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용 시간이 비어서 다시 글 올려용~ 음슴체 반말체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건 짧아용


2. 자동차 전용도로 할머니


앞전에 말했다시피 난 사람없는 곳에서 힐링하는 편이라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한적한 도로를 찾아 다니곤 했음.

그때 노트북으로 공포영화 한편 보면서 핫바랑 캔콜라 먹던게 너무 힐링 됐었음.

암튼 새벽에 차 없는 도로가에 차 세워놓고 영화를 봤음.

영화가 사일런트 힐인데 중간중간 나가서 담배피고 그래서 영화 내용이 잘 기억은 안남.

저주받은 인형? 인형화? 소리가 무서운 영화였지 영상적으로 막 엄청 무섭지는 않았음.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 올라가면서 무서운 OST 흘러나오는데 아마 들어보면 아~ 이게 그 영화 음악이였구나 할 정도로 유명한 브금임.

여기가 하이라이트인데, 까만색 영화 끝나고 화면이 확! 환해지는데

순간 가슴에 빵꾸난거처럼 피가 죽 빠져나가는 기분들음...

왜냐면 내 왼쪽에, 그러니까 왼쪽 사이드미러 바로 옆에 머리가 있었기 때문임.

뭔가 다른 잔상이라는 느낌보다 그저 조땠다라는 느낌이 들었음.

숨도 못쉬겠고 움직이지도 못하겠는데말이지... 놀란 다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차 문이 안잠겨 있었다라는 거임...

내가 다급하게 문을 닫으면 뭔일이 터질거 같아서 꼭 죽은 사람처럼 가만히 있었음..

그때 내 바로 얼굴 옆에 붙어있던 그림자가 거리를 벌리더니 천천히 내 차 뒤로 걸어감.

심장이 소리가 너무 커서 밖에까지 들리면 어쩌지? 할 정도로 심장 폭발할뻔 ㅋㅋㅋ

걸음 소리는 안들렸고, 그저 조용히 뒤로 흘러가듯 사라짐.

그때 차마 돌아볼 수 없었던게, 별 상상이란 상상이 다 떠올라서 그냥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음.

주된 생각은 어쨌든 차문이 안잠겨 있다였는데,

（여기서 할머니라는 확신이 듬）

그 뭔지 모를 사람 형상이 천천히 내 차를 한바퀴 돌고 조수석 쪽에서 앞으로 오기 시작함.

그 형태가 허리가 굽고, 올린 머리에, 꼭 심마니들이 메고 다니는 가방을 메고 있었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음.

그래 자동차 전용 도로에 사람이 지나다니기도 하니까.

그런데 그때는 새벽 2시였고,

내가 차를 주차한 방음벽 너머로 20미터 정도 되는 강이 흐르고 있었음.

참고로 이것도 겨울이였고, 겨울에 사람이 이곳을 걸어다닌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혹시 치매 할머니가 아닐까란 의심이 드는데, 그럼 내 차 두들겨서 태워달라고 해야지.. 그냥 그렇게 내 앞으로 홀연히 사라짐.

나는 몸에 힘이 없을정도로 놀란 상태라 차 라이트도 못켜고 （시동은 걸어놨음 히터 틀어야되서..）

그 상태로 한 5분은 있었던듯...

그리고 바로 문 잠금 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망할놈의 상상이 시작됨.

할머니가 뒷자리에 타고 있는 상상이 들어서 백미러도 못 봤었음.

딱딱하게 굳었던 다리를 펴고, 노트북을 조수석에 내려놓고

차마 불을 못겨서 그냥 손에 잡히는 너저분한 과자 봉지랑 핫바 껍데기를 대충 조수석 바닥에 던져놓고 겨우 차를 몰기 시작함.

가면서 참 별생각이 다 들었는데, 가면서 할머니가 있어도 너무 무서울 것 같았고
（지금 생각하면 나쁜놈임 할머니가 새벽에, 또 한겨울에 걸어가시면 태워드렸어야 하는데 그땐 너무 무서웠음..）

또 안보이면 또 그거대로 무서울것 같았음..

거긴 자동차 전용 도로고 그대로 난 15분을 내리달려 고가 도로를 내려옴...

이해가 됨?

내가 내리 달리는 동안 할머니는 안보였고,

중앙 분리봉은 꽤나 높은거 다들 알거임. 거길 할머니가 기어서 통과한다면 이해하겠지만

그게 쉽게 통과될리 없는 좁게 생긴 분리봉이고, 할머니이시니 당연히 위로는 못 올라감.

길 가에로는 방음벽만 무수히 있고, 드문드문 차 주차할 수 있는 비상 공간에... 그 비상공간을 내려가 봐야 아까 말한 폭 20미터정도 되는 강이 있었음.

그 너머로 드문드문 집들이 보이긴 했지만... 어림잡아 5키로 정도는 가야 할법해 보였음.

할머니는.. 어디서도 다시 볼 수 없었음.

하지만 분명한건 내 운전석 창문 너머 단 10cm정도로 할머니가 나를 뚫어져라 보고 계셨음. （화면을 보고 계셨던 걸수도 있음..）

나는 솔직히 밑에 글 보다도 이번 경험이 너무 무서웠음..

그때 내 심장소리를 내 속이 아니라 귀로 들을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았거든.

쓰고나니 넘 허무하네..

암튼 내 기묘한 경험담은 여기서 끝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