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사건의 가족 사진 : KBS 인터넷 뉴스]

☆ 첫 발견자

구챠란 싱이라는 중년 남성이었습니다. 우유를 사러 갔다가 현장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그는 퇴직 기관사였는데 매일 이른 아침, 가족들이 마실 우유를 사러 가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일종의 루틴이었습니다. 대체로 본인이 사러 간 모양이지만 종종 아내가 사러 간 적도 있었습니다. 해당 사건 시점에서는 처음엔 아내가 갔다고 합니다.

그의 아내는 새벽 5시 경에 가게에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녀는 돌아왔습니다. 약 한 시간 뒤, 6시경에 다시 방문했지만 아직도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후 30분 뒤 6시 30분 경에 다시 방문했습니다만 이번에도 가게의 문은 닫혀 있었다고 합니다. 날이 밝아오고 있었기에 가게의 주변에는 가게를 이용할 손님들이 다수 대기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3번이나 헛걸음을 했다는 아내의 말을 들은 구챠란 싱은 이를 의아하게 여겼습니다. 이제껏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구챠란 싱이 해당 가게에 너무 집착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해당 마을 인근에서 유제품을 취급하는 가게는 이 가게뿐이었기 때문일 뿐입니다.

가게의 상황은 아내가 말한 대로였습니다. 그래서 구챠란 싱은 가게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건물은 3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층이 판매점이고 2층이 일가족이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구챠란 싱은 가게를 통해 주거공간으로 들어가기로 마음 먹은 겁니다.

이 가게는 바티아 형제라고 불리는 중년 남성들이 운영하는 가게였고, 상업에 있어 신뢰는 매우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충고를 해줄 생각이었습니다. 바티아 형제가 이 가게를 오픈한지 채 몇개월이 안됐는데 벌써 신뢰를 잃어선 안된다고 한 소리 해줄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어서 우유를 사서 돌아가 평온한 일과 생활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주거공간으로 들어간 구챠란 싱은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티아 일가들이 복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들은 발을 땅에 딛고 있지 않았습니다. 눈과 입이 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양 손은 등 뒤로 결박된 채로 목을 매단 상태로 늘어서 있었고 실내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으며 일가족이 사망해 있는 걸 보았으니 아마 충격이 제법 컸을 것입니다.

그는 서둘러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자신이 본 광경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야길 들은 아내는 즉시 경찰에 연락했습니다. 이렇게 흔히 부라리 마을 일가족 집단 자살 사건이라 불리는 사건의 내막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구챠란 싱은 일가족 모두가 목을 매달았다고 생각했지만 정확히는 1명은 목을 매달고 있지 않았습니다. 가족 중 가장 연장자인 노파였는데 그녀는 안방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싸늘한 주검으로 말입니다.

☆ 자살 사유의 부재

개인사로 가족 중 1-2명이 자살한 것도 아니고 일가족 전원이 자살할 사유가 없었습니다. 이 가족은 무려 11명으로 구성된 대가족이었거든요. 가장 연장자인 노파 아래로 두 명의 아들과 딸이 한 명 있었고 아들들에게도 자식이 있었습니다. 

바티아 일가는 중산층에 해당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사업도 순탄히 잘 풀리고 있었기에 중산층 중에서도 금전적인 여유가 충분한 가족이었습니다. 인도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다양한 종교가 있다보니 종교상의 이유로 다툼이 종종 일어나는 곳이긴 하지만 바티아 일가는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가족간의 유대감도 깊었고 전반적으로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금전적인 여유도 있고 화목한 가정 분위기를 가졌으며 종교등의 이유로 인한 불화도 없는 집안의 일가족 전원이 목을 매단 채 죽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웃과 다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린 축에 속하는 손자들도 대인관계가 원만했고 적어도 마약 등에 손을 댈 정도로 불량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성실한 편에 속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바티아 남매 역시 대인관계에 큰 문제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약이나 술에 찌들어 사는 종류의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최근에 문을 연 가게도 순탄히 잘 풀리고 있었고 스스로 삶을 포기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고령자인 노파 역시 중병을 앓는다던가 거동에 문제가 있을 정도로 몸이 안 좋은 것도 아니었으며 이웃간의 대인관계 역시 원만했습니다.

