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0 18: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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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용은 대수롭지 않다.
생전 처음 보는 할머니가 나타나셔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진수성찬을 차려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먹으라고 하는 것이다.
며칠 뒤 나는 친할머니를 만났고 꿈 이야기를 들려 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표정을 굳히며 말씀하셨다.
"그거 니 데려갈라꼬 그러는기다. 그 할마시가 니 보고 어디 가자고 하면 어딘가에 머리를 쌔게 박아 버리거라."
그 이후로도 다정한 할머니 꿈을 꾸었다.
언제나 나를 위한 진수성찬을 차려주셨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할머니는 내게 갈 곳이 있다며 따라오라고 했다.
친할머니에게 들은 바가 있기이 당연히 거절했다.
그러자 다정한 할머니는 표정을 험악하게 구기곤 억지로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 건지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 친 할머니의 말씀이 생각난 나는
머리를 찧을 수 있는 곳이 나타날 때 마다 머리를 디밀었지만
험악한 할머니는 나를 저지하며,
"이 잡년이 !! 느그 할매가 그리하라 카드나!!"
라며 역정을 내면서 나를 방해했다.
그렇게 끌려가며 옥신각신하던 중 나는 가까스로 머리를 박았고,
꿈의 세계에서 무사히 현실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그 꿈을 꾸지 않았다.
문제는 친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언제나 구석에 자리를 잡으신 채 무언가의 눈치를 살피고
이따금씩 발작하듯이 소리 치셨다.
"아이다 !! 내가 가리키준 거 아이다...!!"
라고.....
2.
"나는 햄스터가 좋아."
"왜?"
"햄스터는 잔뜩 화가 나면 동족을 죽인대."
내 대답에 친구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거 잘못 알려진 거야, 대부분의 경우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영역 다툼을 하느라 상대를 제거하는 거야."
그 말을 들은 나는 낙심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더 이상 나와 햄스터 사이에 공통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3
어느 날 뉴스에 친구가 사는 집이 나왔다.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친구의 집의 벽 안에서 정체불명의 변사체가 나왔다는 거였다.
나는 친구가 걱정이 되어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미 집을 옮긴 지 몇 개월이 지났다는 것이었다.
"정말 끔찍하네... 그걸 어떻게 찾았대?"
"음... 뉴스에서 말하길, 집 주인이 인테리어를 다시 하려고 공사를 하다 발견했대. 정말 끔찍한 일이야. 벽 속에 시체라니 !!"
친구는 잠시 말을 쉬었다가 말을 다시 이었다.
"그것도 끔찍하긴 한데... 난 그 여자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 집에서 살았다는 거잖아... 너무 끔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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