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경험담 중에 한 가지 얘기해보고 싶어서 왔어.

혹시 너네는 귀신 본거 말고 소리 들어본 적은 없었어?

이 이야기는 봤던게 아니라 들었던 일이라 아직도 긴가민가하지만 임펙트가 너무 강해서 살다가 문득 생각나면 아직도 소름이 쫙 돋는다? 각설하고 시작해볼께

그 날은 내 친구 생일이라 친한 친구들 다 모여서 술 마시고 노타에서 방전될때까지 놀다가 3시가 넘어서 귀가하면서 겪은 일이야.

생일이었던 친구랑 나는 어릴때부터 쭉 같은 동네에 살아서 같이 택시타고 들어가려고 길에 서있었는데
하필 그 날 친구 중에 한 미친놈이 무슨 웹툰 보고 가방에도 안 들어가는 비비탄 샷건총을 선물이라고 줬었는데 그걸 들고 택시를 잡으면 잘 잡히겠냐고...

그래서 친구가 술도 좀 깰겸 걸어가다가 오는 택시 잡자해서 한 20분을 걸었는데 내가 술이 좀 약하기도 하고 이미 노타에서 체력이 다 소진된 상태라 심신이 다 박살이 나버렸어...

그러다 늦게나마 택시가 잡혀서 타고 집에 가는데 취한 상태로 택시를 타니까 속도 안 좋고 몸이 너무 지쳐서 우리집까지는 도저히 못가겠는거야 그래서 그냥 친구 집에가서 자기로 하고 친구 집 앞에서 내렸어

친구 집 건물이 어떤 구조냐면 1층은 넓은 주차장이고 유리문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면 짧은 통로 정면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2층부터가 집이 양쪽으로 두 가구가 있는 구조였어.
엘리베이터를 마주보고 서있으면 좌즉 후방에 계단이 있고 ㅇㅇ

그 날 내가 좀 취하기도 했고 엄청 늦은 시간이라 사람도 없으니까 친구랑 장난 친다고 유리문 앞에서 신발 벗고 문 열리자마자

"실례합니다~"

하면서 신발들고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갔거든? 친구가 미친ㅋㅋ 하면서 따라들어오고 있었는데 난 또 장난친다고 엘리베이터 문에다 똑똑 노크하면서 "계세요~ 문열어주세요~" 했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중성적이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네"

라는 한 마디가 들렸어.

나랑 친구랑 둘 다 김민교 눈깔이 돼가지고 서로 마주 보면서 입만 뻐끔뻐끔 하다가 엘베 버튼을 눌렀다? 엘베가 1층에 있어서 문이 바로 열렸는데 안엔 아무도 없었어 시발

그러곤 친구집이 3층이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계단으로 미친듯이 뛰었는데 그 왜 등 뒤로 누가 따라오는 기분 있잖아 소름돋아 죽겠는데 친구새기는 도어락 비번 자꾸 잘못쳐서 진심 샷건으로 뒤통수 후리고 싶었다

집에 들어와서 서로 몸에 소금 갈겨주고 둘이 구석에 앉아서 뭔데? 뭐임? 너도 들은거 맞지? 하면서 무교인 둘이서 기독교채널 찬송가 나오는거 계속 틀어놨었어...
뭔가 불교티비는 이상하게 더 무서워서 못 틀어놓겠더라고

이 일이 있고나서부턴 친구는 엘베 절대 혼자 안 타고 부모님 가끔 집에 오실때마다 엘베에 귀신나온다고 절대 타지말라 그랬다가 미친놈 취급 당했다. ㅇㅇ

아, 나도 다른거 없이 엘베는 혼자서는 못 타겠더라구...

아, 맞어.
그 당시에 문득 생각난게 있었는데 나 어릴때 우리 할아버지가 사람없는거 뻔히 알면서 부르면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 자기 부르는줄 알고 대답하니까 그러지마로라 라는 뉘앙스의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었거든?
그게 그래서 그랬던건가 싶더라.

그래도 화장실에서는 노크 꼭 하고 들어가길 바라.

내 얘기는 여기까지야.
내가 글을 잘 못 쓰는데 읽어줘서 고마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