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당일

우리 외가는 정말 시골에 위치함
읍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첩첩산중에 정말 100명채 되지 않아 주변에 다른 민가는 최소 200m 이상 떨어져 있음

어제 밤에 너무 많이 먹었나?? 배터질꺼 같아 산책한바퀴 하고 돌아와야지 싶어 밖을 나섰음

잘 아는 동네고 내 유년시절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마을인 만큼 길도 잘 알기에 별 생각없이 밖을 나섰음

하필 어제는 추석인 만큼 그 밝던 보름달도 구름들에 가려져 너무너무 어두웠음 집 근처의 유일한 가로등은

깜빡깜빡

점멸하고 있는게 무섭긴 했지만 시골에 저런건 흔하다보니 무시함

더웠지만 스산한 바람 덕분에 그리 덥지 않게 산책을 나섰음

좀 걷고 돌아갈려고 집으로 돌아왔음

외갓집은 상당히 오래된 고택임
작은 정원과 옛날옛날 쓰던 창고들 사이를 지나야
현관문이 나옴

그리고 통로 그 중간에 가장 구석진 커브 안쪽에
옛날에나 있던 밖깥 변소가 존재함
이제는 사용안한지 10년이 넘어가고
연탄 창고로 사용되어 안쪽엔 연탄이 가득함

구석진 곳에 문 앞에도 연탄이 줄줄이 세워져있어서
대낮에도 문 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함

다만 나도 예전에 그 변소를 자주 애용했던 만큼
별다른 생각이 없이
그냥 그 앞을 지나는 순간

“@;;&&/&;₩;@&:&/&-@@”

정확하게 그 변소에서 아무도 있을 수도 들어갈 수도 없는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 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려왔음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음

나느 그대로 얼어 붙었고 손가락도 까딱하지 못했음

-지지지직-

그 라디오 주파수 안맞을 때 나는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
”&//）~|¥+\\££]$%@-&@“

이번에 남자 여자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음

분명 방금까지 산책하는 동안 집 주변에 그 누구도 못봤는데?
아니 애초에 사람이 있을 수 없는 장소에서 라디오 소리나 사람 소리가 들릴 수 있는걸까?!

싶어서 소리를 애써 무시하고 진짜 뛰다싶이 집에 들어왔음 혹시나 어른 중에 누가 나가셨나 싶어 찾아봤으나 다들 술 드시고 계셨고 아무도 나간적이 없었음

그냥 내가 헛 걸 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