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나는거 끄적거렸는데

벌써 3번째 글이당

이번에는 이모부가 이야기해준게 생각나서 한번 써보려고 함

（안무섭고 재미없음 주의）

우리 집안은 이모들（엄마 형제）이 굉장히 많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막내 이모부.

1년에 두번 설, 추석에는 꼭 모이는데 （주요 멤버들이 있는데 한번도 빠짐없이 개근）

그때 나를 포함한 아이들 나이가 대부분 초~중~고등생이어서

무서운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했다.

방 하나에 들어가서 （아이들 전용 방）

불을 끈채로 각자 베개와 이불을 싸매고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각자 들었던 이야기를 하거나

이야기가 마침내 소진되면

무슨 집착하듯 각자 핸드폰을 들고 무서운 이야기를 찾았고

한명씩 돌아가면서 무서운 이야기를 했을정도.

한창 그렇게 이야기하는 도중

옆방 （어른들 전용 방）에서 막내 이모부가 건너오셨다.

이미 얼큰하게 취하셨던 이모부는

방에 들어옴과 동시에 불을 켰다.

탁

"아이고 우리 새끼들 뭐허냐?" （막내 이모부의 자녀는 2명이 있었음）

"아! 아빠!!!!우리 지금 무서운 이야기하고 있다고!!!!!불꺼!!"

"뭔 무서운 이야기여~~~~~어어~~~"

라며 자리에 앉으면서 누우셨다（?）.

그렇게 하다가 나보다 1살많은 누나가

"이모부 무서운 얘기 해주세여~~~~~"

"이모부는 그런거 몰....르~~"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이모부가 일어서서 다시 불을 끄고

탁

나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자리에 앉았다.

"그~~~~으.....옛날에 말야~아~ 이모부가 한창 젊었을 때......"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하 이야기는 이모부한테 들은 것을 정리하여 쓴 것）

이모부는 매우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동네친구들과 항상 노는게 비슷했다고 하고

한창 낚시에 재미들렸을 때의 기억이라고 한다.

어느날은 친구 1명과 같이 근처 호수에서 밤낚시를 하러갔는데

한번하면 끊을 수 없었던 것인지 시간의 개념도 잃어버린 채 즐겼다.

술을 마시면서 낚시를 했다고 하니...오죽하겠나.

어두컴컴한 밤, 아마 새벽.

아무래도 시골이다보니 주변 가로등도 꺼져있거나 없고,

오직 달빛만이 비추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계속 마셔대니 술도 얼큰하게 취했고

시간이 지나니 이제는 물고기를 낚는 것보단 술에 취해

그냥 둘이 쩌렁쩌렁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다.

근데

한창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 친구 얼굴이 사색이 되더라.

"야 병선아（이모부 가명）. 무슨 소리 안들리냐?"

"아이 쉐꺄 취했~냐~뭔 물고기 소리? 프흐흐"

분명히 이모부는 친구가 이런 말할때까진 친구 목소리를 제외한 소리는 안들렸다고 했다.

뭐 기껏 들려봐야 주변 잡음같은거겠지.

"아니 ㅅㅂ 조용해봐. 여자가 어디가냐고 하는..." （실제로 우리한테 얘기할 때도 욕함）

정확히 이렇게 말할 때

이모부의 귀에도 갑자기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

"어...디...가..."

들릴듯 말듯 희미한 목소리였으나 분명히 들었다.

여자 목소리.

술에 취한 건장한 사내 두명이었으나

너나할 것 없이 서로

"가자" "접자"

태연하게 아무일도 없듯 둘은 낚싯대와 물고기 잡은 통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여자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란다.

"어..디...가..."

이때도 역시 둘다 마음이 통했던지

낚싯대고 뭐고 다 내팽겨쳐놓고

흙길로 바로 올라와 전속력으로 뛰었다. （호수 옆 둑처럼 된 길, 반대편은 논과 밭이 있는）

뒤도 안돌아보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뛰었고 （이모부 말에 의하면）

그 목소리의 모습은 보진 못했다.

그렇게 바로 집까지 튀어와 친구와 같이 한 방에서 누워있다가

그냥 바로 잠들었다고 했는데

그 이후 기억이 사실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다 끝마칠 무렵 이모부가 이런 말을 했다.

"그때 진짜 무서웠던게 뭐...였냐면......

이모부는 진짜 빨리 뛰고 있었거덩..?....

근데 '어디가' 해대는 여자 목소리는 

이모부 귀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절대 멀리서 들리는 목소리는 아니었다고 누차 말했음）

비명처럼 소리지르는 것마냥 크게 들렸어..."

"어..디.가...

어.디.가!!!....

어디가!!!!!!!!!!!!!......

어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