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진짜 실화인데 아침에 문득 생각나서 글써봄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쯤 전학을 가게됐어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긴 했지만 학교를 전학을 가게 된거지.

그래서 기존에 다니던 초등학교 친구랑 약속을 했어 이번 여름방학에 꼭 친구네 집에 놀러가기로.


여름방학이 되서 친구랑 약속한 날이 됐고 생에 처음으로 혼자 버스를 탔지.

생각보다 수월했어 거기까진

버스를 내려서 친구네 아파트로 걸어가는데 그 근처에 주택가가 있었어 아주 오래된.

엄청 오래된 주택들이 드문드문 있고 그 중에는 재개발을 할건지 무너트린 돌더미들이 있었는데 （위의 사진같은）

그 위에 누군가가 앉아있는거야

그걸 딱 보는 순간 엄청 아프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에게서 시선을 뗄수가 없더라고.

엄청 헤진,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지금 생각해보면 젖꼭지가 다 보일정도의 넝마） 머리카락이 없었어

그리고 눈을 감고 정좌라고 하나? 그 부처님처럼 양반다리를 하고 그 돌무더기 위에 우뚝 앉아있었던거지.

굉장히 무섭기도 하고 성스러운? 그 비슷한 감정이 막 밀려오는 느낌이였어

그 사람에게서 시선을 뗄수가 없어서 한참을 보고있었던거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니까 석양이 지고있더라고

친구네집에 결국엔 못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친구집도 난리가 나고 우리집도 난리가 난거야

친구부모님은 내가 온다고 했는데 몇시간째 감감무소식이고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연락도 안되니 우리집에 전화해서 애가 안왔다 난리가 난거지

부모님한테 이 얘기를 했는데 그냥 웃어넘기시더라고

아직도 가끔 이때 생각이 나는데 아직도 뭔지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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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자에 썼던 첫번째 글이였는데 공게에도 올려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에 한가지 일화가 더 있어서 써본다.

저 일이 있고 난 후에 그냥 평범한 초딩생활을 하고 있었음.

전학간 학교에서 적응도 잘했고 친구들도 잘 사귀고..

이사간 집에서 학교까진 걸어서 20분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옆동에 사는 친구랑 아침에 만나서 같이 걸어가곤 했음.

그날도 어김없이 친구랑 실내화가방 돌돌 돌리면서 등교중이였는데 가는길에 골목길이 있어

어떤 아파트가 있고 뒷길쯤으로 보면 되는데 좀 후미지고 볕도 잘 안드는 곳이였음

거기에 수풀이 엄청 우거진 언덕같은게 쌩뚱맞게 있었는데 친구랑 거길 지나가다가 둘다 우뚝 멈춰섰음

그 수풀 한가운데 사람이 나체로 서있는거야

처음엔 그냥 사람인가보다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철조망같은게 온몸을 감고 있었는데 피가 조금씩 새어나오는 느낌으로 흐르고 있었어

머리는 살짝 단발느낌이였는데 엄청나게 헝클어져 있었고 철조망때문에 엄청 아플텐데 인상도 쓰지않고 눈을 감은채로 가만히 서있는거임

나는 내가 헛것을 보는건가 했는데 친구도 멍하니 그 사람을 쳐다보고 있더라고.

근데 갑자기 친구가 내 손을 꼬옥 쥐는거야 엄청 아프게 쎄게

그 어린애가 힘이 어딨겠어 근데 진짜 내가 그 사람한테서 시선을 뗄수가 없던걸 이길정도로 너무 아프게 쥐어서 친구를 바라봤는데

친구도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라고 그러면서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에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음

학교에 도착해서 친구랑 서로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모르는척 평범하게 하루를 보냈음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보통은 문구점 들리려고 퇴교는 다른 길로 했었는데 그날따라 친구랑 약속한것처럼 다시 그길로 갔음

근데 그곳에 아무것도 없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본게 실제였고 만약 무슨 사고라도 있었던거면 그렇게 조용할수가 없는데

정말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깨끗했음.. 핏자국도 없고.. 풀들도 눌리거나 흐트러진 표가 하나도 없더라고...



지금 38살 먹었는데 가끔씩 저 두가지 일들은 좀 생생하게 기억이 남

상황이나 모습보다 내가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정말 소름돋게 생생함

그때 당시에 나는 종교 자체를 배운적도, 들은적도 없었음 （집안 자체가 완전 무신론자 가까울 정도의 무교）

근데 가끔 지인들에게 이 얘기해주면 부처님과 예수를 본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듣는데

정말 모르겠음... 아직도 미스터리함..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