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힘든, 이해할수없는 지난 여름의 일이었다.

회사의 직원들과 새벽늦게까지 거하게 술을 마시고 모든 불빛이 잠에 들무렵,

겁도없이 혼자 집으로 귀가하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위험하게 혼자가게? 내가 바래다줄게"
"그러다 사고라도나면? 얼마나 위험한생각인데"
"그 하이힐소리가 범죄자들을 유혹한다구"

하지만 선배들의 걱정을 무릅쓰고 고집부린것은 비단 택시비를 아끼기보다는 알딸딸한 상태에서 오는 도전정신에서 오는것이었다.

어짜피 몇분 걸리지않는 거리에, 혹여나 가방에는 호신용칼과 스프레이까지 있으니 겁이없었다.

그렇게 만류하는 선배들과 헤어지고 차소리도 들리지않는 적막한 밤중,

혼자 골목에서 높은 하이힐의 또각또각소리를 내며 집으로 향하기시작했다.

또각또각.자신감이넘쳤다.
또각또각. 무서울게없었다.

또각또각.
또각.

무서운게 아니라면 거짓말이었다. 당장 옆에서 튀어나와 내 옆구리를 찌를지, 입을 틀어막을지 상상하니 등골이 서늘해졌다.
비단 그런생각만이 아니었다. 고요한 밤중에 나와 하이일의 발자국소리만 공존하니 기묘한 느낌이들었다.

그렇게 어지러운 느낌을 받으며 길가에 멈춰서 있을때,

"또각"
저멀리,멀리 뒤에서 희미하게 고요한공기를 타고 발자국소리가 들려왔다.

'선배들은 반대방향으로 갔을텐데?"

나는 무서움이 엄습해빠른걸음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각또각.또각또각
또각또각.또각또각.

이상함을 느꼈다. 내가 걸으면 걸을수록, 아까전에 멀리서 희미하게들리던 발자국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있었다.

내가 한걸음을 또각걸으면,마치 짠듯이 뒤에서 똑같이 또각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또 한걸음을 걸으면,그보다 더 선명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헤어진 남선배일까? 조심스레 가방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호신용칼을 잡았다. 그리고 빠르게 집을 향해뛰기시작했다.

또각또각또각또각 내 발걸음에 맞게 쫓아오는 발걸음도 똑같이 소리를 내며 따라오고있었다. 아까의 선명하던 발자국소리는, 어느새 큰 파열음을 내며 내 귓가 바로뒤까지 느낄수있었다.

그리고 그때 내 인생 가장큰 행운이 있었다.
내가 자주가는 수퍼마켓의 불이 켜져있었던것이다. 나는 눈을 감고 전속력으로 마트에 들어갔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를 잡으며,순간 무서움과 함께 이성을 잃어서, 뭐라,뭐라 했는지모르겠다. 내가 뭐라하며 울었던가? 단 한가지 기억나는것은 아주머니도 굉장히 겁에 질려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뒤는 기억이없다. 아마도 기절한나를 데리고 아주머니가 집에 바래다 주셨을것이다.

그리고 아침. 주인아주머니는 실종되었다.

나는 아직도 그때의 똑같은 발소리가 종종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