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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년 연말이 되면 고등학교 동창생 세 명과 함께 여행을 갑니다.

우리는 이제 모두 유부남이라서 1년에 한 번만 여행을 가기로 했거든요.

신나게 놀고 오는 날이어야 했는데…2년 전 연말에는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경험을 했습니다.


온천을 좋아하는 제가 항상 숙소 예약을 도맡았는데, 그해에는 시간이 없어서 다른 친구에게 예약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연말인데도 아침저녁 두 끼 포함해서 1만 엔 정도만 내면 묵을 수 있는 여관이 있다고 하는 겁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그 여관은 예전에 초등학교였던 건물을 개조한 곳이라고 합니다.

건물이 오래되어서 싼 거라고 납득한 우리는 그 여관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숙박 당일 여관에 도착했습니다. 여관 주인은 백발이 성성한 70세 정도의 소탈한 할머니셨습니다.

방으로 가는 길에 건물 안을 둘러보니 내부 인테리어는 잘 되어 있는데, 군데군데 옛날에 학교였음을 알 수 있는 흔적이 있었습니다.

방마다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중간에 이름이 없는 방이 하나 있어서 저는 무심코 멈춰 섰습니다.


그러자 주인 할머니가 엄청난 힘으로 세게 제 팔을 잡았습니다.


"안 돼요!"


갑자기 소리를 지르셔서 당황스러웠지만, 할머니는 즉시 "실례했습니다."라며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갔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섬뜩함을 느낀 채 객실로 안내되자, 우리는 짐도 풀지 않고 그대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확실히 저 방에 뭔가 있는 게 틀림없어."


세 사람 모두가 그렇게 말해 의심치 않았습니다.


저녁 식사는 해산물이 듬뿍 차려진 호화로운 밥상이었고, 우리는 웃고 떠들며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 수상한 방이 어른거렸습니다.


우리는 다른 투숙객들이나 주인 할머니, 직원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자정이 지나서 수수께끼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복도의 불빛은 어두웠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의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방에 도착했을 때,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 방문에는 ‘손잡이’가 없었습니다.

다른 방들은 모두 손잡이가 달려 있는데 왜 그런지 몰라도 여기만 없었습니다.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셋이서 소곤소곤 얘기하고 있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우리는 근처에 있던 화장실 안에 숨었습니다.


"저 녀석들 눈치챘을지도 몰라..."


주인 할머니의 목소리였습니다.

‘저 녀석들’이란 건 우리 얘기겠지요.

저는 필사적으로 숨을 죽였습니다.


"만약 열어보면... 그럼 그때는…찌르고..."


이번에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찌르고’라는 말에서 자연스럽게 ‘칼로 찌른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저 방에 뭔가가 있는 거라고, 우리는 그렇게 확신했습니다.

주인 할머니와 남자, 두 사람이 떠났을 즈음에 우리는 우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친구 두 명이 말을 꺼냈습니다.


"야, 이건 진짜 안 돼. 뭔진 몰라도 저 방은 진짜 위험해 보인다니까. 이제 그만하자!"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역시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습니다.

적어도 문이라도 열어볼 수 있다면….

친구들이 절 필사적으로 말렸지만, 그 말을 듣지 않고 저 혼자 그 ‘방’으로 향했습니다.


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손잡이가 있을 법한 부분을 밀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문이 열렸습니다.

안쪽을 들여다보니 깜깜했습니다.

방에 들어서자 오른쪽에 창문이 보였습니다.

창문으로 달빛이 들어와 무언가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커다란 그림자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시커먼 점토 덩어리 같은 물체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 이상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고 순간적으로 직감했습니다.

문을 나서려는 순간, 무언가 뒤에서 저를 잡고 방안으로 내던졌습니다.

문은 어느새 닫혀 있었고 마치 잠긴 것처럼 열리지 않았습니다.


뒤에서는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무언가가 다가왔습니다.


"살려줘!! 잘못했어!! 제발!!! 누가 좀 살려줘!!!!!"


문을 힘껏 두드리고 소리쳐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갑자기 팔에 물컹한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그 무언가가 절 건드렸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어 토할 것만 같았습니다.

공포에 사로잡혀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던 저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정신 차려 보니, 저는 친구들과 함께 차 안에 있었습니다.

차는 벌써 돌아가는 길에 있는 고속도로에 있었습니다.

저는 부리나케 외쳤습니다.


"그 방에 괴물이 있었어!!!"


하지만, 제가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친구들은 뚱한 반응이었습니다.


"너 꿈꿨냐?"

"그 여관은 어떻게 된 거야? 주인 할머니는?"


계속해서 물어보자, 갑자기 두 친구가 정색하며 대답했습니다.


"그 얘기 이제 그만 하자."



집에 돌아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여관에 대해 알아보니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친구들도 이 일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 방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그 여관과는 무슨 관계였던 걸까요?


지금도 모든 것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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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