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날 -2화 [4] |
2024-01-11 14: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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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악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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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는 조금 고급진 아파트였다.
의뢰인은 안방 안쪽 금고에 서류며 인감이며를 놨다고 말했다.
아파트라. ”청소“가 안되어있다면 리스크가 좀 있긴 하지만, 오히려 안전하다.
문열어놓고 다니는 아파트는 없으니까. 하지만 안에 좀비가 있을수 있다라는점이 살짝 긴장은 된다. 분명 가족중 하나일텐데.
하지만 의로인은 딱히 별말하지 않았다.
남의 가정사야 어찌됬든 이런일 자체는 흔한일이다.
하지만 난 깨달아야했다 오늘은 좀 운수가 안좋다는걸.
네비를 키며 길을 보며 걷던중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좀비때문도 아니였다. 보수되다만 콘크리트에 발이걸려 넘어진 것이였다.
쩍 하고 휴대폰이 갈라졌다.
하필이면 액정면에 떨어져 반쯤 검은화면만 보이게 되었다.
난 어이가 없어 입을 벌렸다. 그리고 또다른 쩌억 하는 소리가 났다.
좀비는 사람을 때리지 못한다. 즉 저건 사람이란 뜻이였다.
난 주머니속에 액정나간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골목길에 좀비가 늘어선건 봤어도 깡패가 늘어선건 처음봤다. 너무 이질적인 나머지 영화라도 찍는줄 알았다.
”길도야. 이제 가자.“
”좆이나 까잡숴.“
그리고 깡패는 침을 뱉었다. 가오와 함께 피가 섞여나온다.
딱봐도 여러명이 한사람을 잡고있는 광경이였다.
‘이거 참...’
신식 아파트는 골목길 구석구석을 지나야 갈 수 있다.
즉 저 무리가 길을 막고있었단 뜻이였다. 골목길은 구세대 주택 또는 무허가 주택들로 가득차있다.
즉 다른곳으로 간다고해도 쓸데없이 시간이 더 걸린단 소리다. 나는 조금 고민했다.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고개를 까딱인다. 그리고 나머지들이 맞고 있던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맞고있는 남자는 맞고만 있지 않았다. 젊은놈들이 달려들자 잠깐 빼더니 반격을 시작했다.
‘와 영화네.’
나는 몰래 그들을 훔쳐보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며 생각했다. 처음엔 무법자인줄 알았다.
무법자
좀비사태이후 정부가 제안한 거주지로 이주하지않고 그동네에서 눌러사는 인간들을 뜻하는 요즘세대의 신조어였는데.
이런 척박한 동네에서 스스로 사는놈들이니만큼 노답인 인간들이 많아. 나같은 배달직은 ‘마주치면 귀찮아지는 놈들’ 리스트에 있는 중 하나인 놈들을 말한다.
물론 나도 몇 번 마주친적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잘-숨거나 적당히 삥뜯겨주는걸로 목숨을 무마하곤 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무법자 같아보이지 않았다. 일단, 기본적으로 옷이 깔끔하고 정장을 챙겨입고 다니는걸로 보아 ‘도시사람’일 확률이 컷다. 보통 무법자들은 옷이 지저분한 편이다.
아무튼, 이건 꽤 귀한 광경이긴 했다. 왠만한 도시는 방역을 준수해야하고
정부지침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있었으므로, 이런 생생한 로드무비는 흔한 광경이 아니기 때문이였다.
맨날 좀비들 아니면 마스크를 칭칭감은 사람들,
아니면 문너머 아니면 화상채팅으로 만나는 사람들만 보다가 갑자기 실시간으로 상영되는 액션영화에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침뱉은 아저씨는 자신이 뱉은 가오를 지키기라도 하는양 자세를잡고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깡패를 위협한다. 아마도 천부적인 파이터같다.
자신을 에워싸는 젊지만 새파란놈들을 잘 방어하고있었다.
하지만 쪽수와 나이는 못당하겠는지 남자는 차츰차츰 힘에 부쳐보였다.
‘이런데에서 경찰을 부를수도없고. 시간을 더끌면 나만 손해지.’
나는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했다. 더 기다려서 저 깡패와 무리들이 사라기까지 기다리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남자가 죽으면? 아마 좀비가될것이였다.
나이는 조금 있어보이지만 건장해보이는 남자가 좀비가되면 그것도 그것대로 골치가 아프다. 앞서 말했듯이 좀비들도 생전의 삶에 영향을 받는다. 괄괄한 심성을 가진 좀비라면 괄괄하고 달려들기를 잘하는 육체파 좀비가 된다. 그리고 내가있는곳은 트여있으면서 막힌곳도 많은 골목길이였다.
난 일하러와서 좀비와 신명나는 술래잡기는 별로 하고싶지 않았다. 결국 남자는 쓰러졌다.
”형님 이대로 냅둬요?“
젊은 ᄁᆞᆼ패놈 중하나가 질문을 한다.
