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길지만, 말할 내용은 그렇게 많지 않다. 사기라는게 원래 그렇다. 당하는 순간에는 왜 당하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아 보이지만, 항상 남아있는 본질은 '속였고', '속았다'는 두 가지 뿐이라서 그렇다. 그 사이에서 신경쓸 본질은 아무 것도 없다. 아니 애초에 본질이 없다.
그렇지만 나를 속이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도구들에 대해서는 주의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걸 알면, 당하는 걸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반드시 가져야 할 태도들이 있다. 이유는 댈 수 있지만 그러기엔 너무 구차한 것들이다. 외우도록 한다.
1.이름이 다르면 다른 것이다.
2.다른 이름이 같은 것을 가리킬 수는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논의는 애들 장난 수준으로는 안 그친다.
3.사상에 가치판단은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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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길면 꼬인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단어는 중복되고 표현은 떠오르지 않고, 그러다보면 꼬투리 잡히고 무릎꿇는 일 밖엔 남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곧바로 밝혀두기로 하자.
+페미니즘=젠더권력+여성해방
말로 풀어내자면 이런 거다.
+페미니즘은, 젠더권력에서 여성을 해방시키기 위한 사상이다.
이것도 사실 일종의 규정하는 행위이고, 사상에 대해서 판단한 결과다. 근거는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사람'과, 페미니즘을 걸고 나오는 '텍스트'들에서 가져오는 거다. 리버럴이니 래디컬이니 그런 분류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모든 페미니즘이, 아니, 페미니스트가 공유하는 가치와 행동의 근거가 저거라는 것이다.
물론 이 자체에 대해서 곧바로 가치판단 해선 안된다.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말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여성해방이 필요하고 그런 정치적 방향이 필요한 곳도 있고, 필요하지 않은 곳도 있다. 사상은 그저 사람이 깃발에 매다는 객체일 뿐이지, 그 자체로 사람을 움직이는 주체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이 말을 자세히 보면, 사상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에 대해 평가해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즉, 본질적으로 페미니즘이다 뭐다 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짓이고, 실제로 페미니스트들이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첫 번째 결론을 얻는다.
1.페미니즘에 대한 판단은 사실상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판단과 같다.
사상은 그렇다. 그러나 처음에 밝혔듯, 이것은 매우 조직적인 사기다. 즉, 실체가 없다. 사람을 속이려 드는 주체가 어디엔가 있을 뿐이고, 그 속이는 기술이 아주 교묘하고 전략적이라 잠깐 사이에 앗! 하고 당해버릴 정도다.
그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실체인 대상들과 페미니즘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요소는 몇 가지 있다. 첫 번째가 페미니즘을 정당화하고 필요성을 주장하는 여성학의 학문으로서의 실체이고, 두 번째가 페미니즘의 대상인 여성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이 교체되고 분위기가 바뀌어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당연한 거다. 사상 자체가 학문으로, 현실적 존재로 실체에 빙의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기성 짙은 요소들에 대해서는 다시 말할 기회가 있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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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페미니즘=젠더권력+여성해방, 페미니즘 종류에 무관
2.사상 자체는 가치판단하지 말 것->페미니즘에 대한 판단은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경험과 판단의 결과다.
3.여성학, 여성, 여성주의 모두 구분해야 한다->현재
페미니즘은 이걸 의도적으로 혼란스럽게 하면서 사기를 걸고 있다.
여담.
-몇 분 만에 삭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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