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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머니는 매우 영감이 강한 분입니다.

젊었을 때부터 이상한 것을 자주 보셨던 모양이라 별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는 않으시지만, 몹시 나쁜 경험도 몇 번 하신 듯합니다.


그런 어머니의 딸인 저는 영감이 전혀 없고 지금까지 한 번도 귀신을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몇 가지 이상한 경험을 한 적은 있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고등학교 때 겪은 이야기입니다.


먼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느꼈던 이상한 감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불길한 예감’이라고나 할까요?

안 좋은 느낌이 드는 날 밤에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면 항상 가위에 눌립니다.

가위에 눌린 다음 날은 보통 학교를 쉬게 됩니다.

아파서 쉬는 게 아니라, ‘가까운 친척이 돌아가셔서’였습니다.


저는 항상 친척이나 친한 지인이 죽기 전날 ‘무언가’를 느낍니다.

초등학생 때나 중학생 때는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먼 친척 삼촌과 이모...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죽으면 원래 이런 일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하는 외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외할아버지와 사이가 정말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여름방학 때에는 한 달 내내 외조부모님 댁에서 지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농구부에 들어가 여름방학 동안에는 매일 동아리에서 땀을 흘렸습니다.


동아리 활동이 끝날 즘엔 외할아버지가 계신 병원은 이미 면회 시간이 끝난 데다, 연습하느라 녹초가 되어 거의 병문안을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날이 왔습니다.

여느 때처럼 피곤한 몸을 침대에 내던지고 막 잠들려는 순간, 뇌 속에 엄청난 이명이 울렸습니다.


저는 황급히 눈을 떴습니다.


‘세상에!’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 그렇게 느꼈습니다.


가위에 눌려 전혀 움직이지 않는 몸.

그 가운데 머리 위에서 몇 번이나 심벌즈를 두들기는 듯한 강렬한 이명.

그리고 시야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

이렇게 심한 가위는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려움보다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외할아버지를 부르며 몇 번이고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어렴풋이 외할아버지가 분노하시는 기운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고 방의 커튼이 팔랑 흔들렸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가위는 풀리고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온몸에 피로가 쌓여 무거운 몸을 간신히 움직여 어머니 방으로 갔습니다.

놀랍게도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불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흐느끼는 제 얼굴을 보자마자 정신을 차리신 듯했습니다.

우리는 곧장 외할아버지가 계신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날은 이모（어머니 여동생）가 한밤중에 외할아버지를 간호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두 모녀가 눈이 새빨개진 채로 찾아와서 놀란 것 같았습니다.

외할아버지는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셋이서 속삭이며 얘기하고 있었는데, 외할아버지가 눈을 떴습니다.

최근에는 하루에 한 번 의식이 돌아올까 말까 한 상태였지만, 어째선지 지금까지 중 가장 의식이 맑은 상태였습니다.

바짝 마른 외할아버지는 새벽 3시에 그토록 좋아하시던 바나나 한 송이를 드시고 녹차를 마시고는 다시 제 손을 잡고 주무셨습니다.

그날 아침,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아직도 어머니와 그날 있었던 일을 자주 얘기합니다.

어머니도 매번 불길한 예감을 느끼셨다고 하는데, 외할아버지 때는 특히 더 강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가위에 눌렸을 때 외할아버지께서 저를 데려오라고 하셨다는 겁니다.


"죽기 전에 얼굴은 보여 주겠지만, 죽은 뒤에는 데려가게 하지 않을 거예요."


어머니는 왠지 예감이 안 좋아 이렇게 강하게 되뇌었다고 합니다.


"가위눌리는 와중에 싸운 건 그게 처음이야."


그렇게 말하며 웃는 어머니를 곁눈질로 보다가, 그때 외할아버지에게 사과하지 않았더라면 끌려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그 후에도 저는 몇 번이나 불길한 예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이 말만은 확실히 마음속으로 전하고자 합니다.


"미안해,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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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