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저녘 휴대폰 오픈채팅 알림이 울렸다.
내가 심심해서 만들어둔 여자를 만난다는 오픈채팅방에 여성이 들어와 인사를 건낸 것이다.
프로필 사진 속 그녀는 믿기 힘들 정도로 예뻤다. 대화를 몇 번 주고받고 나니, 그녀가 내 동네 근처에 볼일을 보러 왔다고 했다. 그런데 숙소가 없단다. 머릿속 경계심을 억누르며, 나는 제안했다.

"그럼… 우리 집에서 자고 가. 방 하나 비어있어."

그녀는 망설임 없이 "좋아"라고 했다. 몇 시간 뒤, 현관 앞에 선 그녀는 사진보다 더 눈부셨다. 첫 대면의 낯섦 속에서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눴다.

"업무 좀 봐야 하는데, 네 컴퓨터 써도 돼?"

나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다며 그녀는 내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그것은 곧 깊은 키스로 이어졌고, 내 손끝이 그녀의 살결에 닿자 그녀가 속삭였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대신 손으로 해줄게."

그녀는 손으로 내 성기를 만졌다.
그렇게 짧은 쾌락의 시간이 끝나고, 나는 편하게 업무 보라고 자리를 비켜줬다.

그녀는 늦게까지 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화면에는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이 재생되고 있었다. 그녀는 BJ였다. "방송해야 하니까 다른 방에서 쉬어줄래?" 나는 별 의심 없이 방을 옮겼던 것이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불쑥 말했다.
"섹스할래?"

머리가 멍해졌다. 성욕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다. 그녀는 씻고 오라고 했다. 그런데 샤워기 물소리 사이로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거실로 나갔을 때, 문신이 가득한 남자가 서 있었다.

"소속사 직원이야. 신경 쓰지 마."

그녀는 남자를 내 방으로 들였다. 그리고 나를 데리고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좀 더 자극적으로 해볼까?"

나는 순순히 손목과 발목이 묶였고, 눈가에 안대가 씌워졌다.

"흥분돼? 이제 시작이야."

이상했다. "잠깐만…" 말을 꺼내자, 안대가 벗겨졌다. 눈앞에는 문신남이 웃으며 서 있었다.
그는 나체 상태로 내게 본인의 성기를 비볐다.

"너 어제 낙태했잖아. 벌 받아야지."
"네?" 내가 얼이 빠져 되묻자, 그는 비웃으며 말했다. "어제 네가 뺐다는 그 한 발, 그게 임신이 될 수도 있었어. 생명을 버린 거나 마찬가지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황은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그녀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남자의 힘은 내 몸을 완전히 제압했다. 저항은 무의미했다. 나는 그렇게 남자에게 강간당했다.

악몽이 끝난 후에도 숨이 가빴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남자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전화를 걸었고, 곧 문신이 있는 남자 둘이 더 들어왔다. 방 안 공기는 완전히 그들의 것이 됐다.

그 후, 그들은 협박했다. 신고하면 영상을 뿌리고, 어제 내 컴퓨터에서 카톡 로그아웃 안 한 걸 봤다며 지인들에게도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숫자가 늘어난 그들 앞에서 나는 절대적으로 무력했다.

그날 이후 내 집은 그들의 거점이 됐다.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며 돈을 요구했고, 거절하면 주먹이 날아왔다. 밤마다 그들은 내 집에서 섹스를 했고, 나는 강제로 지켜봐야 했다. 그걸 이유로 또 돈을 빼앗겼다.

"제발… 나가줘요."

애원 끝에 돌아온 건 1000만 원 요구였다. 선택지가 없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부모님 번호를 눌렀다.

통화 연결음이 울리는 동안,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맴돌았다.

이 지옥은, 어쩌면 아직 시작일 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