이 노파의 경우, 이 사람이 불만을 품었다고 해도 자신의 아들들과 손자 등 모두를 살해하고 자살할 수 있는 체력이 없으니 문제가 있어도 이 사달을 일으킬 수 없는 사람이었고 아무런 문제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가족 구성원 중 한 여성은 비교적 최근에 약혼을 했고 혼담이 오가는 상태였습니다. 그것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입니다. 결혼과 미래를 준비하며 자살을 동시에 진행시킬 수 있는 사람은 미친 사람 외에는 없다고 보는 게 일반적일 겁니다. 이 여성은 미치지도 않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던가 하는 모습을 보인 바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 가정에서 가장 행복을 느끼고 있을 인물이었죠.

그리고 가족 구성원 11명 중 어느 누구도 자살 징조라 말할만한 모습을 보인 바가 없습니다. 한 마디로 화목하고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던 대 가족이 하룻밤만에 주검으로 발견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살해 당한게 아닌가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 타살 사유의 부재

역으로 바티아 일가가 타살 당할 사유 역시 없었습니다. 앞서 언급드렸듯이 그 들의 대인관계 능력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또한 특정 인물에게 원한을 품어 살해 한 것도 아니고 일가족을 몰살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인도 경찰의 수사 결과, 외부 침입을 의심할 만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살인범이 존재한다고 해도 바티아 일가족 몰살은 1명이 저지를 수 있는 유형의 범죄가 아닙니다. 가족 구성원 중 바티아 형제는 건강에 문제가 없는 40대 중년이었고 20대 초반의 아들과 10대 후반의 아들이 존재했습니다. 

비교적 완력이 강한 성인 남성 4인을 엄청난 속도로 제압하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노파를 제외해도 6인을 더 제압해야 합니다. 제압했다고 가정해도 남성들이 제압 당하는 과정에서 겁에 질려 도망간 생존자가 발생하거나 비명이나 무언가 엎어지는 소리 등 굉장한 소음이 발생해야 정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새벽에 바티아 일가의 건물 인근에서 딱히 소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주검에는 자상이라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살인범은 날붙이를 사용하지 않고 10명을 제압해야 된다는 겁니다. 이런 건 한 명이 저지를 수 있는 유형의 범죄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바티아 일가의 건장한 남성이 4명이니 적어도 4명 이상이 필요 할 겁니다. 

이렇게 한 쪽을 억지로 성립시키면 다른 한 쪽에 모순이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경찰이 찾을 수 없다고 한 외부 침입 흔적과 실내 환경입니다. 4명 이상이 동원되어 각자 남성 1명을 순식간에 제압하는데 성공했다고 가정해도 이제 제압해야 하는 사람의 수는 6명입니다. 아무리 전문적인 인력이 동원된다고 해도 실내는 아수라장이 되어야 정상이며 비명 소리 등 격렬한 저항이 발생하게 됩니다. 

실내는 10구의 주검이 목을 매단 채 방치되어 있는 점을 제외하면 딱히 어질러져 있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11명이 제압된 뒤 교수형에 유사한 형태로 살해 당한 현장이라고 보기엔 너무 무리가 있습니다.

11명이 몰살 당한 현장이니만큼 침입흔적이나 어질러진 실내 중 하나는 있어야 이 가정을 성립시킬 수 있는데 둘 다 없습니다. 

