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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건설 회사의 사장입니다.

사장이긴 하지만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작은 건설 회사의 사장일 뿐입니다.

우리 회사는 설계부터 건설, 철거 공사까지 전부 맡고 있습니다.

이건 제가 맡았던 작업 중에 겪은 이야기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에, 오래된 집을 철거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철거를 의뢰한 사람은 집주인 A였습니다.


A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땅과 집을 물려받았지만 이미 집을 따로 지어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A네 가족이 사는 집을 설계하고 지은 사람 또한 접니다.


사실 A와 저는 어릴 적 친구였고, A네 집은 옛날부터 부자였습니다.

A와 저는 마음이 잘 맞아서 초등학교 때부터 사이가 좋았고 다른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계속 연락하고 놀러 다녔습니다.

20대 젊은 시절에는 같이 여자를 꼬시러 다니기도 했을 정도로 친한 사이입니다.

저보다 A가 먼저 결혼했는데 제가 아버지를 따라 건설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을 알고 이를 계기로 제게 집 설계와 건설을 의뢰했습니다.

제게는 처음 맡는 큰일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던 만큼 A네 집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죠.


어느 날 밤, A가 우리 집에 찾아와서 오랜만에 술을 마시며 둘이 추억에 잠겨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때 A에게서 본인이 상속받았지만 아무도 살지 않아 버려진 본가 건물을 철거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며칠 후, 저는 즉시 A의 본가를 철거하기 위해 사전 답사를 갔습니다.


역시 부잣집은 부잣집이었습니다.

제 머릿속 기억보다 조금 더 낡긴 했지만, 다시 봐도 호화로운 저택이었습니다.

짐 대부분이 버려져 있었고, 2층의 두 건물을 잇는 복도에는 커다란 거울이 있었습니다.

옛날엔 A의 본가에 자주 놀러 갔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아 폐가가 된 호화 저택은 어딘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 확인을 마치고 막 집에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도와주세요."


어디선가 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누군가 무단 침입했다가 사고라도 났나 싶어 돌아섰습니다.

거기에는 전신 거울이 있었고 거울 속에 젊은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방 안에는 여자가 없습니다.

여자는 오직 거울 속에만 있었던 겁니다.

그녀는 괴로운 표정으로 도와 달라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저는 무서워서 그 자리를 급히 떠나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그냥 잘못 본 것일 뿐이라고 자신을 타일렀습니다.

저는 A에게 연락해 다음 날 밤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 밤, A와 술집에서 본가 철거 작업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술이 들어가면서 저는 신경 쓰였던 전신 거울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그 거울은 내가 태어날 때부터 안채랑 별채를 잇는 복도에 걸려 있던 거야. 딱히 쓸 데도 없으니까 그냥 알아서 처분해 줘."


A는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거울에 비친 여자 이야기도 했지만, A는 잘못 본 거 아니냐고 웃으며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철거 전 불필요한 짐을 먼저 처분하고 싶었기 때문에, 3일 후 직원 10명이 트럭 5대를 타고 A의 본가로 갔습니다.

차례차례 짐을 실어 나르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직원 한 명이 엄청나게 큰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모두 그 직원에게 달려갔습니다.


비명을 지른 직원은 그때 그 거울 앞에 있었습니다.

저는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여자애가 절 보고 집을 부수는 걸 멈추라고 했어요!!"


저는 A에게 전화를 걸어 거울 앞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했습니다.


"지금 회사가 아주 난리야.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A는 심상치 않은 느낌으로 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일단 그날은 현장에서 모두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밤에 A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본가를 철거하기로 한 날부터 A네 회사에 서서히 문제가 생기더니, 제가 짐을 운반한 날에는 큰 거래처와의 계약이 무산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A의 아내와 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저는 A에게 넌지시 말했습니다.


"그 거울이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수호신 같은 거 아닐까? 그리고 그 저택에서 계속 살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러자 A도 납득한 듯 본가 건물을 재건축하고 지금 사는 집은 임대하기로 했습니다.


그 후 A네 본가는 깔끔하게 리모델링했습니다.

A와 제가 완성된 본가 건물을 확인하던 중 거울 앞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고맙습니다."


A와 저는 그제야 안심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A네 회사 사업도 잘 회복됐고 아내와 딸도 완쾌되어 퇴원했습니다.

제 사업 또한 승승장구해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해 1남 1녀를 얻게 되었습니다.

A네와는 가족끼리 서로 친하게 지냈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이제 모든 게 원만하게 해결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A는 나중에 정신이 불안정해지더니 신경증으로 발전하여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A의 아내는 끊임없는 부상과 질병으로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A의 딸은 실종 상태이고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A의 아내가 입원한 병원에 병문안 갔을 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그 거울 속에 있던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거예요.”


혹시 제가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만 걸까요.

역시 A의 본가를 철거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인제 와서 후회해봐도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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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