 떠나보냈듯 두 번 떠나보내는 것 쯤이야 일도 아니겠지요.

이때라도 용기를 내야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에게 나에 대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거든 답장이 4일이 되든 우리가 헤어진지 정확히 2년째가 되든 언제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그립고 그리웠습니다.

후회되지만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핸드폰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당신과 함께 했던 그날에 찍었던 사진을 올리며 마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당신이 하지 말라했던 이곳에

2017년 6월 에버랜드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