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photos/1L71sPT5XKc
일주일 전 얘기.
딸을 데리고 드라이브하러 갔다.
대단한 것 없는 산길을 달리다가 도중에 있는 드라이브인에서 밥을 먹었다.
그러다 딸을 놀래주려고 옆에 있던 비포장도로 샛길로 들어갔다.
딸이 하지 말라고 말리는 게 오히려 재미있어서 점점 안쪽으로 나아갔다.
그랬더니 갑자기 엔진이 멈춰버렸다.
산속이라 휴대전화도 연결이 안 되고 차에 대한 지식도 없으니 딸과 함께 어찌할 바를 모르고만 있었다.
아까 밥 먹었던 드라이브인까지도 걸으면 몇 시간은 걸릴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으니 그날은 차 안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에 걸어서 드라이브인까지 가기로 했다.
차 안에서 추위를 견디다 보니 밤이 되었다.
밤에 보는 산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소리라고 해 봐야 때때로 바람이 불어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 정도.
점점 시간이 흘러 딸은 조수석에서 자고 있었다.
나도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무슨 소리가 들렸다.
지금 생각해도 기분 나쁜, 목소리인지 자연음인지 모를 소리가 ‘텐（켄?）…소우…메츠…’ 하고 몇 번이고 들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겠거니 하고 눈을 감고 있었다.
하지만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눈을 떴다.
그랬더니 뭔가 하얗고 매끈한 것이 이상하게 움직이며 차에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마치 ‘울트라맨’에 나오는 ‘자미라’처럼 머리가 없는 모양새에 다리는 하나밖에 없었다.
그놈이 설명하자면 ‘깽깽이발로 뛰면서 양손을 마구 휘두르고 온몸을 흔들어대며’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울트라맨 자미라: https://namu.wiki/w/%EC%84%9C%EC%84%B1%EA%B4%B4%EC%88%98%20%EC%9E%90%EB%AF%B8%EB%9D%BC）
너무 무서워서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왠지 그때는 옆에서 자는 딸을 깨우면 안 된다는 이상한 생각에 정신이 팔렸었다.
그래서 소리치지도 도망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놈은 점점 차 근처까지 다가왔지만, 아무래도 차 옆을 그대로 지나친 모양이었다.
지나가는 동안에도 '텐...소우…메츠'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소리는 멀어지고 있었고 뒤돌아봐도 그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안심하고 딸 쪽을 돌아보니, 그놈이 조수석 창문 밖에 있었다.
머리가 없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가슴 언저리에 얼굴이 있었다.
기억하기도 싫은 무서운 얼굴로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두려움보다도 저놈이 내 딸에게 접근했다는 것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야 이 새끼야!!!!" 하고 소리쳤다.
고함을 지르는 순간 그놈은 사라졌고, 딸이 벌떡 일어났다.
내 고함에 놀라 깨어난 줄 알고 딸에게 사과하려고 했는데,
"들어갔다들어갔다들어갔다들어갔다들어갔다들어갔다들어갔다들어갔다들어갔다”
딸이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큰일 났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여길 떠나기 위해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시동을 걸었다.
다행히도 시동이 걸렸다.
서둘러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딸은 아직도 옆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빨리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고 싶어 속도를 냈다.
드디어 도시의 불빛이 보이는 순간 조금 안심했지만, 딸의 중얼거림이 ‘들어갔다’에서 어느새 ‘텐…소우…메츠’로 바뀌었다.
얼굴도 딸의 얼굴이 아닌 것 같았다.
집에 돌아가기에는 딸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 눈에 띈 절로 곧장 달려갔다.
늦은 밤이었지만 절 옆 주지 스님이 사는 곳? 에는 불이 켜져 있었기에 딸을 끌고 가 초인종을 눌렀다.
주지 스님 같은 사람이 나오더니 내 딸을 보자마자 “무슨 짓을 한 거냐!!” 라고 말했다.
산에 들어가 이상한 놈을 봤다고 말하자, 주지 스님은 안타까운 얼굴로 잠깐의 위안밖에 안 되겠지만, 이라며 불경을 외우고 딸의 어깨와 등을 두드렸다.
주지 스님은 하룻밤 묵고 가라고 하셨다.
딸이 걱정되기도 하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딸은 ‘야마노케（주지 스님은 그렇게 불렀다）'에게 씌었다고 한다.
49일이 지나도 이 상태가 계속되면 이대로 평생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고 한다.
주지 스님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딸을 맡아 어떻게든 야마노케를 몰아낼 수 있게 노력은 해 보겠다고 하셨다.
아내는 주지 스님과 내가 전화로 설명해서 간신히 이 상황을 믿어 주었다.
주지 스님이 말하길, 이대로 집에 갔다면 아내도 야마노케에 씌었을 거라고 한다.
야마노케는 여자에게 씌는 모양이라, 야마노케를 완전히 빼낼 때까지는 아내도 딸을 볼 수 없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내 딸은 여전히 주지 스님과 함께 있다.
매일 딸의 상태를 보러 가지만, 더 이상 내 딸이 아닌 것 같다.
딸은 히죽히죽 웃으며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내 딸이 빨리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절대 장난 삼아 산에 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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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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