무엇보다 범행 동기를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미칠듯이 미웠다면 그 인물만 유인해서 살해하는 게 훨씬 유리하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시체를 은닉해 볼 여지도 있고 말입니다. 뭐 이 사건은 시체를 은닉했다기 보다는 전시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모습이었으니 시체의 은닉을 제외하더라도, 굳이 11명을 제압한다는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고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일가족 전원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강한 원한을 품었다고 해도 시민들이 경찰 수사에 협조적이었고 좋은 대인관계였던 만큼 그 범인은 최소한 유력 용의자에 이름을 올렸어야 말이 되는데 그런 인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산층 중에서도 부유한 편이었으니 살인 강도였을까요.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침입흔과 제압 과정을 생략하더라도 전자제품 등 값이 나가는 물건 중 딱히 도난 된 물건은 없습니다. 휴대폰도 없어진 게 없습니다. 심지어 이 가족 구성원 중 여성들은 고가의 귀금속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것 역시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금전을 원해 살인 강도를 벌인 결과가 11명을 살해하는 것이었다면 자신이 들인 수고를 생각해서라도 운반이 손 쉽고 녹여서 제 가공할 수 있는 "금으로 된 장신구" 만큼은 가져가야 하는데 가져가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살인 강도가 주검들을 전시해놓고 돌아갈 이유 역시 없습니다. 그럴 시간과 힘이 있다면 귀금속 등을 챙기고 자신이 운반할 수 있을만한 고가품을 추리는 데 시간을 사용하는 게 정상입니다. 

[ 건물에 설치 된 용도 불명의 파이프 : Youtube ]

경찰들이 수사에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이 파이프들을 발견했습니다. 이 파이프들에 주검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파이프별로 숫자가 보일텐데 일가족과 연관이 있습니다. 너무 간격이 들쭉 날쭉해서 아래 부분엔 목을 매달지 못할 거 같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으니 첨언하자면 주거공간은 2층과 3층이니 잘 배치하면 못할 거까지야 있겠습니까....

파이프에 목을 매단 게 뭐가 어때서? 마침 매달기 적당한 게 파이프였을수도 있지만, 수사 결과를 생각하면 그건 아닙니다. 일단 저 숫자와 일가족들의 연관성이 있습니다. 일종의 서열이죠. 그리고 불특정하게 목을 매단 거 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떠한 모양을 연출하려 한 듯한 모습이 강했습니다. 무엇보다 파이프의 숫자와 일가족의 수가 일치한 다는 게 가장 수상하죠.

용도는 정확히는 모릅니다. 단지, 저 파이프 개당 각 한명씩 목을 매달고 있었습니다. 온전하게 이야기하자면 하나가 비지만요. 안방에서 노파가 발견되었으므로 사람을 매달고 있지 않은 파이프가 하나 존재했습니다. 이건 우연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거 같지 않습니까.

게다가 사건 발생일이 18년 7월 1일인데 저 파이프는 18년 4월에 따로 공사를 하면서 설치한 것입니다. 바티아 형제들의 주도하에 설치되었고 이웃들은 파이프들이 일종의 환기용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누구도, 단 한번도 물이 배출되는 것을 목격한 바 없으니 적어도 수도 관련용 파이프는 아닙니다. 이 기이한 사건을 생각해보면 목적은 아무래도 저기에 매달려고 설치한 것이겠죠. 그 것을...

적어도 외부인이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설치한 게 일가족 측이었고 3개월 전에 설치한 것이니까요. 고약한 취미를 가진 살인범이 일가족을 몰살했는데 마침 파이프의 수가 일가족 수와 일치해서 주검을 장식했다는 가정은 무리라고 생각해요. 그랬으면 노파도 매달았어야 하니까요.

우스개소리로 하는 소린 아닙니다. 가끔 있습니다. 피해자의 주검을 무언가를 표현하거나 장식하거나 상징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살인범이 드물게 존재해요. 당연히 흔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저 파이프 덕에 타살 가능성은 더욱 줄어 들었습니다.

☆ 마지막 목격자

CCTV에 기록된 걸 보면 일가족은 사건 전날 로티-인도식 전통 빵을 20개 주문했고 10시 40분경에 받았습니다. 적어도 그 시간까지는 살아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이 사건에서 생존한 존재가 있습니다. 일가족이 키우던 반려견입니다. 

