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2 10: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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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봉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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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1~2학년 시절,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독서실가서 공부하면서 놀러다녔었음.
새벽 1~2시쯤 독서실에서 나와서 친구 두 명에 나까지 해서 셋이 집에 가는데 그 깡새벽에 여자아이 목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리는거.
안그래도 대로변도 아니고, 먹자골목도 아닌 일반 주택가에 새벽인지라 주변소음이라고는 거의 없었고, 많아봐야 초등학생이 될까말까한
여자아이 목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리기 시작함.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각자 얘기하면서 지나가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거임.
'이 새벽에 아기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이상한데, 아이 목소리만 들리는 것도 이상하네...?' 우리나라가 아무리 치안이 좋다고 해도
새벽 1,2시에 아동이 길거리에 혼자 방치된 상황은 꽤나 드물기에 목소리의 진원지를 찾기로 함. 실종아동같은 혹시 모를 비상상황일 수도 있기에
주택가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소리의 진원지를 찾았는데,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 주변에서 나는거 같은거임....
해당 차는 썬팅은 안되어있어서 내부를 봤는데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구석구석 봐도 아무도 없음.
차를 살펴보는 와중에도 아이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음....
"엄마 어디야, 엄마 무서워, 엄마"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차 내부에서부터 나는 소리가 아니라 차 밑바닥, 그러니까 길바닥과 차 바닥면의 사이에서 나는 소리같음....
고양이 소리가 아이가 내는 소리랑 비슷하다곤 해도 지금 듣고 있는 아이의 울먹이는 소리는 진짜 너무나도 또렷하게 들렸음.
차와 아파트 1층과의 거리도 꽤나 멀었기에 아파트 1층에서 나는 소리를 잘못들었을 가능성도 없음.
"엄마 어디야, 엄마 무서워, 엄마, 엄마 어디야, 엄마 무서워, 엄마, 엄마 어디야, 엄마 무서워, 엄마, 엄마 어디야, 엄마 무서워, 엄마, 엄마 어디야, 엄마 무서워, 엄마"
이 말이 계속 반복되는거임.....중딩시절, 괜한 오기에 우리 셋 중 누구 하나 먼저 그냥 가자는 말도 못하고, 그렇다고 차마
그 차의 바닥을 볼 용기는 내지 못해서 괜히 애꿎은 차 타이어만 발로 차봤으나 상황은 달라지지않았음. 주변에 지나가는
어른이라도 있었으면 어떻게든 했겠지만 아무도 없었음.
그렇게 마냥 아무것도 못하고 차에 붙어있다가 옆차에서 갑자기 되게 낮은 남자목소리로
"엄마"
라는 목소리가 들리자 셋 다 아무말 없이 집으로 뛰어갔음. 그날 이후로 저 이야기는 우리 셋 다 아무도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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