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재 웃대인이야. 괜히 답답해서 글 올려봐.
오늘 청약통장 재발급하러 반차쓰고 국민은행에 갔어.
재발급하고 남은 시간 쉬고 싶은데 창구는 6개 있는데 2개만 열려있는거임.
내 앞에 대기인이 25명인데 갑자기 이유 없이 화가나드라고.
1시간쯤 기다렸을까.. 왠 할무니 한분이 좀 들어가자고 나에게 말을 걸길래 제가 먼저 일어 서야한다고 안쪽으로 넣어 드리고 다시 앉았거든.
이때는 너무 많이 기다리느라 지쳐서 할무니 보지도 않고 퉁명스럽게 대답한 후에 다시 자리에 앉았어.
그런데 그 옆에서 그걸 지켜보던 아줌마 한분이 무슨일때문에 은행 왔냐고 살갑게 말을 거시더라.
아마 할무니가 들고 있던 번호표를 봤나봐.
쓸쩍 봤는데 할무니가 대출용 번호표를 들고 계셨거든.
할머니는 세금 내러왔다고 하시니까
그 아줌마가 번호표 잘못 뽑아 왔다고 일반 번호표로 다시뽑아 주시더라고..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서 할무니 얼굴을 봤다. 핫핑크 가디건을 입으시고 지팡이삼아 작은 카트를 끌고오셨드라고.
올해 돌아가신 울외할머니가 딱 생각나는거야.
그래서 고개를 들어서 할무니가 세금이라고 들고 있는걸 보니 LG 유플러스 고지서드라.
그래서 말씀 드렸어. 할무니, 은행바로옆에 LG 통신사 있다고 거기서 수납하면 바로 처리하고 갈 수 있다고.
이대로 하면 할무니 2시간 기다릴수도 있다고.
그런데 어떻게 하는지 모른데!! 쭈욱 은행에서만 납부했다고 하시드라. 내 순서도 좀 남았고 통신사 같이 가드릴라고 고지서를 봤어.
근디 고지서 고객 이름에 왠 영어로 이름이 적어여있는거야.
이야~. 이 할매 외국인인데 우리말 잘하네!! 감탄은 개뿔.
할무니한테 주소 맞냐고 물어보니 맞데! 이름은 모르고,
전화번호 보니 앞자리 두개 뒷자리 두개는 가려져있드라.
할무니 전화로 내껄로 전화해 보니 안가려진 전화번호도 틀린거야.
그래서 나 통장 발급받고 바로 유플러스로 알아보러 갔는데 번호가 다 안나와있어 조회가 안된데.
물어보니 할무니는 지금까지 쭈욱 전화요금을 은행에서 내왔다고 하드라고.
그래서 지금 쓰는 전화는 어디꺼냐고 내가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직원이 쓱 보더니 sk래.
할무니에게 물어보니 전화기 싸게 해준다고 연락와서 그냥 전화상으로 핸드폰 산거래.
직원이 이 고지서 요금 39500원 납부할 필요 없다고
찢어버리라고, 납부하지말라고 직원이 말해주니까
할머니께서 고맙다고 막 웃으시는거야. 지금껏 내왔다고.
직원하고 나는 벙쪄서.. 나는 지금까지 낸돈 찾을수 없냐고 물어보니, 이 전화는 해지되서 확인이 안된데.
고지서 다시보니 해지전 미납요금이 날라온거드라.
유플러스에서 나와서 괜히 오지랖 발동해서 sk를 갔어.
요금이 얼마나 나가는지 그냥 내가 궁금해서.
sk가니 직원분이 이거 sk도 아니래. 할무니가
주민번호도 모르셔서 사장님이 전화기 뚝딱 뚝딱
만져보더니 세븐 텔레콤인가 하는 알뜰폰이래.
매달 기본료로 19800원씩 나간데.
근데 직원이 뭔가 이상했는지 주민번호를 할머니에게 물어보는거야. 할머니는 기억 못하신다고.
직원분이 혹시 전화기 통신사 옮기실꺼면 언제든 되니까 주민번호랑 통장 가지고 오래. 어르신들은 싸게 해드릴수 있다고.
나는 뭔가 수작을 하나 싶어서 할무니, 가게 어디 안가니까
나중에 주민증 챙겨서 한번 들려보리고 말씀 드렸거든,
아드님 시간될때 같이 오시라고.
그렇게 보내드리고 집에가서 운동복 갈아입고 헬스장 가는데
sk안에 핫핑크 할무니가 앉아계신거야.
아따 이 할매 겁나 빠르네. 하면서 들어가서 통장을 들여다 봤는데
sk텔링크란데서 4만원 많게는 11만원씩 빠져나가드라고
이 할매가 요금제 최저요금으로 150분 음성요금끝나도 막쓴거 같어.
근디 요즘 요금 상한제 있지 않냐?? 어쨌든..
sk 대리점 사장님이 나 들어온거 보고 잘 해드릴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셔서 할머니 뒤로하고 나왔다.
할머니 복잡하게 괜한일 한건가 싶기도하고..
먼가 잘한거 같은데 자꾸 외할머니 생각이 나서 한 10분동안 울었다.
요양원에 계시는거 쭈욱 간호하다가
잠깐 2박3일 연수 갔다오는거 못기다리고 돌아가셨거든..
주공아파트 우편함에 JIEUNHWA 라는 이름 쓰는사람 주소지 정정해라. 조만간 101동 우편함 뒤져서 니 이름 나오면 고의로 한걸로 알고 경찰이랑 같이 찾아간다.
그리고 영어 이름으로된 고지서 받아서 계좌이체해준 은행원들은 뭐냐..
하.. 그냥 주저리 주저리 적어봤어.
그럼 스쿼트하러 가야해서 이만..
34
29,825
너의무게는
