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웃대에 글써보네요.
쌓아두면 병이 된다는데 부모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제 자존심때문에 또는 찌질하다 생각할가봐 거진 일년을 담아두고 있는말이 있어서
여기에 쓰면 조금이나마 나을것 같아 써봅니다. （오늘 회사일이 없기도 하고;）
전 30대 중후반 미혼입니다.
몇년전 회사다닐때. 전 과장으로 있었고 다른팀의 신입이 있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성격도 예쁜 신입이었죠.
저와는 나이차이가 많이나는지라.
여자로 생각하지않고 업무상으로 얘기를 해야할때 이외에는
추근덕 거리지도 쓸때없는 말도 걸지 않았습니다.
지내는동안 제가 본 그신입은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나보다.라고 느낄만큼
모든사람에게 친절하고, 항상 웃는 모습이었고. 무거운것도 도와달라는 말없이
혼자 낑낑거리며 그많은 짐을 다 나를정도로 씩씩했습니다.
중간중간 그신입을 보면서
"남자친구는 참 좋겠네"
"나도 저런사람과 만날수 있으려나..?"
라는 상상을 했다가 에휴 내가 무슨! 이러면서
자주 정신을 차렸죠
몇개월뒤 자리재배치로 인해 제옆자리로 그신입이 앉게 되었고
평소 무뚝뚝하고 회사에서 차갑다라는 말을 들을정도인 저에게
"지금나오는 이음악 제목이 뭐에요?"
"과장님은 이런장르 좋아하시는구나 저돈데"등등
（사무실이 적막한게 싫어 음악을 틀어놓곤 했습니다.）
물어봐주던 그 신입이. 처음에 다잡았던 마음을 조금씩 허물더군요.
그뒤로 조금씩 선을 넘지않는 선에서
하루에 두어마디정도씩 평소 말이 없던 제가 먼저
"야근이 많으니 많이 힘들지?"
"오늘은 기운이 없어보이네?"
라고 물어보는날도 생기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회식을 하던중
그신입에게 전화가 오더라구요.
"친구랑 단둘이 생파중인데. 너무 심심한데 이쪽으로 오실수 있나요?"
아무생각없이 （회식도 재미없었고） 신입이 부른곳으로 가니
신입과 친구（친구분도 여자）둘이서 술을 마시고 있더군요.
어색하지않으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도중
친구가 화장실을가서 단둘이 있게 되었고
그때 그신입이 묻더군요.
"제친구 이쁘죠?"
전그때 아무생각없이
솔직하게 말했어요.（원래 거짓말을 잘못함）
"아니 너가 더 이쁜데?"
.
.
순간 정적이 되었고
정적이 되는 상황이 어색해서
저도 술을 마시다가 와서 그런지
저도모르게.
"사실 전부터 너한테 좋은감정이 있었다.
미안하다 부담주려고 한건 아닌데. 너가 당황하는 모습보니
그런 멘트를 서슴없이 하는 그런 남자가 아니라는걸 또 알려줘야하고.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는건지.. "
지금도 정확히는 기억안나지만, 저도 당황해서
주저리주저리 설득도 아닌것이 고해성사도 아닌것이.
어쩔줄 몰라하는데.
" 전 전혀 몰랐어요. 과장님..."
" 생각할 시간을 좀 주시겠어요?"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너무 부담갖지말라고.
너가 거절해도 회사생활하면서 절대 피해안가게하겠다고,
（대표님께 업무효율 핑계로 다른층으로 갈 생각까지했습니다. ）
그리고 다음날
아무렇지않은듯 업무를 보고
집에서 쉬고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잠깐 얼굴 볼수있냐고.
나가보니 술을 마셨는지 조금취해있더군요.
살짝취한 신입은 제가 싫진않은데 나이차이때문에 걱정이 된다고
자긴 결혼이런생각은 아직없는데..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나역시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않다.
그냥 좋은거다.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너를 만나려는게 아니라.
남자로서 너에게 호감을 느꼈고,
그래서 너에게 물어본거다.라고.
그리고 그신입은 제여자친구가 되었습니다.
--------------------------
벌써 퇴근시간이네요.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쓰려던 내용의 반도 못썼네요.
이만 줄이고 다음에 다시써야겠네요.
（P.S 헤어진이야기니, 서운해하지말아요）
56
31,568
865GP
추천
베스트1
베스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