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가 만들어먹음）
（내 입맛에 맞는거라 여러분들 입맛에는 안맞을 수도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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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오늘은 처음 출근한 날.
현관 앞 화분에 물 주는 걸 잊지 말라고 하셨다.
잎사귀는 7장이 딱 좋다고 한다.

..4월 15일
계단 청소할 때마다, 계단이 하나 늘어난다.
처음엔 14개였는데, 퇴근할 땐 15개였다.
내일은 몇 개일까?

....4월 16일
식탁보는 매일 바꾼다.
하지만 항상 똑같은 와인 얼룩이 있다.
주인어른은 와인을 안 마신다고 했는데.

4월 17일...
오늘은 집 안에 아무도 없는 날이었다.
그런데도 누가 내 뒤에서 "수고했어요"라고 말했다.
어제는 없던 소리가 많다.

4월.... 22일
냉장고 안 사과는 언제나 2개.
한 번 1개였던 날, 주방 벽지가 파란색으로 변했다.
저녁이 되니 다시 하얗게 돌아왔다.

5월 3일.....
손님이 온 날. 초인종이 3번 울렸다.
2번은 "계신 분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고 배웠는데, 3번도 같은 걸까?
아무도 안 나갔더니, 초인종이 계속 울렸다.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5월 .. .14일 ... . .. . ....
거울을 닦으려다, 거울 속 내 표정이 조금 늦게 따라 한다는 걸 알았다.
오늘은 거울을 닦지 않았다.

6월 1일
퇴근 전에 꼭 해야 할 일.
문 손잡이를 세 번 돌린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 "오늘도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잊으면 안 된다.
잊으면…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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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덮으며,
나는 생각한다.
내일의 식탁보에는 어떤 얼룩이 있을까.
계단은 몇 개가 되어 있을까.
아, 오늘은 몇 월 며칠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