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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이 들었을 쯤부터 귀신이 보였습니다.

귀신은 우리 주변에 그냥 평범하게 존재합니다.

의식하지 않으면 살아있는 사람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유일한 차이점은 주변 환경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입니다.

전혀 대화할 수 없고, 물리적으로 간섭하지도 않습니다.

말하자면 사람 모양의 공기가 저기 있구나~,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귀신이 보인다고는 하지만 저도 별문제 없는 나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교실 창문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소문이 있는 곳에는 귀신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초등학교에도 귀신이 있어서 익숙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아무 문제 없이 넘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처음 그 교실에 들어갔을 때도 역시나 있었습니다.


역시 있구나~ 하고 그 귀신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귀신의 얼굴이 갑자기 휙 이쪽을 향하더니 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날 보고 있는 거야?!


지금까지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제 심장은 아플 정도로 심하게 뛰었습니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귀신이 저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는 겁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한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 주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보건실로 도망쳤고, 그대로 조퇴했습니다.


집에 가는 길,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귀신이 제 뒤에서 두 번째에 있는 전신주 옆에 서 있는 겁니다.

따라오고 있어!

숨 가쁘게 집으로 달려온 제 모습을 보며 어머니는 "왜 그래?"라며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귀신이 따라오고 있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제가 귀신을 볼 수 있다는 건 아무한테도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무해하다고 생각했던 귀신이 따라오다니.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턱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집 안에서 그 귀신과 마주치는 일은 없었지만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아침이 되고 말았습니다.


방을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어머니가 아침밥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하고 아침 인사를 하자 어머니는 절 보더니 말했습니다.


"너 누구야?"


어? 하고 순간 당황했는데, 다음 순간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아, A（내 이름）구나. 잘 잤어?"


평소와 같은 어머니였습니다.


혹시 어머니에게도 보이는 걸까요…?


하지만 아침에는 이야기할 여유조차 없어서 허둥지둥 준비하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학교에서는 그때 그 귀신이 제 시야에 들어옵니다.

다행히 저를 바라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그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계속 못 보는 척하고 있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녹초가 되어 돌아와 현관문을 열자, 현관에 어머니가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입을 열자마자 말했습니다.


"너 누구야?"

"누구냐니, 나잖아. 다녀왔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대답했습니다.


"알고 있어. 어서 오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저는 저녁을 먹고 어머니와 상의했습니다.


"엄마, 혹시 보여?"

“응? 뭐라고? 무슨 소리니?”


하지만 어머니랑은 이런 식으로 얘기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뭔가 감이 온 저는 이 방법을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습니다.


“너 누구야?”


다음날부터 저를 따라오는 귀신이랑 눈이 마주칠 때마다 이렇게 중얼거리거나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보기에도 무서웠던 귀신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이 행동을 반복할 때마다 무서움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학교에 가서 귀신을 만났을 때, 이변이 생겼습니다.

귀신이 저를 못 보게 된 겁니다.

그 교실 밖을 나오지도 않았고, 다른 귀신들처럼 제가 가까이 와도 모르는 척.

평소 같은 평화로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제가 어른이 된 지금까지 몇몇 귀신들이 저를 인식한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 수법으로 귀신이 제게 흥미를 잃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귀신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아마 어머니도 귀신을 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제게 귀신에 대한 대처법을 몰래 가르쳐 준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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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