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6때 우리 아버지가 휴대폰을 한번 잃어버리셨거든?
그 때 근데 주은 사람이 전화번호부에서 할머니번호를 보고 전화걸어서 아버지가 돈 때문에 죽게생겼다고
그런 식으로 보이스피싱을 했었대. 물론 할머니도 그런 거에 속아 넘어갈 분이 아니라 그냥 헤프닝으로 넘어갔었다는데
그 후로 부터 아버지는 누가 휴대폰을 주워도 전화번호부의 번호가 누구건지 모르게 전부다 이름으로 적어놓기 시작했대.
근데 이게 웃긴 게 보통은 누가 누군지 못알아보게 하려면 가족이고 친구고 상관없이 전부다 그냥 실명으로 적을거라 생각하잖아?
근데 아버지는 이러면 자기가 헷갈린다고 자기가 부르는 별명을 실명으로 마개조해서 적어 놓으심..
예를 들어보자면 내가 중학생때 아버지 휴대폰에 전화가 왔는데 '만우을' 이라고 적혀있는 거야. 그래서 아버지한테
만우을이란 분한테서 전화왔다하니깐 엄마니깐 내가 받으라는거야ㅋㅋ
전화받고 아버지한테 왜 만우을로 저장했는지 여쭤봤는데
'그래야 휴대폰 잃어버려도 주운사람이 니 엄마가 누군지 모르지.'이러심
나중에 엄마한테 따로 물어보니깐 마누라-마눌-마누울-만우을 로 바껴서 그런거라더라
그런 식으로 우리 할아버지는 아버지 - 안은지, 할머니는 어머니 - 엄연희
우리삼촌은 아빠한테 불리는 별명이 '말코'인데 전화번호부에는 Marco 라고 적혀있음.
내동생은 '딸램'에서 '진달래'로 바뀜. '달래'로 처음 바뀌고 아빠가 허전했는지 '진'을 넣었다는게 내 추리임.
또 우리 이모중에 세례명이 본명이라 이름이 안드레아인 이모가 있는데 그 이모는 '안들희' 라고 적혀있거든?
근데 또 나는 아들램에서 바뀌어서 '안들레' 임. 근데 아빠 전화번호부에선 나랑 이모가 자매로 나옴ㅋㅋ
아빠가 하는 말이 그렇게 해야 사기꾼들이 더 헷갈린다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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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oy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