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도 거제에서 겪은썰인데

본가는 서울에 위치했으나 아버지와의 잦은 마찰로

호시탐탐 출가 기회를 엿보다

당시 병원일을 하던때라 지인의 소개를 받고

고 페이에 숙식까지 제공되는 거제쪽 병원에 이직을 하게됨

원래 부산출신이라 사투리에 거부감 없어 의사소통도 수월했고

사람들도 나름 좋아보여 그렇게 적응해갈 무렵

한 3개월정도 묻어가니 이 병원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점들과

문파가 갈라지듯 나뉜 각 라인의 윤곽이 드러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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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오픈병원 시절부터 십년 가까이

병원의 잡무는 도맡아 헌신해왔지만

라인을 잘못타 만년 원무과장 타이틀 찬밥신세 과장님과

그런 부당함을 알고 과장을 의리로 따르는 낭만파 무리들

병원 초창기 멤버는 아니지만

병원장과 먼 친척관계로

급속도로 고속승진 하며 실세가 된

낙하산 행정부장과 그를 따르는 실리파 무리들

이런 속사정으로 홧병이 도진 원무과장은

업무가 끝나면 항상 기숙사 근처

호프집이나 포장마차에서 술판을 벌였고

이 병원 이직에 도움을 준 지인도 이쪽 라인이라

나는 자연스럽게 쥐뿔도 없고 호구같은 원무과장 라인을 타게됨

이 병원이 좀 이상한게

내가 오기전 오래근무했던 보호과 직원중 한명이

실종된 상황이었고

（해당 직원의 물품이 그대로 숙소에 남아.전화도 안받고 사라짐.
직계 가족에게 연락했으나 가족도 연락이 안됨
실종신고를 넣어둔 상태라 형사들이 종종 병원과 숙소를 찾아옴）

그 대체 인력으로 내가 투입됐던것..

그리고 환자들의 병원내 expire 하는일이 꽤 잦았던걸로 기억됨

웃긴건 무슨 진료과목인지 밝힐순 없지만

（왜냐면 사고로 지역기사까지 실렸던곳이라 특정이 됨）

환자들의 연령대가 요양병원처럼 고령의 연령대는 아니였거든...

그렇다고 암 같은 질환으로 죽을날 기약없는

중증환자들도 아니였고...

내가 서울에서 근무했을때도 환자수 대비

이정도의 expire 사례는 없었음

무튼 이 바닷가 부근에 위치한 병원은

외형적으로 봤을땐 한폭의 그림같은 절경의 병원인데

전혀 그 모습에 맞지않은 사건과 의문 투성이니

아름다운 절경의 병원 외관이 한편으론 작위적인것 같기도해

무섭게 느껴질때도 있었음

하루는 퇴근후 집안 분위기 근황을 살필겸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다

우리집에 꽤 많은 도움을 주셨던

보살님（절에 계시는 스님）께서

조심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고 함

입던속옷을 태워 의식을 치룬뒤

배게나 지갑에 넣어둘 용도의 부적을 받았는데

내가 타지에 있다보니 그걸 직접 전해줄수 없어

택배로 필요한 물건과 함께 넣어 보낸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음

그 즈음 일주일 사이 격일텀으로 꿈을 꾸게 되는데

얼굴이 화상으로 알아볼수없는 남자가

슬픈눈을 하며 아무말없이 암흑배경에 부동자세로 서있거나

어떤날은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알려줄듯 하다

깨는 상황이 반복됨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당일날

어머니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교통아 가스불!!

이라는 여자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펑하는 울림에 잠에서 깨어남

전날 야근했던지라 본인은 비번이기에 취침중이었고

거실에선 이브닝 근무 출근전 식사중이었던 직원두분이 계셨었음

이게 도대체 뭔 상황인가? 싶어 놀래서 방을 나와보니

숙소 철제 현관문은 마치 씹던 엿을 반으로 짖이겨

눌러놓은것 마냥 구부러져 한쪽 벽에 문채로 쳐박혀 있었고

석면가룬지 폭발연기인지 앞이 잘 안보일 정도로

사방이 뿌옇게 보였음

그나마 바닷가 근처라 먼지는 바닷 바람에 금새 걷혀

상황파악이 바로 되었던것 같다

유리파편 범벅이 된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와

건물 밖으로 나가자

온몸이 화상자국에 피칠갑 범벅이 된 원무과장이

주저 앉은채로 나와 기숙사 멤버들을

백내장 눈처럼 변해버린 백안으로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실명하신듯）

맞은편엔 반차를 쓰고 숙소 복귀하던 간호과장이

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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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사진에 주차된 검은색 차량은 실종된 직원의 차량

당시 북한이 도발성 메세지의 일환으로

보란듯이 미사일 발사 훈련을 어필하던 시기라

병원내 직원들 사이에서도 첨엔 전쟁난줄 알았다지...

하늘에서 낮게 하강하며 훈련중이던

공군 전투기들이 종종 목격되던 시기이니...

후에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비번날 극도의 우울증에

평소 정신과 약을 처방받던 원무과장 스스로

LPG 가스 밸브를 잘라 열어놓고 라이터불을 붙였다고 하네

폭발 당시 내가 밖으로 나왔을땐

건물 정문 현관 앞 바닥에 앉아계셨던 원무과장이었는데

알고보니 건물 뒷편 논밭으로 튕겨져 나갔다가

스스로 걸어서 건물 현관 앞까지 오셨던거 같음

119 구조대가 왔을때 들것에 실릴때도

부축을 해주려던 나와 직원들의 손길을

거부하고 스스로 올라타 누워서 이송되는 모습이었는데

（당시 의사소통이 안된걸로 봐서 고막도 나간게 아닐까? 추정됨）

병원 화상 치료중 몇일을 고생하시다

결국 하늘로 가셨음


대충 이번썰 사연은 이렇다...

지금 업무중이라 두서없이 휘갈겼는데

시간 날때 부분부분 수정하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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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