자신들을 방해할 거라 여긴건지 강아지를 배려해서인건지는 몰라도 이 반려견은 옥상에서 무탈한 모습으로 발견 되었습니다. 개가 있었으므로 타살 가능성이 더 옅어졌다고 적고 싶긴 하지만 견종이 리트리버였던 모양인지라...

☆ 수상한 노트 2권

현장을 수색하던 중 수상한 노트 두 권이 발견됐습니다. 인도에서 흔히 사용하는 글자들이 아닌 굳이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되어져 있었습니다. 이 노트의 주인은 노파의 둘째 아들이었던 라리트가 유력합니다.

이유는 라리트가 환청을 겪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부터 시작되었거나 강해진 모양인데 라리트는 이 환청을 돌아가신 아버지가 내려주시는 일종의 계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이라며 이야기하곤 했다고 하는데 마치 자신이 예수님이라도 되는 줄 알았던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버지는 여호와?

...장난친 거 아닙니다. 실제로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었어요. 이루어지진 않았다는 차이가 있을 뿐...

라리트만 이 환청을 아버지의 계시라 믿었다면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지진 않았을 겁니다. 라리트의 주장에 동의한 인물들이 결정적이었죠. 바로 라리트의 형과 어머니입니다. 한 명 더 있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자료를 찾다보니 도저히 못 찾겠더라구요.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최선은 다 했죠. 그래도 못 찾은 걸 어쩌겠습니까... 어쨌든 이야기에 크게 대미지가 될 만한 일은 아니기에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형과 어머니의 동의가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인도는 아직 남존여비 사상이 어느 정도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집안 서열이 우리 나라의 옛 방식과 비슷합니다.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나라도 남존여비가 존재했던 만큼 어느 정도는 닮았어요. 인도는 진행형이고 우리 나라는 거의 과거형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이 노트에 라리트의 모든 발언이 기록된 것은 아닌 모양이지만 적어도 마지막 기록이 어떠한 의식에 관련된 거였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합니다.

 

☆ 서열

기본적으로 인도 가정에서 가장 높은 서열을 맡는 사람은 남자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다만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만 생존해 있는 경우는 보통 그의 어머니가 서열 1위인 셈입니다.

다음은 맏아들인 라리트의 형, 다음은 라리트인게 일반적인 구조죠.

그런데 라리트의 형과 어머니는 이 것은 "아버지의 계시다." 라는 주장을 인정해 버렸습니다. 최소한 라리트가 환청을 들으며 아버지의 계시를 말하고 있는 동안은 라리트는 곧 형의 아버지요, 노파의 남편이니 라리트가 서열 1위가 되는 셈입니다. 라리트의 주장에 동의한 인물들이 하필이면 가족 구성원 중 가장 발언권이 강한 노파와 그의 장자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한 발언은 라리트가 아니라 아버지의 발언으로 인정되는 겁니다.  이 사건을 그나마 막을 수 있었을 만한 인물은 노파라기 보다는 장자인 형이 사실상 유일한 인물이었는데 오히려 라리트의 하수인이 된 셈입니다.

☆ 의식

의식은, 구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정확히는 구원 받기 위해 행해야 할 일과 규칙을 정리한 글이라고 표현하는 게 좋겠군요. 구원에 대한 의식은 사이비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사이비는 금전을 노린 행위고, 라리트는 그 의식을 진실로 믿었다는 차이점이 있어요. 그리고 라리트의 형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이 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헌신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기에 기록된 대로 그대로 행했어요.

뱅골 나무를 7일 이상 숭배하라.

방문객이 있고 나서 의식을 행하라.

두려움은 눈과 입을 가림으로서 극복 가능하니

거행일은 목요일이나 일요일로 할 것이요,

이 의식은 너희를 구원할 것이요

의식 이후엔 서로의 결박을 풀어주는 걸 도와야 하리.

대충 꼭 필요한 것만 추려 봤습니다. 긴 글 싫어하시니까요....

자 그럼 현장에 뱅골나무는 있었을까요?

네. 있었습디다.

그럼 방문객은요?

로티-인도식 전통 빵 배달부입니다.

