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같은 오침시간이었다
암막커튼으로 둘러쌓인 2층침대가 즐비해있는
내무반 안은 적막이 흐르고 가끔 골골대는 선임의
코고는 소리만 나지막하게 울렸다.
특이하게도 우리 생활실은 신병 전용자리가 있다.
출입문 바로 옆 2층침대.
자대배치 후 항상 신병이 배정받는 그곳은
무언가 더욱 아늑하게 느껴지는 자리였다.
첫 근무를 끝내고 드디어 달콤한 오침에 들떠
환복 후 '필승 편히 쉬십쇼' 라고 조용히 읊고
2층으로 올라가 몸을 뉘였다.
얼마나 흘렀을까
문이 조금 열리며 문틈사이로 조그마한 빛줄기가
눈을 간지럽힌다.
'그래도 오침시간인데 방해 하겠어?'
라는 건방진 생각에 방해받고싶지 않아 이불을
뒤집어 써본다.
빛이 사라지질 않는다.
문 밖에서 웅얼웅얼 거리는 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라지만 이내 자는척을 해보았다.
말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안자는거 같은데?'
말소리에 반증하듯 코고는 소리를 내보지만
웅얼거림은 더욱 가까이 들려왔다.
걸리면 안된다는 본능적인 몸짓에 이불을
한껏 뒤집어 써보았다.
소리가 멈추었다.
드디어 선임들이 포기하고 갔나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답답한 이불을 걷어 낸 그 때
'딱딱딱딱딱딱딱딱-'
귀 바로 옆을 때리는 이빨 부딫히는 소리에
소름이 끼쳐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내달렸다.
상황실로 달려간 나는 상황 당직이었던 선임에게
주저리주저리 뱉어냈고
선임은 크게 웃으며 말해주었다.
'원래 니 누워있던 자리가 신병 전용자린데 거긴
항상 누가와서 딱딱거리고 가니까 신경쓰지말어~
후임 들어오면 바꿔줄꺼니께 좀만 고생혀'
의문이 들었다.
누가 장난을 치는것인가 아니면 귀신인가?
귀신을 나는 믿지않는다.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이렇게 의문을 품은채 나의 신병생활은 지나갔다.
후임이 들어오기 전까지 오침의 딱딱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그대로 일병을 단 나는
힘든 내무생활에 지쳐 신경쓸 겨를도 없이
오늘도 오침중인 신병에게 딱딱거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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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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