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백과사전] 갓파 [1] |
2024-02-27 19: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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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파
주로 물에서 자리를 잡고 산다고 익히 알려진 일본의 요괴
서브 컬쳐에서 쪼랩 몬스터로 등장하거나 덜 떨어진 성격으로 많이 묘사되는지라 약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능력 자체는 높은 편이고 범상치 않다고 할 수 있는 지능을 보유하고 있는 일종의 수살귀입니다.
물에 산다고 잘 알려져 있지만 이건 주로 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다만 산에서 살고 있는 경우나 호수 등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판본도 드물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성체 갓파 기준으로 수컷은 주로 단독 행동을 하는 반면, 암컷의 경우 어린 갓파들과 무리 지어 지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악의 졸개로 묘사되는지라 악한 존재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악한 짓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지만 생김새와는 달리 의리와 예의를 중하게 여기며 은혜는 반드시 갚는 성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물에서 살고 있는데다 일종의 수살귀로 분류되기에 홈 그라운드인 물가에서 특히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다만 산에서 살고 있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 외형적 툭징
원형 탈모를 겪고 있는 듯한 헤어 스타일에 거북이의 등껍질을 짊어지고 있으며 사지에 물갈퀴가 있는 초록 색 피부톤을 가진 요괴입니다. 새의 주둥이마냥 툭 튀어 나와있는 입이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이 중에 재밌는 것은 원형 탈모가 온 듯한 정수리입니다.
갓파가 이런 외형이 된 것이 바로 수도승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재는 굳이 필수로 지키지는 않지만 수도승들이 일본에 전도를 하러 다니던 당시에는 정수리 부분을 바짝 미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를 밀었느냐에 따라 수도승의 지위를 알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정수리 부분이 많이 드러나 있는 갓파일수록 가지고 있는 힘과 지혜가 깊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 정수리 부분이 움푹 패여 있으며 이 부위에 물을 담아서 돌아다니는 재밌는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이 물은 갓파에게 있어서 말 그대로 생명수나 다름 없습니다. 이 물이 다 떨어지게 되면 갓파는 움직이지 못 하는 상태가 되거나 심한 경우 죽기도 합니다. 이 물이 쏟아지는 경우는 대부분 갓파가 실족 등으로 넘어진 경우인 걸 감안하면 한번 뒤집어지면 좀 처럼 일어나지 못 해 죽을수도 있는 거북이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도승을 보고 갓파의 외형이 저리 되었던 건 시대배경을 조금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당시 일본인들의 평균 신장은 140~150cm 정도였을 것인데 수도승들은 아무래도 유전적 원인이나 식습관 등의 이유로 아마 당시 일본인보다는 꽤 컸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시 일본인들이 보기에 수도승들은 이상한 외모에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믿기만 하면 죽어서 천국 간다." 라는 헛소리（당시 일본의 시선에서의 이야기）를 일삼는 이상한 존재들이었으니 꽤 강하게 경계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 능력
일단 귀 중에 수살귀는 강한 힘을 지녔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입니다. 갓파 역시 이 수살귀에 해당하므로 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특이점이라 할 만한 신통력은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스모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자신 나름대로 완력에 자신이 있는 모양이지만 일반 인간에게도 종종 패하는 모습을 보이므로 그렇게 썩 완력이 좋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앞 날울 내다 보는 갓파가 등장하는 판본도 존재하긴 하지만 그런 판본이 주류를 이룬다고 하기에 무리가 있는지라 미래 예지는 그 판본에 등장하는 갓파의 고유 능력이지, 갓파들의 공통된 능력이라고 보기에는 이 것 역시 무리가 있습니다.
물 속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모양인데 이건 수살귀들의 패시브 개념이라 갓파들의 능력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고, 의외로 갓파들의 능럭은 지혜입니다. 지혜를 나누어 주거나 조언을 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걸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 공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반대의 경우는 불가능합니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면 여포에게 지혜를 공유해주어 영리하게 만들수는 있지만 제갈량과 지혜를 공유함으로서 제갈량의 지혜를 가져 오는 건 불가능합니다. 바보로 만들수는 있지만 지혜 공유가 아닌 다른 방법을 써야 합니다. 즉 갓파의 지혜 공유란 능력은 갓파 입장에서는 그다지 쓸모 있는 능력은 아닙니다. 갓파의 성격을 고려하면 본인들 나름대로 요긴하게 쓰고 있긴 할 것 같네요.