저말은 곧 좀비로 둘까요? 라는 뜻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간적인 존엄을 지키게 만들고싶다면 왠만하면 머리를 노리는게 요즘 장례법이였다지만, 아무래도 저 패거리들의 두목처럼 보이는 남자는 그럴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이다. 길에서 난놈 길에서 뒤지라하지뭐.“
사투리가 섞인 억양으로 말하고서 남자는 내쪽으로 방향을 옮겼다.
상황이 안좋다.
나는 조용히 담벼락에 손을 짚었다. 그리고 올라갔다.
”어?“
”형님 저기 ....“
쿠당탕
난 조용히 벽을 타려했지만 균형을 잃었는지 쿠당탕 소리가나면서 온천지에 내가 여기있다고
알리는 소리가 났다.
”으어억“
제대로 등을 받쳐서 숨이 안쉬어진다. 나도 모르게 좀비같은 소리를 냈다.
”아 좀빈가보네. “
”몰라. 지겹다. 걍 가자 마.“
이게바로 임기응변인가? 운이 안좋았던걸 보상을해주는지 그냥 이렇게 넘어가는 것 같았다.
닫혀진 철문 밑틈 사이로 구두와 운동화가 지나가는게 보였다.
쫄따구와 두목같은놈은 지나가며 그럼 아침은 뭐먹을까 와같은 이야기를 하며 지나갔다.
그리고 갑자기 비명소리가 났다.
그리고 갑자기 구둣발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다.
소리가 늘었다. 그리고 별안간 깡패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미친 시발 !“
그리고 털썩하고 쫄따구중 하나가 쓰러지는 소리가났다.
밑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보였다. 그리고 철컥거리는 소리가 났다.
좀비특유의 괴성이 안들린다. 좀비는 뚜벅거리며 걷지 않기 때문이다.
푹 하는 소리가 더 들린다. 다시한번 철컥거리는 소리가난다.
‘무법자다!’
본능적으로 느낀 감각이 내게 소리치고있었다.
쉭 하고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났다.
”악!“
상대방이 뭔가에 맞은건지 비명을 질렀다. 나는 몸을 일으켜 문을 천천히 열었다.
쫄따구중 하나가 팔을 움켜쥔채로 이를 악물고있었다 . 처음에 대장으로 보인놈은 가장 멀리 도망쳤다.
”씨발.“
하이바를 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는 석궁을 들고있었다.
젊은놈이 억억거리는 소리를 냈다. 여자는 석궁을 들었다 그리고 철컥 소리가 한번더 들렸다.
남자가 털썩하고 쓰러진다.
*
그 여자가 지나갈동안 난 누구보다도 빠르게 조용히 벽면에 기대있었다.
너무나도 조용한터라 내 가방이 웅덩이에 젖는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가 사라지는걸 확인했다. 여자는 놓친 깡패가 아쉽다는 듯 한번더 욕을하더니 석궁을 들고 사라졌다.
여자가 지나간 자리엔 두 개의 깡패 시체가 있었다.
야무지게 머리쪽을 노려 좀비가 되지도 못하게 만들어놨다.
인간으로 죽은 두 깡패의 명복을 빌었다.
그리고 처음에 맞던 남자는 어느샌가 사라져있었다.
좀비가 되어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했다.
진짜 말도안되는 일이 순식간에 벌어졌지만,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래, 그동안 꽤 사업이 술술 풀리긴 했지. 솔직히 이일을 하면서
서비스업의 꽃이라는 진상도 제대로 안만나본 나였다.
고객 클레임은 안받아봤으니 이런일도 있을법 할수도있지.
나는 애써 마음을 다독거리며 빠른 퇴근을 위해 몸을 움직였다.
시체를 한두번 본것도 아니고. 이정도면 괜찮잖아?
버린도시에서 아직 좀비의 좀자도 못만나봤고. 아직까진 말이지.
*
나는 빠르게 골목길을 지나갔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을 본 뒤라 비밀번호가 기억이 나질 않은 것이다.
휴대폰의 액정은 반쯤나가 제대로 읽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괜찮다. 난 프로니까. 나는 이럴때를 대비해 주소 및 명단을 적어놓은 프린트물도 갖고 다니기 때문이였다.
”씨발.“
하지만 프린트물은 물에젖어 잉크가 번져 그 내용을 알아볼수가 없었다.
난 그 석궁녀를 피해 숨어있다 내 가방이 물에젖은걸 기억해냈다.
망할.
목적지를 앞에두고 이게무슨 개같은 꼴이란 말인가.
난 머리를 싸맸다. 아니 최대한 기억해보자. 408호였지? 그러면 차라리 벽을타고 오르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난 계단을 타고 내려와 밖으로나가 1층을 바라보았다.
아니 옛날 배관타고 올라가던 도둑처럼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유리는 어떻게 꺨건가. 그리고 저 난간이 튼튼하다고 말할수 있을까?
괜히 올라갔다 떨어져서 움직이지 못하게되면? 말그대로 그냥 죽거나 좀비가 되거나 둘중 하나일 터였다.
”어쩔수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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