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킨입니다.
뭐, 이 글을 클릭하셨다는 건, 아무래도 귀신에 대해 궁금하셔서겠죠.
제목이 대놓고 귀신 백과사전이니까요. 요괴나 저주도 다루지만...
오늘은 귀신입니다. 그것도 한국 귀신이죠.
제가 알기론 중국에도 암팽이로 추정되는 민담이 존재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무위키피셜 우리 나라의 "요괴"라는 군요. 야광"귀"니까 귀신 아닌가...
여튼 서론엔 크게 관심이 없으실테니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 암팽이(야광귀)
암팽이란 야광귀의 우리 말 이름입니다. 그렇게 강력한 귀신은 아닙니다.
산 사람의 신발이나 옷을 훔치는 도벽이 있긴 하지만... 아, 도둑 맞으면 1년간 재수가 없다고 하니 어떤 관점에서는 강력할 수도 있겠군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 글에서는 대처법도 같이 다루곤 하니까요. 대처법이 존재한다면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얜 대처법이 확실히 있으니 걱정마세요.
왠지 암팽이가 더 있어 보이므로 앞으론 암팽이로 통일하겠습니다.
야광귀라고 하는 것보다 암팽이라고 하는 쪽이 좀 더 있어 보이니까요.
☆ 외형
외형적인 특징은 초췌한 얼굴에 헤진 옷-거의 누더기에 가까운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귀신들의 흔한 차림새이긴 한데 암팽이만의 특징이 있다면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멀리서도 쉽게 암팽이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인지 못 하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암팽이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할만큼 능력 있는 귀신이 아니니까요.
☆ 역할
죽은 자들의 넋을 인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왠지 굉장히 능력 있는 귀신처럼 보이지만 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암팽이가 벌로 이 역할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이유도 죽은 사람들이 암팽이를 쉽사리 발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받은 처벌의 일종이지, 암팽이의 힘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암팽이의 발생 원인은 크게 2가지인데, 하나는 저승에서 도망치다가 걸려서 벌을 받게 된 것입니다. 두번 째는 살아 생전에 타인을 등쳐먹으며 자신의 잇속을 채우고 가난한 자들을 돕기는 커녕 인색하게 굴었기 때문입니다.
너는 헐벗은 자들을 무시했으니 그 들의 심정을 한번 겪어봐라,
란 식의 처벌을 받아 항상 허기와 추위에 떨고 있고 몰골도 초췌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더 쉽게 말씀 드리면 잡귀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근데 주로 후자가 원인입니다.
☆ 능력
밝게 빛나는 건 암팽이가 원해서 그리 된 것도 아니고 자신이 원한다고 빛을 내지 않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능력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옷 차림이 후줄근하다보니 신발이나 옷을 훔치는 도벽이 있는데 주로 신발을 훔칩니다. 아무래도 신발을 훔치는 게 옷을 훔치는 것보다 난이도가 낮으니까요.
다만 암팽이에게 신발이나 옷 등을 도둑맞게 되면 1년간 재수가 없습니다. 재수 옴 붙었다, 정도면 괜찮은데 1년간 전반적으로 운이 안 좋아집니다. 성사될 수 있었던 혼인이 파토나거나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학생이라면 성적이 낮아진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드물지만 명줄이 끊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 출몰 시기와 대처법
출몰 시기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귀신에 해당합니다. 정초(음력 1월 1일), 설날, 귀신절-새해 음력 정월 16일에 출몰하는 편입니다. 드물게 잔칫날에 출몰하기도 합니다.
새해부터 재수 없어지면 곤란하니 대처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신발을 실내에 보관하는 겁니다. 아파트 같은 경우는 사시사철 암팽이에게서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불안하시면 신발을 뒤집어 놓으시면 됩니다.
신발을 훔칠 때 신고 도망가는데... 엎어져있는 신발은 신을 수 없으니 도둑맞지 않습니다. 뒤집으면 된다고 생각하시겠죠. 암팽이는 그 행위를 하지 못 합니다. 이유가 어리석기 때문이라는데 이 어리석다의 기준은 어디까지 내려가는 건지 신발을 뒤집을 생각조차 못 하는 모양입니다. 좀 너무 과하게 어리석은 거 같은데...
그래도 불안하시다면 채 등을 문 인근에 놔두시면 됩니다. 채가 없으시다고요...
이런 소쿠리도 가능합니다. 구멍이 많은 그릇 등은 대부분 채의 대용품으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암팽이는 아둔하고 멍청하기 때문에 숫자를 많이 알고 있는 경우가 드뭅니다. 보통은 3 이상은 세지 못 합니다. 더 셀 수 있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습니다. 멍청해서 자신이 어디까지 셌는지 자주 까먹기 때문에 계속 반복해서 구멍을 세는 행위를 되풀이하다 첫 닭이 우는 시점에 돌아갑니다.
요샌 닭이 울지 않는데... 동이 트면 사라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무언가를 세다가 잊어서 처음부터 다시 세는 행위는 의외로 많은 귀신들의 대처법으로 사용되는 것이죠. 도깨비 등의 대처법으로도 언급되곤 합니다.
☆ 귀신절
한국을 기준으로 귀신절은 1년에 하루로 모든 귀신들이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세상을 누비는 날입니다. 그래서 귀신절엔 외출을 삼가고 최대한 조심하며 지냅니다. 다만 귀신들의 힘이 완전히 풀리는 날이라 의사소통이 어려운 귀신을 천도하기 위해 귀신절에 무속 행위를 하는 경우도 존재는 합니다.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귀신절이 하루가 아니라 다양합니다. 지방에 따라 귀신절의 날 수가 다른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암팽이의 유래는... 옛날엔 밖에 신발등을 놔두었는데 이 신발을 간혹 들짐승들이 물어가는 경우가 있었을 거고 그렇게 사라진 신발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서 탄생되었다는 썰이 있긴 합니다. 어디까지나 우스개소리에 가까운 형태로 이야기 되는 것인지라 크게 신빙성 있는 주장은 아닙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번 글에서 오니를 설명하느라 좀 힘들었기에 비교적 단순한 귀신을 다뤄 봤습니다. 야광귀... 의외로 인지도가 낮기도 하고 다루기도 쉽고 해서 이걸로 정했어요.
다음은 인도를 향해 가는 것도 좋은 생각인 거 같습니다. 여지껏 인도는 다루지 않았네요. 뭐 불교에 의해서 희석된 경우가 많지만 인도도 요괴로서의 성질을 기록한 민담이 비교적 잘 보존된 국가 중 하나거든요. 자의 반 타의 반인 모양이지만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