또 다른 갓파의 특징적인 능력이라면 사람의 혼을 뽑아 먹을 수 있다는 것 정도입니다. 다만 전제조건이 필요하긴 합니다. 혼을 뽑기로 결정한 인간이 강이나 호수 등에 몸을 담그고 있어야 합니다. 이 조건이 만족되면 갓파는 대상을 물 속 깊은 곳까지 끌어 들인 뒤 혼을 빼먹을 수 있습니다. 방법이 엽기적인데 혼을 꺼내는 통로로 활용하는 부위가 대상의 항문이라는 점입니다.
（산에 사는 갓파는 예외입니다.）
혼을 빼앗긴 경우는 죽은 사람마냥 넋을 놓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단어 그대로의 의미로 바보가 되어 버리거나 최악의 경우 명줄이 끊기기도 합니다. 갓파가 타 수살귀에 비해 썩 괜찮은 성격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이 친구도 수살귀에 해당하니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게 좋습니다.
☆ 성격（일반적인 갓파）
여러 매체에서 멍청이 그 자체로 묘사되거나 찐따미를 뽐내고 있긴 합니다만, 의외로 인싸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수살귀 속성만 빼고 생각하면 갓파는 꽤 좋은 성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뭐랄까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보시면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예의를 중시하고 의리와 신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데다 은혜는 가능한 반드시 갚고자 하는 주의거든요. 게다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타 귀신에 비해 양호한 편에 해당합니다. 사람을 해치려는 의도가 비교적 적고 오히려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자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지고 있는 친구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 전통 도깨비와 유사한 성격입니다.
성인들보다는 어린 아이와 어울리길 좋아하는데 그 탓에 마을의 아이가 익사하면 갓파의 소행으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장난끼가 좀 있는 타입이라 심한 장난을 치는 경우는 많지만 익사시키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굳이 한다면 항문에서 영혼을 뽑아 먹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주로 이 짓을 하다가 실수로 익사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익사시켜야지, 하는 마음으로 익사 시키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여러 매체에 나오듯 변태 기질도 있습니다. 다행히 소아성애자는 아닌지라 성인 여성의 그.... 그... 그 부위를 훔쳐보는 취미가 있습니다.
사람들과 스모나 쇼기（일본식 장기라고 생각하세요.） 등을 하는 걸 좋아 합니다. 갓파에게 이길 경우, 갓파가 이루어 줄 수 있는 선에서 소원을 이루어 주기도 합니다. 보잘 것 없는 외형을 가졌지만 일단은 수살귀에 해당히므로 갓파의 능력은 약한 편은 아닙니다. 일단 큰 소원부터 질러보는 게 좋겠죠.
좋아하는 승부가 스모와 쇼기라면 좋아하는 음식은 오이입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마을 인근 오이 밭이 서리 당하면 일단 갓파부터 의심하고 볼 정도에요. 어린 놈들이 배가 고파 서리했구나가 아니라 우리 마을 근처에 갓파가 있구나!! 라고 의심을 살 정도로 오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초밥중 김과 밥, 오이로만 만든 초밥을 흔히 갓파 초밥이라고 부릅니다. 게다가 갓파에게 오이를 선물로 주면 매우 기뻐하며 선물을 주기도 합니다. 다만 대단한 건 아니고 물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 등 소박한 선물을 주는 편입니다.
뭐죠... 오이 하나로 금은보화라도 받으실 거라 생각하신 건 아니겠죠? 다만 갓파 입장에서 더 귀한 걸 준 경우는 있습니다.
☆ 전승（선한 갓파）
어느 날 한 남자는 조난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꽤 오랜 조난이었기에 매우 허기지고 매우 갈증이 심해 몹시 괴로웠죠. 거기다 갓파까지 만났습니다. 재수도 더럽게 없지... 라 생각할 즈음 갓파는 자신의 머리에 담긴 물을 사내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갓파에게 있어 이 물은 생명수인데 그걸 나누어 준 겁니다. 그리곤 난감한 제안을 했습니다.
갓파 자신과 스모를 하자구요.
남자는 그럴 기분도 아니었고 기력도 없었습니다. 갓파에게 물을 받아 마셔 갈증은 좀 해소됐지만 허기가 심한 탓에 갓파를 이길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갓파의 스모 놀이에 동참해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갓파가 워낙 완고하게 고집을 부렸고, 무엇보다 거절하자 지금껏 호의적이던 갓파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노려 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 갓파에게서 어서 벗어나고 싶었죠. 착하게 굴고 있긴 하지만 요괴인데다 갓파에게 패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대충 져주면 될테지, 하고 승부에 임했습니다.
