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에 출발해서 점심 즈음에 부대 도착함.
산 중턱에 부대가 있어서 20분 정도 산악 했음.
1일차
배 존나 고파서 점심 뭐 나오나 했더니 전투식량 줌.
예비군이 시발 짬 타이거도 아니고, 유통기한 애매한 것들 다 뿌림.
아침을 안 먹어서 어쩔 수 없이 먹었는데, 사방에서 ㅅㅂ ㅅㅂ 욕하는 소리 들림.
심지어 px 이용 못 하게 해서 겹겹이 빡침.
점심 먹고 침대에 퍼질러서 자다가 시끌벅적한 소리에 깸.
뭔가 해서 봤더니 밖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짐.
예비군들 단체로 소리 지르면서 독일전 축구 때 마냥 환호함.
당연히 첫 날은 아무런 훈련도 교육도 없이 잠만 자다가 끝남.
2일차
00시까지 야간훈련 잡혀 있어서 예비군 모두 일심동체로 비 존나 오길 바람.
하지만 군대가 늘 그렇듯이 뭔가 큰 게 있으면 날씨가 존나 쨍쨍함.
예비군도 예외는 아니었음. 오늘 올 비가 어제 다 왔는지 먹구름 1도 없음.
아침은 두부조림이랑 김, 우유가 끝. 옆자리 아저씨랑 욕 존나 하면서 먹음.
9시 즈음 돼서 장구류 착용하고 총기 메고 훈련 시작함.
먹구름이 슬슬 몰려오기 시작하길래 우와! 비온다! 했더니 포대장이
“안온대요..ㅜ 저도 왔으면 좋겠어요..” 진텐으로 아쉬워함.
사격하는 줄 알고 대기타고 있었더니 대대장이 짠! 하고 나타나서는
“사격은 없습니다. 주특기 훈련을 중심으로 진행하겠습니다.”
00시까지 주특기만 한다면서 짧은 안전교육과 함께 사라짐.
나는 원래 포수였는데, 사격지휘로 와서 존나 개꿀 하고 있었음
포수 예비군들 포상 가서 주특기 할 때 나는 사열대 의자에 앉아서
예비군들이랑 노가리만 계속 깠음. 그렇게 점심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노가리만 깜.
중간에 예비군 아저씨 2명이 총 드랍해서 포대장이 땀 뻘뻘 흘리면서 주인 찾아줌.
점심은 뭘까 하고 갔더니 전.투.식.량 ㅋ 시발 ㅋ 예비군들 대놓고 항의함.
취사병 용사한테 저녁은 뭐냐고 물었더니 전.투.식.량 ㅎ 시발.
현역 시절 훈련할 때도 최소 주먹밥은 줬었는데. 예비군 와서 전투식량을 먹음.
슬슬 예비군들 열 받기 시작함. 간부들 몰래 px가서 과자나 컵라면 사서 먹음.
그러다가 몇몇 예비군들 간부한테 걸려서 이름 적힘 ㅋㅋ
점심 먹고 1시간 좀 넘게 퍼질러 자다가 방송으로 다시 집합하라길래 갔음.
사열대에 두루두루 앉아서 노가리 까는데, 같은 사단 포병연대 소속 아저씨 만남.
심지어 현역 시절 전포대장 형이랑 동기인 사람 만나서 신나게 썰 주고받음.
중간중간 보좌관 중위가 돌아다니면서 예비군들 주특기 가르쳐줌.
10분 교육받고 1시간 휴식함. 포수들 포상 가서 손에 기름칠할 때
사격지휘 예비군들은 사열대에 망부석처럼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함.
10년지기 친구들 만난 것처럼 한없이 썰, 노가리만 계속 풀었음.
저녁 패스하고 생활관에서 자다가 다시 사열대 가서 노가리 타임.
설마 00시까지 하겠냐 하면서 행복회로 돌리고 있으니까
포대장이 견인포 줄줄이 끌고 와서는 야간방열 한다고 함.
포수 예비군 曰 : “시발. 밥도 제대로 안 주면서 시킬 건 다 시키네! 시발 것!”
20시 조금 지나서 다시 연병잠에 모임.
포수들은 야간방열 연습 뺑이 치는 와중에 나랑 사격지휘 예비군들은 다시 노가리 타임.
사열대 의자에 앉아서 포수 예비군들 하는 거 구경하면서 잡담함.
자주포병 포수 때 주특기 하던 거 떠올라서 구경하고 있으니까
간부 한 명이 휴식이라면서 방탄벗고 쉬라고 함.
그리고 방탄 벗자마자 대대장이 무전으로
“싹 다 모아!! 없으면 퇴소 시켜!! 훈련이 장난이야?!!” 샤우팅 존나 치면서 포수 예비군들 집합시킴.
나는 사격지휘라서 지휘 차량에 들어가서 주특기 배우는 척 상상속 팝콘 먹으면서 노가리 깜.
보좌관 중위 무전으로 들리는 대대장 빡침에 다 같이 육성으로 터짐.
어찌어찌 00시가 돼서 2일차 야간훈련이 끝남.
생활관 가자마자 총기, 장구류 반납하고 휴대폰 받아와서 밀린 웹툰 다 봄.
3일차
퇴소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휴대폰 만지면서 시간 녹임.
그러던 중에 포대장이 방송으로 “물자 운반 도와주실 예비군 선배님들 계신가요? ㅠ”
자원봉사자 찾길래 할 것도 없어서 행정반 갔더니 예비군들 우르르 몰려옴.
포대장 감동받은 눈초리로 쳐다봄. "정말 감사합니다 ㅠ 감사합니다 ㅜㅜ”
오랜만에 힘 좀 쓰고 다시 생활관 와서 휴대폰 갖고 놀면서 시간 녹임.
16시 되니까 방송으로 퇴소식 한다면서 연병장에 모이라고 함.
20분인가? 기다리니까 대대장이 와서 짧고 강력하게 멘트 날림.
“쓸데없는 말은 안 하겠습니다. 3일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대장이 화를 많이 내서
죄송합니다. 훈련 간 불편한 부분이 많았던 것 인정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십시오. 그럼, 이상 퇴소식을 끝내겠습니다.
모두 안전하게 집으로 귀가하시길 바랍니다!”
“우앙아아아아아앙!!!!!!”
해방 당시를 보는 듯한 함성과 함께 예비군들 존나 뛰어감.
나 셔틀버스 못 타서 걸어서 산 내려간 건 안 비밀.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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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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