주검의 눈과 입이 가려저 있던 이유가 적혀 있고

사건 일자인 2018년 7월 1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10명 전원이 양손이 뒤로 결박된 채 목을 매달 수 있는지 의문을 품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가능합니다. 심지어 비교적 쉽습니다. 한 사람이 9명을 도와주는 역할을 맡기로 하고 자신의 양손을 우선 결박합니다. 근데 뒤로 말고 앞을 향해서요. 그리고 이제 모든 일을 마쳤다면 허리를 숙여서 팔을...

음... 이 정도만 적겠습니다. 뒷 부분은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고 이런 방법을 그다지 설명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이것보다 더 희한하게 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어떤 방법을 스스로 행해서 목표를 이루는 게 가능한지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는데 훨씬 어렵고 복잡하지만 어쨌든 가능한 방법이었고... 설날에 이런 사건 글을 적는 것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데 방법까지 적고 있으려니 뭔가 기분이 좀... 아무튼,

이 노트에서 지켜지지 않은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의식 이후 서로의 결박을 풀어주라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못 지키는 게 정상이죠. 사람은 장시간 호흡이 불가능해지면 죽으니까요. 그러니까 이 일가족은 자살하려던 게 아니라 구원을 받고 다시 태어난다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건 이루어지지 않죠. 예수님이 오신 것도 아니고... 아까 말한 장난으로 적은 게 아니라는 말이 이거에요. 그들은 스스로 목을 매닮으로서 구원을 받고 다시 태어나리라고 믿었습니다. 문제는 그 믿음 자체가 믿어선 안 되는 종류의 것이었다는 거죠. 

그 들이 해야 했던 일은 라리트를 믿는 게 아니라 라리트를 정신병원에 보내서 약물의 힘을 빌려서라도 최대한 치료를 받게 했어야 했어요. 실제로 환청은 약물로 치료되는 경우가 있으니... 약을 끊으면 다시 들린다는 게 문제이긴 한데...

☆ 집단 자살 ?

사실 저는 이 표현이나 동반 자살이라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보통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인물이 가족을 괴롭게 놔둘 수 없다거나 비참하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느니 하면서 상대방의 의사 따위는 무시하고 살해한 뒤 제멋대로 죽어버린 경우를 보통 집단 자살이라거나 동반 자살이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족 구성원 11인이 전부 동의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누군가는 내일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했을지 모르고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결혼 이후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건 집단 자살이 아니라 자살과 타살이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대부분의 동반 자살을 볼 때마다 정말 두 사람 다 후회없이 진정으로 죽고 싶어서 죽는 게 맞을까. 최후의 순간이 다가올 적에 혹시 둘 중 한 명은 후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누군가 절 정말로 사랑해서 함께 죽자고 한다면 그다지 유쾌할 것 같진 않거든요. 차라리 절 너무 미워해서 저만 죽이겠다는 쪽이 더 나을 거 같습니다. 그런 정신 나간 사랑을 받아 들일 정도로 애정 결핍도 아니고...

설이에요.

공게 유저분들도 올 한해 만사형통하시고 무병무탈하게 보내셨으면 해요.

저도 올 한해가 기대....되지는 않죠. 나이가 있으니만큼... 그냥 이렇게 저렇게 보내다 보면 아마 2025년이 될 겁니다. 소중한 추억 두 세개 정도 생길거고 좋아하는 노래도 하나 더 생긴다면 좋죠. 가장 사랑하는 뮤지션 형님이 공식 은퇴하셔서 음.... 하지만 명반을 많이 남기셨으니 괜찮아요. 가끔 피쳐링은 하실 생각이신 듯 하고. 피쳐링 곡들을 골라 듣다 보면 제가 좋아할 만한 뮤지션을 만날지도 모르죠. 사실 제 이번 해 소원은 이거에요. 그러려면 형님이 어서 쾌차하셔야 하죠. 그러실 거에요. 저번에도 이겨내셨으니 이번에도 분명히 이겨 내시겠죠.

그럼 모두들 평온한 하루 되시길 바라면서 물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