스모가 시작되고 남자가 한대 툭 밀자 갓파는 털썩 주저 앉았습니다. 이렇게 갓파가 약한가? 싶을 정도였죠. 갓파는 자신이 젔으니 어쩔 수 없이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남자가 이 상황에 무슨 소원이냐 하자 갓파는 노려 보았습니다. 미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자 중간에 끼어들어 말을 잘라 버리고 돈을 이야기하려고 해도 중간에 끼어들어 말을 잘라 버렸습니다. 이 묘한 상황에 갓파와 남자는 어색하게 마주보고 있었는데... 남자는 불현듯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 다오."
그러자 갓파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남자를 안내했습니다. 적어도 이 갓파는 남자의 생각보다는 강했습니다. 맹수를 마주했지만 갓파가 노려보자 도망가 버렸고 산적도 만났지만 갓파가 순식간에 정리 해 버렸거든요. 적어도 허기 진 남자 자신에게 질 만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여하튼 갓파 덕에 남자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전승은 갓파가 극히 선하게 등장하는 판본입니다. 일단 자신의 생명수를 나누어 주었다는 것 자체가 극히 드문 케이스에요. 그렇다면 이 갓파는 왜 남자를 구해 주었을까요. 착해서?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정답은 언젠가 남자가 갓파들에게 오이를 잔뜩 선물한 적이 있는데 갓파가 생각하기에 아직 은혜를 다 갚지 못한 상태였던 모양입니다. 즉 오이값으로 목숨을 받은 셈입니다.
이 판본만 보면 갓파가 사람들에게 이롭게 행동하려면 승부에서 지거나 등의 조건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아닙니다. 그냥 이 판본이 그래요.
☆ 악한 갓파
가장 요괴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 유흥의 목적으로 사람을 익사 시키는 경우도 있고 피헤자의 인육을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제 훔쳐보는 것만으론 만족할 수 없는지 여성을 겁탈하기도 합니다. 도올처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부숴버리겠다 정도는 아니지만 극단적으로 악해진 수살귀의 성격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 대처법
갓파의 대처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깨, 생강, 철
깨와 생강, 철 등을 극도로 싫어하는 터라 이것들을 통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니지만 갓파의 능력이 근접 특화에 가까운 만큼 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정수리의 물
갓파의 머리 홈에 있는 물은 갓파에게 있어 생명수입니다. 이를 어떻게든 없애면 갓파는 항거불능 상태, 또는 사망하게 되어있으니 이걸 쏟아내 버리면 됩니다. 문제는 어떻게 없애는가 하는 것입니다.
첫 째는 스모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갓파는 이를 너무나 좋아하는지라 거절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습니다. 붙어서 이겨 버리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반복해서 갓파가 격한 움직임을 취하도록 유도합니다. 이걸 물이 바닥날 때까지 하면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썩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그림을 잘 그리고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산을 잘 탑니다.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면 갓파는 스모를 좋아하니 스모를 잘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두번 째 방법이 훨씬 쉽습니다.
둘 째는 갓파가 예의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정중하게 인삿말을 건네며 허리를 푹 숙여서 인사하면, 갓파의 특성상 그 방식대로 자신을 소개할 겁니다. 허리를 푹 숙이면... 홈의 물이 쏟아지죠. 참 쉽죠?
3 팔 뽑기
갓파의 팔은 왜인지는 몰라도 탈부착이 용이한 형태입니다. 그러니 이걸 뽑아 버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리스크가 큰 방법이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갓파는 팔을 돌려 받아야 하고 팔이 없어 곤란한 갓파에게 팔을 돌러주면 이 것 역시 은혜로 치는지 지식 공유를 요구하거나 소원을 들어 달리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유래는 중국 기웜설과 한국의 하동이라는 물귀신이 유입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하동의 외형이 갓파와 유사하긴 합니다. 그러나 이런 유래는 다루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이 걸 넣어 버리면 대부분의 동아시아권 요괴의 유래가 중국쪽으로 통일되기도 하고, 이미 현지화 패치를 마친 요괴들의 기원까지 다루어야 하는가 하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갓파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인도가 유력하지만 중국으로 갈 수도 있고, 한국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도와 일본 같은 경우 귀신보다는 요괴가 많으니... 이번엔 귀신을 다루고 싶으니 중국이나 한국 쪽일 가능성이 다소 높겠네요.
다들 무사무탈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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