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난 죽었다 깨도 귀신 같은거 안 믿어 ㅋㅋ 주관적 경험이니 알아서 걸러듣도록.
때는 초4 일때 우리집은 좀 특이해서 내 방과 외할머니방은 원래 큰 방 하나였는데 가벽으로 나누고 중간에 창문에 커튼이 있었어. 할머니는 치매가 상당히 진행되셔서 하루종일 밖에서 돌아다니시다가 빈박스 같은거 방으로 갖고 오시고 사물저장 강박증처럼 쌓아두셨지. 그 박스들에서 바퀴벌레가 나와서 알을 까고 우리집은 바퀴해처리가 되어버렸지 밤만 되면 바퀴가 내 얼굴위로 막 다니고 그랬어.
밖에서 돌아오면 할머니는 방구석에 쭈크리고 앉으셔서 종일 주문 같은걸 외우셨어. 그 영화 곤지암에서 박지현이 빙이가 돼서 샤바샤바 중얼거리는거 있자나 그거랑 비슷해. 내가 방에서 놀고 있으면 가벽을 사이 두고 그 소름끼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곤 했어.
그러다 할머니가 동네방네 본인이 딸한테 학대 받는다고 소문내고 곧이어 딸인 엄마와 손자인 나도 못 알아보시더니 금방 돌아가셨어. 돌아가신날 집 전통 대로 병풍 뒤에 모시고 향을 피웠는데 다음날 신기하게도 바퀴벌레들이 떼죽음을 당해 전부 시체가 되어 집 여기저기에 널부려져 있더라고. 몇달전부터 집 여기저기에 약을 치긴 했지만 딱 그날 약속한듯이 전부 죽어 있는거야. 우리가 친척들이랑 같이 빗자루로 쓸어담았는데 거짓말 안하고 바퀴시체가 대야 하나는 꽉 채웠던거 같아.
장례치르고 나서는 할머니 방은 짐 싹다 치우고 침구류만 두고 비워두었어. 친척들은 다 가벼렸고 난 예전대로 밤 되면 혼자 방에서 놀고 있었고. 그런데 말이지, 이게 되게 익숙한데 먼가 이상한거야. 익숙해진다는건 무서운거지.
샤바샤바샤바샤바시구시그샤바시그샤바시구시그 ...
이건 어찌보면 너무 익숙해져서 먼가 이상하다는거 알아차리기까지 한참 걸렸어. 난 소리 지르면서 뛰쳐 나가서 엄마한테 안기면서 울면서 말했어.
엄마! 내방에서 할머니 소리 들려!
엄마는 처음엔 꾸짖다가 내가 자초지종 얘기하니 엄마도 얼어붙었어. 그 뒤로 이사가기 전까지 엄마랑 같이 잤어.
다시 말하지만 난 지금도 심령 이런거 믿지 않고 밤에 잠 안오면 귀신영화 틀고 자고 그래. 근데 그때 그건 대체 멀까 다시 생각해도 살짝 소름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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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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