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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토요일. 집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니던 병원에서 폐에 혹같은게 보인다고 CT를 찍어봐야한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겠냐고..
일단 별거 아닐거라 생각하고 어차피 CT야 어디든 똑같으니 빨리 찍을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음날 집에 가서 가져오신 동네에서 찍은 x-ray 사진을 보니 이건 가만히 두면 안되겠더라구요..
바로 모시고 원래 수련받았었던 병원 응급실로 가서 CT를 찍어보니 암일 가능성이 높아보여 다음날 외래 예약 후 집에 왔습니다.
다음날 외래를 통해 바로 입원 후 이런저런 검사를 진행했고 수술은 조금 큰 병원으로 옮겨 진행할까 생각하던 중,
조직검사 결과는 아직 안나왔지만 어차피 커지고 있는 병변이라 뻔하고 수술 가능하니 월요일에 바로 수술 가능하다고 하여 거기서 수술까지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무리 됐고 그 사이 나온 조직검사 결과에선 편평세포암 2기（추정）이라고 하네요.
정확한건 수술중 시행한 조직검사 결과와 림프절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일단 2기로 생각하고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진단받은지 막 11일차인데 벌써 수술 끝나고 회복이 잘 되셔서 오늘 퇴원하셨습니다.
아직은 항암도 남아있고 방사선치료도 해야할 지 모르지만 일단 x-ray 사진상 그 커다란 덩어리가 보이지 않으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넘어야할 산이 많이 있지만 그때까지는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치료에 전념하실 수 있게 도와드려야 할 것 같네요.
수술까지 마무리되며 혹시나 추후 이런 일을 겪으실 분께 몇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1. 건강검진은 항상 철저히. 의사가 아닐것 같은데 혹시나 검사는 해봅시다 하는건 되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작년에 이미 병변이 발견되었지만 늑골골절 의심된다는 말만 듣고서 추가검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저도 늑골골절이라는 얘기만 듣고 해줄 것 없으니 놔둬도 된다고 하였지만 그때 제가 사진을 한번이라도 봤으면 무조건 검사를 권유했을텐데 후회중입니다.
CT까지는 아니더라도 1개월 단위로 x-ray만 찍어봤어도 훨씬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
가능하면 추가검사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얘길 하면 다른병원 소견을 추가로 듣던 뭘 하던 해서 검사가 필요하다면 꼭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진단을 위한 검사는 3대병원보단 약간 작은 병원쪽으로.
흔히 말하는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병원은 검사 프로세스가 극단적으로 늦습니다.
환자가 많이 몰리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저의경우 이미 연줄이 있음에도 검사 마무리에만 2주~1달은 생각해야된다는 얘기에 일단 수련받았던 상급종합병원에서 검사 진행했고 검사 자체는 외래 내원일 포함 2일만에 끝났습니다.
아마 처음 계획대로 아산병원으로 갔으면 아직도 검사 진행중에 있을겁니다.
수술은 걱정이 되시면 큰 병원으로 옮겨도 되나 검사는 어차피 어지간한 병원은 동일합니다.
수술을 위해 필요한 검사가 굉장히 많으니 그런 검사들은 미리 작은 병원에서 모두 진행 후 치료는 대형병원으로 옮기는게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수술의 경우도 저희 아버지께서 받은 lobectomy는 스케일에 비해선 간단하고 쉬운 수술로 흉부외과 전문의인 동기가 아산병원 옮겨도 되는데
아마 최소 2주는 대기해야 할 것 같다고 하고 수술 자체의 차이는 기대하기 힘드나 수술 후 회복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하여,
저는 여기서 받는걸 선택했고 벌써 수술 후 회복까지 끝난데에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큰 병원으로 가시는 것 보단 조금 더 고민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의료비 지원 혜택을 잘 알아보세요.
저도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암 진단 진료비 지원사업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의 경우 연간 200만원 한도내에서 지원이 되며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young_chance/221453253952 이 블로그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재난적 의료비 지원같은 혜택도 있으며 이 사업은 연간 2000만원까지 본인부담금의 50% 범위내에서 지원 가능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blog.daum.net/nhicblog/3973 여기 참고해보세요.
이 외에도 다양한 지원 사업들이 있으니 꼭 참고 후 의료비 지원을 받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암환자의 경우 산정특례 대상으로 보험항목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5%밖에 되지 않습니다.
저희 아버지의 경우 12일간 입원해 계시면서 기본 100만원 가까이 되는 pet ct 검사를 비롯해 수많은 검사를 진행하고, 수술 후 중환자실 입실까지 하셨지만 정산금액은 150만원밖에 되지 않으셨습니다.
아마 같은 검사와 치료를 미국에서 받았다면 몇억은 우습게 나갔겠죠.
우리나라 의료비는 생각보다 몹시 많이 저렴하니 꼭 잘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한숨좀 돌리겠네요.
회복하시고 나서 이제 항암 시작이지만 그 또한 잘 이겨내실거라 믿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