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어떤 마법같은 힘을 가진 책이 있다면 당신은 믿겠는가?

그 책은 아주 오래전부터 어느 이름모를 수도원에 은밀하게 보관되어있다.

책의 이름은 'Lasciate ogni speranza, voi ch'entrate.'

이 끔찍한 물건은 알수없는 무언가의 가죽으로 봉해져있다.

그리고 책 앞으로 다가가기만 해도 이것을 읽고싶은 강박적인 욕구에 빠진다고 한다.

대략 세간에 알려진것은 이정도

많은 사람들이 그 비밀의 수도원을 찾으려 했지만

찾아냈다는 사람은 들은적도 본적도 없다.

"하지만 내가 그걸 해냈지."

끝없는 수소문 끝에 나는 드디어 책의 위치를 알아냈다.

마침내 오늘 그 책의 내용의 비밀을 알아낼 것이다.

...

나는 수도사의 대표격으로 보이는 노인에게 말했다.

"정말 깊숙히도 숨겨놨군요. 어르신께서는 저 책을 읽어보신적이 있으십니까?"

늙은 수도사가 수염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우리는 그 책을 읽을 자격이 없소. 찾아오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뿐이지."

찾아오는 이들? 내가 첫번째가 아니라는건가?

"찾아오는 이들이라뇨?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있다는 말입니까?"

노인은 웃음기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수 세기전부터 수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소. 당신도 그 중 하나가 될테고"

노인은 기침을 한번하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 책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오늘 당신을 만난거요."

노인의 마지막 말은 나를 흥분되게 했다.

책 앞에 다가가지도 않았지만, 읽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없었다.

나는 서둘러서 책 앞에 섰다.

마치 벌거벗은 여자를 앞에둔것 처럼 내 정신을 부여잡을 수없었다.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나는 책을 읽고 있었다.

생전 처음보는 언어지만 이해하고 읽을 수 있었다.

아니, 그건 읽는것이 아니였다. 책의 내용이 나의 머릿속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찰나같던 시간이 지난 후 나는 책을 덮었다.

...

로브를 머리 깊숙히 뒤짚어쓴 수도사가 말했다.

"보호자시여, 슬슬 준비하겠습니다."

늙은 수도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에서 왔을지 모를 젊은이는 책을 제자리에 돌려놓더니

겁의한 광경을 본 듯한 표정을 한채로 허름한 돌벽뿐인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공허한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기괴한 광경이다.

젊은이는 이윽고 주머니에서 날카로운 단도를 꺼내더니

자신의 목을 깊숙히 베었다.

검붉은 피가 뿜어져나와 온 돌벽을 적셨다.

그리고 젊은이의 몸뚱이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널부러졌다.

한 수도사가 아직 따끈한 젊은이의 몸뚱이에 다가가며 말했다.

"이번 사람은 치우기 힘들겠군요. 이렇게나 더럽혔으니.."

그리고 주위에서 수도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고대부터 존재해왔던 인피로 둘러싸인 미지의 책.

읽은 사람은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게된다고 한다.

그 비밀은 마법이나 저주같은 것이 아니라

어떠한 지식을 담고있는 것이다.

그 끔찍한 진실은

이 세상이 지옥이라는 것. 그리고 모든 인간은 죽음 이후에

윤회를 통해 계속해서 삶을 반복하여 고통받는 것이며

오직 자살만이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삶이 지옥같은가? 구원을 바라며 이 책을 찾으라.


'Lasciate ogni speranza, voi ch'entrate'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